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들 좋으셨는지
오래 손꼽아 기다렸던 소풍을 가는 초등학생들처럼
제일 이쁘고 멋진 몸차림으로
모이기로 한 교회당으로 일찌감치 나오셨습니다.
시외로 모시고 나가
꽤 큰 저수지변에 있는 가든에서
예약한 점심을 정성껏 대접하고
바람을 쐬어드리러 나오는 길,
저수지 가에서
어르신들 사진을 몇 장 찍어드리다가 뒤돌아보니
그날
제일 멋진 모자에 선글라스까지 챙겨 쓰시고 나오신
최씨 어르신께서
사진 찍을 차례를 기다리시는 동안
말없이 저수지를 내려다보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을 놓치면 안될 것 같아
카메라를 제대로 조작할 겨를도 없이
어르신이 눈치챌세라
아주 급히 한 컷을 찍었습니다.
이 어르신께서
얼마 전
간암 종양 제거수술을 받고 투병 중이신데
모쪼록 잘 나으셔서
인생의 중후한 무게가 한껏 느껴지는
이 멋진 뒷모습
오래 오래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