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수고가 따른다.”는 성경말씀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수고의 땀방울 전혀 없는 사랑고백은 그저 말장난이고 입술 잔치에 지나지 않는 것은 분명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진실한 마음이 있다면, 누가 무엇을 시키기 전에 사랑하는 대상을 위한 자발적인 헌신과 수고가 어떤 방식으로든 뒤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수고가 뒤따르는 행위가 사랑인 만큼, 그 사랑을 받는 이는 참 행복하고, 사랑을 주는 이 또한 마음이 즐거우며, 그 사랑의 모습을 지켜보는 이 또한 가슴이 푸근해 집니다. 사랑을 위해 자발적으로 열심히 섬기고 헌신하는 이들은 희미한 뒷모습에서까지 큰 은혜를 느끼게 합니다. 지난 연말, 성탄절 기념예배와 송구영신예배 그리고 파워인터뷰 동영상 촬영 등 교회 안팎으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땀흘려 수고한 여러 교우들의 땀과 눈물의 열매를 온 교회가 함께 나누며 마음이 얼마나 기쁘고 즐겁던지, 매일 새벽, 기도할 때마다 수고한 남종 여종들에게 하나님께서 위로와 복 주시기를 간구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저희 교회 청년부원들이 나서서 교회당 1층의 북 카페를 꼼질 꼼질 참 예쁘게 꾸며 놓았습니다. 청년들의 수고 덕에, 조금은 을씨년스럽게까지 느껴지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참 포근하고 아늑하게 변해버렸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부탁한 일도 아닌데 청년부에서 자기들끼리 나서서 연말 연시 바쁜 시간을 쪼개어 작은 일 하나까지 꼼꼼하게 챙겨 섬기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며 조국 교회의 앞날을 낙관할 수 있는 희망의 줄 하나를 또 발견했습니다. 며칠 전, 회의 차 서울에 출장 갔다 오는 길에 밤늦게 김경한 형제님과 함께 내려왔습니다.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고, 직접 얼굴을 대면한 것은 두어 차례밖에 안 되는데도, 몹시 낡았지만 굳이 자기 차로 모시겠다고 해서 승차권을 환불하고 밤 깊은 시각에 고속도로를 함께 달렸습니다. 아주 어려서 아버님을 여의고 홀어머니와 아들 단 둘이 참으로 외롭게 자라온 청년, 그나마 몇 년 전부터는 홀어머니마저 중풍으로 병석에 누워 계신 까닭에 하루 세끼 밥 챙겨 드리느라 하고 싶은 신학공부까지 여러 해 뒤로 미루면서 어머니를 돌보며 힘겹게 지내온 청년, 쥐꼬리만한 정부 보조금만으로 모자가 힘겹게 살고 있는데도 남을 섬기는 일이 얼마나 몸에 잘 배어 있는지, 경한 형제님을 곁에서 오래 지켜보신 황 목사님은 그를 일컬어 ‘걸어다니는 천사’라며 극찬했습니다. 깊은 밤, 열심히 달린 끝에 논산 민자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통행료를 지불하면서, 차안에 있던 밀감 하나를 챙겨 통행료와 함께 심야근무 중인 톨게이트 직원 손에 꼬옥 쥐어 주더니, 전주 톨게이트에 와서도 역시 도로공사 직원에게 밀감 하나를 그렇게 건네 주었습니다. 조수석에 앉아 있어 자세히는 못 봤어도 도로공사 직원의 “감사하다”는 짧은 대답 속에 고마워하는 마음이 아주 짙게 묻어나고 있었습니다. 몹시 피곤한 일정, 많이 지친 몸이었지만 작은 사랑의 몸짓을 보고 배우며 제 마음이 얼마나 기쁘고 힘이 불끈 솟던지요.(2007. 01. 18.) 이광우 목사의 CBS '5분 메시지' : 매주 목요일 오후 1:55, FM 103.7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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