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고읍교회
-영화 “크로싱”의 무대인 곳에 있었던 교회-
하고읍교회는 함경남도 고원군 군내면 하고읍리에 있었다.
‘하고읍리’는 ‘예전 읍의 아래쪽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인데, 하고읍리 위에 있는 신안리가 예전에는 읍이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함경남도 고원군은 탈북민을 소재로 해서 제작되어 많은 국민의 심금을 울린 영화 “크로싱”의 무대가 되는 곳이다.
고원군은 함경남도의 제일 남쪽에 있는 곳으로 북의 강원도와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고원군은 북한 동부지역 철도교통, 특히 화차 교통의 중심지이며 평안남도․ 함경남도․ 함경북도․ 강원도의 경제활동에 있어서 연결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고원군은 도로 교통도 발달한 편인데 2011년 6월에는 고원과 함흥을 연결하는 도로가 개통되었다.
영화 “크로싱”은 고원군의 어느 탄광마을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고원군에는 실제로 탄광이 여럿 있었다.
무연탄이 매장되어 있는 문천 탄전은 면적이 70km2에 이르는데 이곳에는 시멘트의 원료가 되는 석회석을 채굴하는 부래산(浮來山)광산과 풍남(豊南)광산도 있다.
예전의 고원군은 넓은 편이었는데, 여러 번 행정구역 개편을 하면서 축소되었고, 1990년에 고원군 서부지역을 떼어내서 수동구(水洞區)를 새로 만들어서 지금의 고원군의 면적은 예전 고원군의 4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 하고읍교회의 모체는 덕지교회▣
예전의 고원군에는 고원읍교회, 덕지(德池)교회, 지금 소개하고 있는 하고읍교회, 미둔리(彌屯里)교회, 네 개의 교회가 있었다.
다른 곳에 비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이 교회들은 모두 장로교회였다.
(함경도는 전체가 캐나다 장로교의 선교구역이었다.)
하고읍교회는 1908년에 설립되었다.
하고읍리에 김상건(金相鍵)․김윤건(金允鍵) 형제가 있었는데 이들이 전도를 받아 예수를 믿게 되었고, 이웃에 있는 덕지(德池)교회에 출석하면서 열심히 전도했다. 이들의 전도를 통해 하고읍리에 신자들이 점점 늘어나자 교회당을 짓고 독립한 것이 하고읍교회이다.
하고읍교회의 모체인 덕지교회는 하고읍교회가 세워지기 10년 전인 1898년에 함남 고원군 군내면 가하리에 세워졌다.
함경도 지역 선교를 위해 많은 수고를 한 맥레(D. McRae; 馬具禮) 선교사와 차을경(車乙慶) 조사가 이곳에 와서 전도를 했는데, 장두익(張斗翼)이라는 분이 믿고 자신의 집에서 예배를 드린 것이 덕지교회의 출발이었다.
하고읍교회를 설립하는데 앞장섰던 김상건과 윤건 형제가 동네의 사당을 불태워버린 일이 있어서 하고읍교회는 주민들로부터 박해를 많이 받았는데,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교세를 점점 확장해 나갔다.
김상건은 장로가 되었고 그의 아들 한수(韓洙)도 대를 이어 장로가 되었다.
▣ 경건한 자유주의자 럽 선교사와 간도 선교의 개척자 김내범 조사▣
초창기에는 럽(A.F. Robb: 鄴雅力)선교사와 김내범(金迺範) 조사가 하고읍교회를 이끌었다.
럽 선교사는 캐나다 장로교 선교사로 1901년에 한국에 와서 원산에서 북간도, 러시아 일대에서 전도활동을 했다.
럽 선교사는 경건하고, 강직하고, 학구적인 선교사였으며 한국을 대단히 사랑해서 동료선교사들 가운데 한국을 멸시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럽 선교사는 1907년 대부흥운동의 지도자 가운데 한 분이기도 하다.
한국을 그렇게 사랑했으면서도 한국말은 그렇게 익숙하지 못했는데, 이 분은 평양장로회신학교에서 교회사를 여러 해 가르쳤다.
우리나라에는 네 개의 장로교 선교부가 들어와서 선교활동을 했는데, 평양장로회 신학교 교수진을 구성하는데 이 네 개의 선교부가 골고루 참여해서 조직신학은 미국 남장로교 선교부가, 성서신학과 실천신학은 북장로회 선교부가, 성서원어는 호주장로회 선교부가, 그리고 역사신학은 캐나다장로회 선교부가 담당했다.
럽 선교사는 신앙은 대단히 보수적이었고 경건이 뛰어났는데, 신학사상은 자유주의자였다.
럽 선교사를 파송한 캐나다장로회는 자유주의적이고 개방적이었는데 이것을 이어 받은 것이 오늘날의 기독교장로회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들은 대부분 보수주의 신학사상을 가진 분이어서 럽 선교사는 종종 이들과 충돌했다고 전해진다.
럽 선교사는 “에헴!” 소리를 잘 해서 별명이 ‘업에헴’이었다고 하는데, 이 분이 한국에서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식은 평양신학교장으로 했고, 유해는 함흥에 안장했다.
김내범 조사는 하고읍교회의 모체인 덕지교회에서도 조사로 수고했다.
뒤에 목사가 되어 중국대륙 동북지역에서 전도활동을 하면서 독립운동을 했다. 용정에서 3․1 만세운동이 일어났을 때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분이 김내범 목사이다.
1921년에 장로교 간도노회가 조직되었는데 김내범 목사님이 초대 노회장을 지냈다.
이 분은 간도(오늘날의 연변)지역에 영생동(永生洞)교회, 모아산(帽兒山)교회, 구세동(救世洞)교회, 국자가(局子街)교회, 훈춘성(暈春城)교회 등, 스무 개가 넘는 교회를 세웠다.
그 가운데 국자가는 연길의 옛 이름이고, 영생동, 구세동은 모두 기독교의 용어에서 따 온 이름인데 기독교인들이 들어가서 개척을 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하고읍교회가 있었던 함경남도 고원군 군내면 하고읍리는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고원군 신창리(新昌里)가 되어 있다.
이곳은 고원군의 북부지역으로 금야군(金野郡: 예전의 영흥군)과 가까운 곳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