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가을, 남북나눔운동 대북지원사업을 시찰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분단 60년이 거의 다 되었음에도 여전히 말이 통하고 문화가 같은 우리 동포들이 사는 우리 땅을 찾아가는데, 남북이 정식 수교를 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에 북한 비자를 받기 위해 중국 베이징까지 가서 하룻밤을 묵었고, 평양방문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다시 중국 심양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아까운 여행경비를 중국 땅에 뿌려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속상한 우리 조국의 현실을 실감하면서 단 1분 1초라도 빨리 평화적인 통일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더 굳혔습니다. 올 추석 연휴 무렵에는, 남북나눔운동 ‘씨감자 사업’을 시찰하기 위해 러시아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 그리고 미하일로브까 등지를 방문했습니다. 이 때도 역시 북한영공을 피하여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바람에 30-40분 정도 더 비행기를 타며 더 비싼 비행기 삯을 내야 했습니다.
분단조국의 아픔을 곱씹으며 평양과 중국 러시아 연해주 등지를 오가는 길, 어디로 가야 평양이 나오고 베이징이 나오고 블라디보스토크가 나오는 지 저는 그 ‘길’을 거의 알지 못합니다. 자동차와 비행기를 번갈아 타고 중국으로 평양으로 러시아로 바삐 왔다 갔다 했지만, 여러 갈래의 항로에 대해 아는 바 전혀 없고, 그 거대한 점보 여객기를 조종하는 방법 또한 전혀 모릅니다. 길도 모르고 비행기도 조종할 줄도 모르는 제가 그 머나먼 곳을 용케도 잘 찾아다니고 무사히 돌아왔다는 사실에 솔직히 놀랄 때가 많습니다. 북한의 깊은 속사정과 평양이나 베이징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 시가지의 지리에 턱없이 무지하면서도 제가 무난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그때마다 성실과 친절로 길을 잘 안내해 준 길잡이들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행기를 탈 때도, 조종실 문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저는 제가 탄 비행기의 조종사들과 승무원들을 그냥 야무지게 믿었습니다.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누구보다도 그 이들이 잘 알고 있음을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무사히 조국으로 돌아올 때마다 저는 저의 그 믿음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
신약성경 요한복음 14장 6절에서 예수님은 “내가 곧 유일한 길이요, 유일한 진리요 유일한 생명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 어디로 가야만 하는지 확실히 몰라 무던히 방황하고 밤을 하얗게 지새며 방랑하던 청년시절의 저에게 그 말씀은 청천벽력처럼 몹시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30여 년 전 대학시절에 길 되신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하여 그 분을 믿고 한 30년쯤 살아본 결과, 제가 걸었던 그 길이 옳다는 것, 역시 예수님 외에 다른 길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확신케 되었습니다. 그 ‘길’이 너무 좋기에 제 가족과 친구들뿐만 아니라 저를 알고 제가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다 함께 그 길을 걸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단 하루라도 더 일찍 이 길을 찾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이 유일한 길입니다. 그 분만이 우리를 진리의 푸른 초장 쉴 만한 물가로 이끌어 가실 수 있는 생명의 길잡이이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진리이신 주 예수님을 따르는 복되고 아름다운 길, 함께 걸어보시지 않겠습니까? (2004. 11. 22.)
* CBS 라디오 에세이(2004. 11. 22. 밤 11:55 방송) 원고
* 이광우 목사의 CBS 라디오 에세이 : 매주 월요일 밤 11: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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