준규가 저녁에 잠을 자기 전에 나에게 말을 했다.
“아빠 내일 엄마 미역국 끓여 줄 거야?”
“왜”
“내가 내일 엄마 생일 상 차려 주려고”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하다니...’
아침에 일찍 장을 보기 위해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부터 부엌에서 음식 만드는 소리가 들린다.
식탁 위에는 아침에 하모니 마트에서
사 가지고 온 식재료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당면 한 봉지, 피망, 돼지고기, 부추, 버섯 등등
잡채에 넣을 돼지고기는 200g 만 사가지고 왔다.
미역이 없어서 사지 못했다고 해서
찬장에 있었던 미역을 내가 찾아 주고
다진 마늘을 없다고 해서 다진 마늘을 사오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진 마늘이 냉장고에 있었다.)
엄마가 평소에 먹고 싶어 했던 케잌도 사가지고 왔다.
생일상에서는 빼 놓을 수 없는 잡채...
엄마가 자기 생일 때 맛있게 만들어준 음식을
엄마에게 받은 그대로 생일 상차림을 했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레시피를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당면을 30분 불리고 피망을 먹기 좋게 썰고
돼지고기 볶고, 버섯도 썰고...양파도 넣고..나중에 부추까지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서 완성된 잡채를 보니
이제까지 내가 먹어본 잡채 중에서 최고의 잡채였다.
미역도 먼저 약간 물에 불리고...
불린 미역을 간간한 불에 살짝 데치고...
미역국을 끓였는데...
평소에 미역국을 먹지 않는 내가
준규가 끓인 미역국을 먹었다.
최고의 상차림을 하고 엄마를 불러 상에 앉게 하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고 ....셀카 찍고 ....
준규가 나에게 말을 한다.
“아빠 이제 엄마에게 잡채 만들어 달라고 하지 마”
“왜”
“잡채에 들어갈 야채들을 하나씩 다 볶아야 하고..”
“엄마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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