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 9. 23. 토요일 밤, CBS 전국 방송 CBS 저널(진행 : 김연종 교수)의 ‘건강한 교회를 찾아서’ 코너에서 전주열린문교회(담임 이광우 목사)를 인터뷰하여 방송한 내용을 녹취한 것입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CBS 저널의 김연종입니다. 한 사람의 미래는 그가 오늘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고, 한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오늘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나라를 보는 눈은 거의가 부정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령 정치가 어둡다, 경제가 어렵다, 우리 사회가 불안하다 등이 그런 것인데요. 물론 있는 현실을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세상의 밝은 면을 보고 희망을 갖고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우리의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CBS 저널 잠시 후에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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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한쪽에 관심을 집중하다보면 다른 쪽에는 소홀하기 쉽다고 얘기합니다. 한국교회 안에서도 많은 교회들이 개인의 영성과 사회참여 중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쪽을 선택한 교회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늘 “건강한 교회를 찾아서”시간에서는 신앙성숙과 사회참여 두 부분 모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교회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전주열린문교회 이광우 목사가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사회자 김연종 교수 : 이 목사님 안녕하세요?
이광우 목사 : 안녕하십니까?
김연종 교수 : 네, 청취자들을 위해서 전주 열린문교회 먼저 간단히 소개를 해 주시겠습니까?
이광우 목사 : 저희 교회는, 예장 합동측에 소속돼 있습니다. 1993년 12월 26일 설립되었고, 올해로 11년을 맞게 되었는데 어른들이 대략 한 200여 명 정도, 어린이를 포함해서 300여 명 정도가 모이고 있는데, 대개 30-40대의 청장년층이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비교적 젊은 교회라 할 수 있습니다.
김연종 교수 : 참, 그 짐작이 가는, 아주 목회하시기에 딱 좋은 크기의 교회 같아요?
이광우 목사 : 예 그렇습니다.
김연종 교수 : 전북지역에서 사회이슈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교회로 알려져 있는데요,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회문제들을 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이광우 목사 : 네, 생명평화전북기독인연대의 공동대표직을 맡고 있어서 우리 지역의 현안 국책 사업인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일, 또 방폐장 유치를 반대하는 일 등을 해왔고, 아울러서 대외사역으로 한국누가회(CMF)와 학원복음화협의회를 통해서 대학생사역을 계속해 왔습니다.
김연종 교수 : 예, 꽤 많은 다양한 영역에 있어서 관심이 있으신 것 같아요.
이광우 : 예, 그런 편입니다.
김연종 교수 : 그 최근에는 어떤 문제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습니까?
이광우 목사 : 국가보안법 완전폐지를 위해서 기도하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 이유는,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만든 치안유지법이 이 법의 모태가 되기 때문이고, 또 이 법이 해방 후 친일파의 생존보호막 역할을 했고, 또 형법으로도 충분히 법 효과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보법 제 7 조의 찬양․고무죄 규정이라든지, 제 10 조의 불고지죄 같은 것들은 인권침해 가능성이 대단히 높고, 적용여하에 따라서 무서운 파괴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간의 법적용 사례들을 보면 이 법의 오․남용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이고 추악한가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또 6․15선언 이후로 남북이 서로 왕래를 하고 있고, 이산가족 상봉도 이어지고 있고, 금강산 관광과 남북나눔운동 등의 민간교류 활성화로 인해서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물결이 고조되고 있어서 국보법은 이미 사문화된 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법이 안고 있는 잠재적인 치명적 파괴력 때문에 남북화해의 물꼬를 트고 평화적이고 자주적인 통일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 개정이 아니라 반드시 폐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연종 교수 : 국보법 내용을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전문가가 다 되셨는데요?
이광우 목사 : 네, 주변에 헌법학 전문가들이 계셔서 그 분들께 많이 배웠습니다.
김연종 교수 : 이 목사님이나 또 전주열린문교회가 이렇게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진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광우 목사 : 존 스토트(John R. W. Stott)목사님이 주축이 되어서 1974년도에 로잔언약이 발표 되었습니다. 로잔 언약에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강조하면서부터 복음주의 진영의 사회참여가 아주 활발해 졌습니다. 저희들이 오히려 좀 늦은 느낌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교회가 세상 안에 있고, 또 교회공동체가 이 세상의 마지막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또한 하나님이 우주의 왕이자 역사의 주인이시고, 이 세상의 모든 영역이 우리 아버지 하나님의 관심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연종 교수 : 네. ‘예장합동’하면 매우 보수적인 교단 아닙니까?
이광우 목사 : 예.
김연종 교수 : 목사님이나 교회가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 아마 틀림없이 교단내의 반발이나 어려움 같은 것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이광우 목사 : 뭐, 현재 이른바 진보와 보수가 깊은 반성 끝에 서로 접근하는 흐름이어서 별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또 우리 교단 내에서도 저희들의 사역 방향을 이해해주고 격려해주고 기도해주는 동역자님들도 많습니다. 또 한기총의 초대 총무이자 우리 예장 합동교단 총회장을 지내신 어른도 교계의 어르신으로서 현재 국보법 완전폐지 운동에 앞장서고 있지 않습니까? 가진 생각이 어떠하든지, 교계의 또 다른 어르신들이 거리에까지 나가서 담대히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계시는데 저 같은 젊은 목회자 한 사람이 좁은 소견을 펼치는 것을 문제 삼지는 않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김연종 교수 : 네. 그 통일문제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것도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광우 목사 : 우선은 지난날 저 자신이 복음의 정신에 합당하게 좀 더 치열하게 살지 못했던 것을 우리 주님 앞에 회개하는 마음이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또 복음주의 진영의 청년 학생운동체가 학원복음화협의회인데요, 전북학복협이 출범할 때 제가 부족하지만 실무 작업을 열심히 도왔고, 또 한국누가회 소속 학원사역 간사로서 12년째 의대생 복음화 사역에 몸담아 왔습니다. 이렇듯이 복음주의 진영에서 제 신앙의 잔뼈가 굵었는데 수년 전부터 진보권 신앙운동체인 생명평화전북기독인연대의 공동대표직을 맡아 일하면서 보수와 진보의 양진영이 통일운동을 중심으로 하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또 저희 교회 차원에서 남북나눔운동을 후원하면서 남북나눔운동 사무총장인 홍정길 목사님과 함께 평양과 블라디보스톡을 연달아 방문하면서 향후 교회사역의 기본 방향 중에 통일 문제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는 것에 대한 확신을 거듭 얻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고 또 둘을 하나 되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에도 부합되는 것이라고 판단해서 이 일에 열심히 나서고 있습니다.
김연종 교수 : 네. 일부에서는요, 교회가 사회문제에 지나치게 관심을 좀 기울이다보면 예배나 교인들의 신앙, 이런 것에 소홀해 질 수 밖에 없지 않느냐, 이런 우려를 표명하기도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 갖고 계십니까?
이광우 목사 : 규모가 어떠하든지 성경의 정신에 근접한 건강한 교회공동체를 세우는 것이 제 사역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역할과 기능은 달라도 건강한 교회들이 곳곳에 많이 생겨나고 그런 교회들이 서로 연대하면 별 문제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아직까지 제 사역의 우선순위가 바뀌지는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또 교회당 안에 모이는 것만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왔고, 성도들의 ‘흩어진 교회’로서의 삶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배를 무엇보다 강조해 왔고, 아울러 성경권별 강해설교에 사활을 걸고 달려왔습니다. 함(doing)보다는 앞서는 것이 됨(being)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 앞에서 내가 누구인가를 배우지 못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되기 때문에, 그리고 흩어진 교회의 삶이 건강하기 위해 교회당에 모여서 예배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연종 교수 : 네. 그러면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그 건강한 크리스찬 또는 건강한 교회의 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이광우 목사 : 균형이 잡힌 사람이지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하고 절대적인 신앙적 잣대로 가변적인 상황을 그때 그때 그리스도의 눈으로 분석하고 거기에 따라서 신앙인다운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 또 그런 사람들이 모인 모임이 건강한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김연종 교수 : 그러면 이 절대적 신앙의 잣대 또 균형 잡힌 사람, 이렇게 얘기하셨는데 지금 전주열린문교회에서 교인들한테 이런 감각, 또는 이런 잣대를 주기 위해서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습니까?
이광우 목사 : 하나님 말씀을 공부하고 배우고 그렇게 해서 생각과 행위에 절대적인 잣대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복음의 우주적인 통전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사역하지 않으면 한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일에 관심을 많이 기울여 왔는데, 이 잣대가 확보된 다음에는 흩어진 교회로서 세상을 변혁시키기 위해 성도들이 세상으로 달려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연종 교수 : 전주열린문교회는 주보가 좀 특별하다고 얘기를 들었는데요, 방송으로라도 좀 소개를 해주시겠습니까?
이광우 목사 : ‘교회’는 건물이 아니고 ‘성도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1면에 교우들의 인물사진이나 행사 사진을 싣습니다. 그러니까 새 가족이 왔다든지, 행사 때 찍은 인물사진을 싣고, 하단에 초청 메세지를 싣습니다. 매주 전도용 칼럼을 써서 주보 4면에 싣는데, 그간 발표된 칼럼을 모아서 예영출판사에서 전도용 칼럼집≪신약성경 호박국≫이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각종 통계표와 헌금자 명단을 완전히 없앴습니다. 교회 비전을 구호와 표어로 만들어서 매주 예배 끝에 교우들이 함께 제창합니다. 특별히 고급 디자인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양질의 인쇄물을 제공하기 위해서, 저희 교회 그 송봉주 집사님이 경영하는 편집디자인 회사가 교회 행정실에 입주해 있기 때문에, 매주 시각디자이너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서 주보를 만들고 있습니다.
김연종 교수 : 아, 그렇군요. 매우 세련된 방식의 어떤 문서 사역 같아요.
이광우 목사 : 예, 그렇습니다.
김연종 교수 : 이제 조만간 새로 예배당을 옮기신다면서요,
이광우 목사 : 이미 옮겼습니다.
김연종 교수 : 아, 그렇습니까?
이광우 목사 : 지난 6월 달에 옮겨서 지금 한 서너 달 됐습니다.
김연종 교수 : 네. 제 2기 사역을 시작한다 이렇게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죠?
이광우 목사 : 지난 10년간이 하나님 안에서 꿈을 꾸면서 씨 뿌리는 시기였다고 한다면, 앞으로 한 10년 정도는 물을 주는 시기로 내실을 기하면서 좀 더 거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려고 합니다. 특별히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작업을 하면서 좀 더 많이 섬기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50년 후를 대비해서 기독 인재 육성에 좀 더 힘을 기울일 생각이고요, 제가 심은 씨앗의 열매는 후배 사역자가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입니다.
김연종 교수 : 네. 말씀을 듣다보니까 매우 교회가 이제 좀 그 큰 담론이라고 합니까? 좀 이상적이고 큰 일들을 굉장히 많이 한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주위에서 좀 가깝게 작고 눈에 띄지 않는 보이지 않는 이런 일들을 함께 하고 계시는지요?
이광우 목사 : 예. 교우들이 나서서 보이지 않게, 예컨대 장애인들을 돕는 일이라든지, 노인들을 돌보는 일이라든지, 이런 일들을 교회가 어떤 프로그램을 짜서 하는 것 보다는 교우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김연종 교수 : 아, 그런 부분도 많이 강조하고 계십니까?
이광우 목사 : 예 그렇죠. 목회자로서 제가 복음의 원칙을 분명히 제시해 주면, 그것을 실생활에서 적용하는 일들은 교우들이 자발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연종 교수 : 네. 한국 교회가 좀 아까도 저희가 건강한 교회가 어떤 모습이냐 이렇게 질문을 드려봤는데요, 목사님 보시기에 한국 교회 현실 안에서 가장 좀 이런 문제는 고쳐졌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면 어떤 부분이라고 보십니까?
이광우 목사 : 예, 무엇보다도 교회론이 좀 바로잡혀야 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특별히 교회론이 바로 잡힘으로써 한국교회의 자존감이 속히 회복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론’이라는 주제가 좀 더 심도 있게 한국 교회 안에서 학습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이 땅에 그리스도의 주권을 드러내는 모임이라고 믿기에, 머리되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되어야 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김연종 교수 : 네, 예수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요?
이광우 목사 : 예. 그렇습니다.
김연종 교수 : 예 알겠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광우 목사 : 감사합니다.
사회자 김연종 교수 : 네. 지금까지 전주열린문교회 이광우 목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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