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이른 아침에 문자 하나가 와있었다.
“부고 김은미의 모친상 임실 의료원 장례식장 2호실”
그래서 주일 오후 예배 폐한 후에
아내와 민순복 권사, 고선아 권사 그리고 이영호 전도사
이렇게 다섯이서 전라북도 임실로 조문을 다녀왔다.
짧은 거리는 아니었지만
돌아가신 이병렬 권사님의 영정이라도 보고픈 마음으로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녀왔다.
오고 가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논과 들이
어느덧 가을 색으로 변하고 있다.
바람이 크게 불지 않았어도
싱싱하게 붙어 있던 잎이 땅에 떨어진다.
가을은 싱싱함이 아닌 성숙함이다.
한 여름의 뜨거운 햇빛 잘 견뎌낸 나무들이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
꽃이 지면 열매가 되고
열매는 다시 씨가 된다.
신비롭다.
새벽기도회를 가려고 문을 열면
이제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반팔을 입고 나오는 것이 어색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더웠던 여름도 시간 앞에 물러간다.
향촌 아파트 뒷길 만월산 아래에 코스모스가 피어 있다.
가을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여유이다.
봄에 뿌린 씨에서 열매를 기다리는 느린 하나님
오래 참으시고 기다리시는 느린 하나님...
느리게 걷는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볼 수 있는 넉넉함이
이 가을에 있기를 소망한다. (박성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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