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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남(嘉物南)교회(평북 선천 소재): 만물이 아름다운, 살기 좋은 남쪽 마을에 세워진 교회
해방 전에 북한 지역에 있었던 교회들을 가나다 순으로 정리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이름이 바로 가물남교회이다.
평안북도 선천군 수청면(水淸面) 가물남동에 교회가 있었기 때문에 교회 이름이 가물남교회가 되었는데 가물남동은 “만물이 아름다운 살기 좋은 남쪽 마을”이라는 뜻이다.
선천과 양전백 목사
선천은 교회가 많았고, 그 교회들이 많은 일을 했고,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곳이었다. 「개벽」이라는 잡지에는 “선천은 기독교국”이라는 글이 실린 일이 있었다.
선천에는 중국동북지역을 통해 복음을 받은 의주의 기독교인들을 통해서, 또 평양을 통해서, 이렇게 두 갈래로 복음이 들어왔다.
미 북장로회의 휘트모어(N. C. Whittemore: 魏大模) 선교사가 1897년부터 선천에 주재하면서 선교활동을 했고 이어 선천에 선교기지(mission station)가 설치되었다. 선천에서는 교회를 중심으로 민족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이 때문에 일본 당국으로부터 많은 박해를 받았으며. 해방 뒤에는 공산정권으로부터 역시 많은 박해를 받았다.
선천은 기독교 지도자들을 많이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선천의 교회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분이 양전백(梁甸伯) 목사이다. 평북 의주 출신으로 구성에서 성장한 양전백 목사님은 한국장로교 최초의 7인 목사 가운데 한 분이며 선천을 중심으로 전도를 했고, 1909년에 선천북교회에 부임하여 25년간 시무하다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양 목사는 1911년에 105인 사건으로 옥고를 겪었다.
양 목사는 3․1 운동 당시에는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분으로 만세운동을 지도했다.
순교자 이성주 목사
가물남교회는 선천읍교회에 출석하던 정용경(鄭用儆) 부인, 박신원(朴信元)등 교인들이 1905년에 세운 교회이다.
초기에는 계리영(桂利榮) 목사가 가물남교회를 담임하여 교회당을 신축하고 교회를 크게 부흥시켰는데 계 목사는 만세운동을 지도했다는 죄목으로 일제의 미움을 받아 국외로 추방을 당했고 이창호(李昌浩) 조사, 백영삼(白泳三) 조사 등이 교회를 돌보다가, 1921년 3월에 최희준(崔熙俊) 목사님이 부임하셨다.
해방 후에는 이성주(李聖柱) 목사가 가물남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였다.
평남 안주 출신의이성주 목사는 평양숭실전문학교를 개교 이래 최고의 성적으로 졸업할 정도로 머리가 좋은 분이었고 재능이 많은 분이었다.
숭실 졸업 후 강계의 영실학교와 선천상업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하다가 1942년에 평양장로회신학교에 입학해서 1945년에 졸업하고 가물남교회에 부임하였다.
공산정권이 기독교도연맹을 만들어놓고 여기 가입하지 않는 목사님들을 심하게 핍박할 때 이성주 목사는 끝까지 가입을 거부하여 결국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지나게 되었다.
6․25 때 국군과 UN군이 빠른 속도로 북진하자 다급해진 공산정권은 교화소, 수용소 등에 가뒀던 애국지사들과 기독교인들, 반공인사들을 집단학살했는데 이성주 목사도 백현동 광산에서 가물남교회의 차유전(車輶轉)장로, 차두승(車斗昇) 장로와 함께 순교당했다.
이성주 목사님의 동생인 이성호(李聖號) 목사는 6․25 때 남한으로 내려와서 부산에 ‘선천교회’라는 이름의 피난민교회를 설립해서 목회하다가 혜문사라는 출판사를 세워 문서선교운동에 힘썼다.
가물남교회의 당시 주소는 평안북도 선천군 수청면 가물남동 95번지였는데 지금은 평안북도 선천군 수청리가 되어 있다.
가물남동은 선천군의 중서부였었는데 지금 수청리는 선천군의 서북부 변두리 지역이 되었다. 북한이 1952년에. 행정구역을 개편할 때 선천군을 둘로 나눠 북부를 동림군(東林郡)으로 독립시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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