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전 5세기, 그리스의 서정시인 Pindar는 “한낮의 하늘에 태양보다 더 따뜻하고 밝은 별이 없듯이, 올림픽경기보다 더 위대한 시합은 없다”고 노래했습니다. 1896년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최초의 근대올림픽이 열린 지 108년 만에 다시 올림픽의 본고장 아테네에서 제 28 회 2004 하계올림픽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고대올림픽은 그리스시대에 가장 잘 알려진 경기로, 제우스신을 기리기 위해 올림피아에서 치러졌는데, 이 대회가 열리는 4년마다 표준시가 바뀔 정도로 올림픽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이 경기는 도시국가인 엘리스의 올림피아에 있는 너비 32m의 트랙에서 경기가 치러졌습니다. 처음엔 오늘날의 약 192m에 해당하는 1 스테이드의 직선주로를 달리는 경주밖에 없었는데, BC 776년 이후로 차츰 경기종목이 늘어나 BC 648년 무렵에는 오늘날과 비슷한 꽤 여러 종목의 시합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BC 472년의 77회 올림픽까지는 모든 경기가 하루에 다 끝났으나, 그 뒤, 경기 일정이 조금씩 길어져 대개 4일간 경기한 다음 5일째에 각 종목 우승자에 대한 시상식을 하는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처음엔 오직 우승자에게만 화환이나 화관을 걸어 주는 것으로 모든 시상이 끝났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우승자들이 누릴 수 있는 특혜가 엄청나게 늘어난 역사적 흔적이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근대올림픽은, 프랑스의 교육자 삐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의 제안으로 오랜 국제회의와 논쟁 끝에 철저한 아마추어 정신을 근간으로 1896년 4월 첫 주에 그리스 아테네에서 다시 열리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국가간 경기가 아니고 철저하게 개인이 경쟁하는 대회인지라, 한 종목에 한 국가에서 3명 이상의 선수를 출전시킬 수만 없을 뿐 그밖의 출전자격 제한은 별로 없습니다. 화환이나 화관을 주었던 고대와 달리, 근대올림픽 경기의 개인종목의 우승자에게는 은을 6g의 금으로 도금한 금메달이, 2등에게는 은메달이, 3등에게는 동메달이 각각 주어집니다. 4～8등 입상자는 상장을 받고, 모든 참가선수와 임원들은 기념 메달을 받게 됩니다.
고대올림픽이나 근대올림픽이나, 철저한 아마추어리즘을 바탕으로 열렸기 때문에 돈보다는 명예를 얻기 위해 출전하는 선수들은 4년에 한 번씩 주어지는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정말 피눈물나는 강훈련을 끝까지 잘 견뎌내야 했습니다. 그런 올림픽대회가, 언제부터인지 국가간 메달 종합순위를 매기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상업주의에 물들기 시작하여 정말 듣기 거북하고 추한 잡음이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어 안타까울 때도 많습니다.
부디 이번에 열리는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인종과 피부색깔과 문화와 종교의 차이를 훌쩍 뛰어넘어 지구촌 모든 이들이 다 한 형제요 자매인 것을 재확인하고, 무시무시한 테러와 전쟁과 기근과 질병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는 이 지구촌에 사랑과 평화의 불씨를 다시 지피는 아름다운 기록 풍성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이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에게 그간의 피땀 흘린 보람이 넘쳐나기를 바랍니다. (2004. 8. 9.)
* CBS 라디오 에세이(2004. 8. 9. 밤 11:55 방송) 원고
* 이광우 목사의 CBS 라디오 에세이 : 매주 월요일 밤 11: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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