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는 아주 작은 짐승을 잡을 때도 몸집이 큰 짐승을 잡을 때와 똑같은 자세를 취한다"는 말을 아버님으로부터 들으며 자랐습니다. 저는, 아버님의 그 말씀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최대한 집중하여 그 일을 열심히 하라는 그 귀한 가르침이 오늘까지 제 삶의 큰 동력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무슨 일을 끝냈을 때, 그 일에 대한 다른 이들의 평가가 어떠하든, 저 자신의 마음이 흡족하지 않으면 만족과 기쁨을 잘 누리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저의 완벽주의 기질이 몹시 불편할 때도 더러 있지만, 무슨 일이든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대충 대충 눈가림만 하려 드는 자세보다는 더 낫지 싶어 늘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제 스스로의 기준을 넘어선 멋진 결과물을 손에 쥐었을 때 느껴져 오는 보람과 기쁨은 그 결과물을 얻기까지 수고하고 애쓴 오랜 시간의 무게를 한꺼번에 날려버릴 만큼 크고 감격스러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하며 최선을 다해 섬기는 이들의 뒷모습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하면서 새로 생기는 자잘한 일들까지 스스로 챙겨서 열심히 손질을 해 주는 아름다운 심성을 지닌 사람을 하나 둘씩 만나는 기쁨보다 큰 기쁨도 없습니다. 전에 제가 살던 아파트에서 일년 365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최선을 다해 쓰레기를 치워주시던 청소부 아저씨, 서너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정수기 필터를 바꿔 줄 때마다 정수기 케이스뿐만 아니라 정수기 주변까지 깨끗하게 닦고 정리해 주시는 정수기 회사의 젊은 직원, 아무도 보는 이 없는 자정 가까운 깊은 밤에 조용히 교회당에 나와서 화단에 꽃나무 두어 그루 정성껏 심어놓고 가시는 집사님 등등의 모습에서 저는 늘 제가 믿는 예수님의 자비로운 손길을 느끼곤 합니다. 며칠 전, 저희 전주열린문교회당에서 노회 정기회가 열리게 되었는데, 교회를 찾아오실 수백 명의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틈틈이 교회당에 나와 교회당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맛난 음식을 준비하고, 심지어는 연가나 특별휴가까지 내어 행사 뒷바라지를 열심히 해 주시는 여러 교우님들의 땀방울을 지켜보며 마음이 참 넉넉해짐을 느꼈습니다. 너나없이 바쁘고 분주한 세상, 핑계거리를 찾기로 하면 적당한 핑계 한두 개는 쉽게 찾아내어 그 짐을 벗어버릴 수 있을 터인데도 남보다 한 발 앞서서 무거운 짐 한두 개를 더 지려는 진지한 섬김의 자세에서 또 한 번 정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게으른 소가 멍에 부러뜨린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면서 마지못해 하거나 인색함으로 하거나 근근히 체면치레로 하는 시늉만 하는 것과 정말 섬기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기쁨과 즐거움으로 하는 일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습니다. 섬길 일을 열심히 찾아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뒷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주는 삶을 살고 싶지 않으십니까?(2007. 3. 15.)
이광우 목사의 CBS '5분 메시지' : 매주 목요일 오후 1:55, FM 103.7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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