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7년 아이작 뉴턴이 지구 궤도를 비행하는 인공위성에 대한 착상을 내놓은 지 약 300년이 지난 1957년 10월 4일 소련은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했고, 미국은 그보다 3개월 늦은 1958년 1월 31일에 처음으로 익스플로러 1호를 궤도에 쏘아 올렸습니다. 그 뒤, 미․소 두 나라의 치열한 경쟁 덕분에 인공위성 관련 기술이 꾸준히 축적되어 지금은 적어도 15개국에서 5천대 이상의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위성들은 아주 작은 공 만한 것에서부터 우주실험실 만한 것까지 크기와 형상이 다양하며, 그 종류와 기능도 과학위성, 기상위성, 통신위성, 항법위성, 정찰위성 등 쓰임새에 따라 여러 가지, 오늘날 인공위성은 현대인의 생활 깊숙한 곳까지 알게 모르게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인공위성이야말로 현대 과학문명의 눈부신 기술력과 엄청난 자본력의 화려한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학창 시절, 미국 휴스턴 우주선 발사기지에서 집채만한 유인우주선이 발사되는 장면을 TV중계로 지켜보면서 인간의 기술과 능력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상승 비행 중에 추진 로켓이 멎어버린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큰 재앙이 일어나고 엄청난 손실이 뒤따를 것입니다. 아무리 큰 위성이라도 일단 궤도에 오르기만 하면 지구 궤도를 순항하며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위성발사 과정에서 위성이 궤도에 진입할 때까지 그것을 밀어 올리는 강력한 로켓 추진장치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운동도 할 겸, 한 달쯤 전부터 막내아들 녀석에게 짬짬이 직접 탁구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탁구는, 궂은 날씨에도 할 수 있고, 할머니와 손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적인 운동이고, 그리 과격하지 않아서 평생 즐길 수 있는 데다, 평소 아들놈의 손놀림이 그리 둔하지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단 한 번도 탁구채를 잡아본 적이 없는 아이를 무던히 어르고 달래며 기본 스매싱을 가르친 지 한 달쯤 되는데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실력이 붙고 있어 그럭저럭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제 딴에 무슨 바쁜 일이 있었는지 며칠동안 연습을 거르다가 엊그제부터 연습을 다시 하기 시작했는데 무던히 애써서 조금 올려놓은 실력이 며칠 새 많이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탁구 실력이 아직 수준급 궤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탁구뿐 아니라 세상사는 이치가 다 그런 것입니다. 큰 일이건 작은 일이건, 일단 뜻을 정하고 시작했으면 일정한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치열하고 줄기차게 집중력을 갖고 줄달음쳐야만 무슨 열매를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조금 높이 올라갔다고 자만하거나, 조금 힘들다고 멈춰버리면 마치 궤도에 미처 이르지 못한 인공위성의 추진로켓이 멈춰버린 것처럼 참으로 속 쓰리고 불행한 결과를 낳고 마는 것입니다. 큰 뜻을 품고 시작한 일일수록, 궤도가 가까워질수록 힘이 더 든다는 것을 알고 마침내 궤도에 오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 번 더 용기를 내어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005. 6. 30.)
* 이광우 목사의 CBS '5분 메시지' : 매주 목요일 낮 13: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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