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 줄기 세포 연구와 기독교 윤리학
맹 용 길( 대한 예수교 장로회 서울 노회 은퇴목사)
1. 배아 줄기 세포 연구에 대한 윤리학의 이해를 위해 먼저 알아두어야 할 기초 이론들
(1) 치유(curing)와 관리(caring) Robert B. Mellert, "Some Reflections on the Future of Medical Ethics" Howard F. Didsbury, Jr., ed., FutureVision: Ideas, Insights, and Strategies, Behtesda, MD: World Future Society, 1996, 279 쪽 이하 참조.
이것은 의료윤리의 미래에 대해 고려하고 반영을 하면서 생명을 이해하고 다루는 가운데 쟁점이 될 내용이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문제이면서도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다. 치유의 접근(approach)은 전통적인 의료윤리의 원칙들에 기초한 것으로서 히포크라테스 선서(the Hippocratic oath)만큼 오래되었다. 그 원칙들은 의료윤리 교과서에 기록된 원칙들로서 생명의 원칙(the principle of life), 선행의 원칙(the principle of beneficence), 악행 금지의 원칙(the principle of non-maleficence), 정의의 원칙(the principle of justice)이며 적용을 위해 교과서에 따라 몇 가지가 더 추가되기도 한다. 윤리학적으로 말하면 이 접근법은 자연법 이론의 지원을 받는 접근이다. 즉 의료행위의 본질이 치유(to heal)에 있다. 이 접근은 전통적으로 서양 종교 윤리와 일치한다. 즉 인간 생명의 신성성을 윤리적 관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생명이 신(神)으로부터 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명은 보전되어야 한다. 죽음의 시간이란 신(神)만이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사람은 의사(physicians)이다. 그리고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일반적으로 온정주의 모델(the paternalistic model)로 이해한다.
다른 한 편 관리의 접근(approach)은 환자의 자율성(patient autonomy)을 강조하는 것이며 의사의 역할은 그 자율성에 따르는 것이다. 여기서 철학적 기초는 결과론(consequentialist)의 입장을 취한다. 이것과 같은 맥락의 접근은 공리론(utilitarianism)이나 상황윤리(situation ethics)와 같은 것들이 있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쾌락의 극대화와 고통의 최소화(the maximization of pleasure and the minimization of pain)이다. 이것의 근거는 “모든 사람이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한다”이다. 이것이 모든 인간의 실존의 기본적인 가치로 인정된다. 그러므로 의료행위에 종사하는 사람은 고통을 최소화하는 일을 해야 한다. 만일 고통이나 불편함이 따를 대에는 반드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하여 꼭 필요한 경우만 적용되어야 하며 쾌락을 위한 기회가 더 만들어지기 위하여 꼭 필요한 경우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의료행위 종사자는 고통 이후에 얼마나 많은 삶의 질이 추가되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이것이 도덕 판단의 근거가 된다. 상황윤리는 종교적 공리주의라고 불리기 때문에 같은 맥락에 있다.
이것은 윤리의 초점이 무엇이 옳으냐 그르냐의 이슈에서 좋은 것을 하고 해로운 것을 피하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목적론(teleology)과 의무론(deontology) 맹 용길, 기독교윤리학 입문, 개정판, 서울: 대한 기독교 서회, 1996, 20쪽 이하 참조; 김 상득, 생명의료윤리학, 서울: 철학과 현실사, 2000, 376 쪽 참조; William K. Frankena, Ethics,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Inc. 1963, 13쪽 이하 참조.
목적론은 우리의 목적, 우리의 이상,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가를 물음으로써 시작한다. 이 목표는 탈 도덕적인 가치로서 기초적이고 궁극적인 것이다. 그것은 도덕적 행위를 초연해 있는 객관적인 목표이다. 이 때 인간은 만드는 자로서의 인간(man-the-maker)이며 탈 도덕적이며 객관적인 가치는 선(善)이다. 다른 한 편 의무론은 우리 생활의 제일 되는 법이 무엇이냐를 물음으로써 시작한다. 의무론적 이론에서는 가장 궁극적이고 기초적인 것은 법이다. 법이 도덕적 행위를 초연해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인간이 도달해야 할 목적이 객관적으로 따로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표준이다. 이 때 인간은 시민으로서의 인간이며 가치 있는 것은 옳은 것을 뜻한다. 그 인간은 여기서 선한 것을 의로운 것에 종속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바른 생활만이 선하다. 바른 생활은 미래의 이상이 아니고 항상 현재의 요구이다. 그러므로 목적론적 이론이 미래 지향적인 데 반해 의무론적 이론은 현재 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의무론은 행위 의무론과 규칙 의무론으로 나누어 생각한다. 규칙 의무론은 옳고 그름의 표준이 법과 규칙으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하며 법과 규칙을 지키려고 한다. 그러나 행위 의무론은 기본 판단이 모두 특정하게 생각된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상황에서는 나는 이러저러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약속을 항상 지켜야 한다”와 같은 일반적인 판단은 있을 수도 없다. 그래서 행위 의무론은 특정한 상황마다 꼭 해야 되는 바른 그리고 의무적인 것을 결단하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어떤 법과 규칙에 호소한다기보다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불안을 인정하면서 결단을 강조하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윤리의 초점이 두 가지 접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때 어떤 결과로 나타날 것인가를 고려하게 하는 대목이다.
(3) 생명의료 윤리의 네 가지 원칙 김 상득, 앞의 책, 363쪽 이하; 구 영모 편, 생명의료윤리, 서울: 동녘, 1999, 35쪽 이하; 박 상은 편, 생명의료윤리, 서울: 한국 누가회 문서 출판부, 1997, 49쪽 이하; 노 영상, 기독교 생명윤리 개론, 서울: 장로회 신학대학교 출판부, 2004, 81쪽 이하; Jeremy Sugarman and Daniel P. Sulmasy, eds., Methods in Medical Ethics, Washington, D. C.: Georgetown University Press, 2001, 33쪽 이하, 110쪽 이하 참조; 특히 김 상득의 설명을 참조하여 정리했음을 밝힌다.
이 원칙들은 Tom L. Beauchamp과 James F. Childress의 책 「Principles of Biomedical Ethics」에서 제안된 것들로서 자율성 존중 원칙(the principle of respect for autonomy), 악행금지 원칙(the principle of non-maleficence), 선행 원칙(the principle of beneficence), 정의 원칙(the principle of justice)을 의미한다. 자율성 존중 원칙은 의사가 의료행위를 할 때에 환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악행 금지 원칙은 의사가 의료행위를 할 때에 환자에게 해악을 입히거나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데에는 결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선행 원칙은 의사가 의료행위를 할 때에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증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정의 원칙은 의사가 의료행위를 할 때에 “각자에게 각자의 몫을” 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을 구체적으로 보면 공평한 분배인데 능력에 따른 분배, 성과에 따른 분배, 투여된 노력에 따른 분배, 필요에 따른 분배 등의 기준에 근거하여 분배하되 최소한의 의료를 받을 권리도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이 기준을 공과(desert or merit), 권리(right), 필요(need)에 따라 분배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David Miller, Social Justice, Oxford, UK: Oxford University Press, 1979 참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율성 존중 원칙에 대한 이해이다. 노 영상 교수는 한국의료윤리교육학회의 설명을 빌려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환자가 비록 몸이 불편하며 건강상의 이유로 의사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지만, 환자는 여전히 자율성을 가진 인격적 존재이기 때문에 환자 개인의 자율적 결정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원칙이 자율성의 원칙이다.” 노 영상, 앞의 책, 81쪽.
이 원칙이 만일 환자의 자율성만을 강조하게 되면 관리(caring)의 접근에 따르는 것으로서 의사는 컨설턴트나 협조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의사가 보조자로서의 역할만을 한다면 생명 구원이나 생명 자체의 회복이나 치료의 의미가 약화될 수 있다. 이것은 의학 교과서에 있는 생명 존중을 환자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김 중호 교수가 제시한 천주교의 생명윤리의 신학적 원칙들 즉 청지기의 원칙(the principle of stewardship), 인간 생명 신성불가침의 원칙(the principle of the inviolability of human life), 전체성의 원칙(the principle of totality), 성과 생식의 원칙(the principle of sexuality and procreation), 이중효과의 원칙(the principle of double effect) 가운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원칙들이 있어 추가로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즉 청지기의 원칙과 인간 생명 신성불가침의 원칙이다. 청지기의 원칙은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인간은 그 생명의 관리자임을 강조하는 원칙이다. 인간 생명 신성불가침의 원칙은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것임을 의미하는 원칙이다. 같은 책, 85쪽.
이러한 내용을 설명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을 필자의 책에서도 참고하기 바란다. 맹 용길, 生命醫療倫理,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 출판부, 1997; Nancy E. Snow, ed., Stem Cenll Research: New Frontiers in Science and Ethics, Notre Dame, IN: University of Notre Dame Press, 2003, 제 8장 참조.
2. 배아줄기 세포 연구에서의 쟁점
여기서 쟁점은 간단히 말하면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느냐 아니면 윤리적인 문제가 있음으로 배아줄기 세포 연구를 금지하느냐 이다. 즉 배반포(胚盤胞, blastocyst; “수정란이 일정한 세포 분열을 끝내고 속이 빈 단계의 배”) 파괴를 허용하느냐 또는 연구 목적을 위해 배반포를 만들어내는 것을 허용하느냐로 이해될 수 있다. 같은 책, 73쪽 이하 참조.
위에서 본 원칙에 따르면 생명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이기 때문에 배아도 인간의 생명이라면 그 생명을 죽이거나 해하는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생명의 시작이 언제인가 라는 질문과 배아도 생명인가 라는 질문을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인간이 임신하는 시점부터 생명체이며 따라서 배아도 비록 잠정적이라고 주장한다 하더라도 인간 생명체임으로 인간 생명체를 죽이는 일과 해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른 한 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줄기 세포 연구는 반드시 해야 하고 지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또 경제적인 효과도 막대하기 때문에 이 연구를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고 국가적인 책임으로까지 확대하는 입장도 있다. 국가의 체면과 위신을 살리며 국제적 위상도 높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 특별히 관심을 갖는 질병은 난치병으로서 치료를 통해 인간에게 희망을 갖고 기쁨을 누리는 기회를 얻게 한다. 치료를 시급하게 원하는 질병들은 파킨슨 병(Parkinson's disease),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척추 손상(spinal cord injury), 뇌졸중(stroke), 화상(burns), 심장질환(heart disease), 당뇨병(diabetes), 골관절염(osteoarthritis), 류머티스성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등 다양하다. 그러면 좀 더 기초적인 부분부터 전개해 보기로 하자.
줄기 세포(stem cell)란 무엇인가? 미국 국립 위생 연구소(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는 “줄기 세포는 배양에서 무기한 동안 분화하며 분화된 세포들을 생기게 할 능력”을 갖춘 세포라고 정의한다. Michael Ruse and Christopher A. Pynes, ed., The Stem Cell Controversy: Debating the Issues, Amherst, NY: Prometheus Books, 2003, 26쪽; 이하 설명은 본서에서 요약한 것임을 밝혀둔다.
이것은 정상적인 인간 발달의 맥락에서 정의한 것이다. 인간의 발달은 정자가 난자를 수정시키고 온전한 유기체를 형성할 잠재력(潛在力, the potential)을 가진 하나의 세포(a single cell)를 만들어 낸다. 수정된 난자(the fertilized egg)는 분화 전능성(totipotent) 능력을 가지는데 그 잠재력이 전체적(total)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세포는 수정된 직후 동일한 분화전능의 능력을 가진 세포들로 분화한다. 이것은 이 세포 가운데 하나가 여성의 자궁에 놓여 진다면 태아(fetus)로 발달될 잠재력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분화전능의 능력을 가진 세포들은 수정 후 그리고 몇 번의 세포 분화의 사이클을 지난 후 거의 4일이 되어 특수 분화를 하기 시작하며 세포의 속이 빈 부분을 형성한다. 이것을 배반포(胚盤胞, blastocyst) 라고 부른다. 배반포는 세포의 외층이 있고 내부는 빈 부분이 있어서 내(內) 세포 괴(덩어리)라고도 부른다. 세포의 외층은 자궁 안에서 태아가 발달하기 위하여 필요한 태반(胎盤, placenta)과 다른 보조 조직들(tissues)을 계속해서 형성한다.
내(內) 세포 괴(덩어리) 세포들은 인간의 몸에서 발견된 모든 유형의 세포를 실제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하나의 생물체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인간의 자궁에서 발달하기 위하여 필요한 태반과 보조 조직들을 형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내(內) 세포 괴(덩어리) 세포들을 다능성(pluripotent)이라고 부른다. 이 세포들은 태아 발달을 위한 모든 유형의 세포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많은 유형의 세포를 만든다. 이 세포의 잠재력은 전체적(total)이지 못하기 때문에 분화 전능성(totipotent) 잠재력을 갖지 못하고 또 배아(embryos)도 아니다. 실제로 이 내(內) 세포 괴(덩어리) 세포들을 여성의 자궁에 주입하여도 태아로 발달하지 못한다.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가 특정한 기능을 갖는 세포를 만들기 위해 관여하는 줄기 세포로 더 분화를 해야 한다. 이것들의 본보기들로서 적혈구 세포, 백혈구 세포, 혈소판(血小板, platelets; “혈액을 이루는 혈구의 한 가지, 不定形으로 핵이 없고 지름이 2-3μ이며, 출혈 때 지혈 작용에 중요한 구실을 함)을 만드는 혈액 줄기 세포, 여러 가지 유형의 피부 세포를 만드는 피부 줄기 세포 등을 들 수 있다. 이렇게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가 더 분화된 줄기 세포들을 중복성(multipotent) 줄기 세포라고 부른다. 줄기 세포가 인간의 초기 발달에 대단히 중요한 반면 중복성(multipotent) 줄기 세포도 어린이와 어른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혈액 줄기 세포이다. 혈액 줄기 세포는 모든 어린이와 어른의 골수(bone marrow)에 있다. 실제로 혈액 줄기 세포는 혈액이 순환하는 가운데 소량으로 발견할 수 있다. 혈액 줄기 세포는 혈액 세포 즉 적혈구 세포, 백혈구 세포, 혈소판을 일생 동안 계속적으로 공급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어떤 사람도 혈액 줄기 세포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를 얻는 방법은 현재 대체로 두 가지로 알려져 있다. 하나는 Dr. James Thomson의 방법으로서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를 배반포(胚盤胞, blastocyst) 단계에서 인간의 배아(embryos)의 내(內) 세포 괴(덩어리)에서 직접 분리하여 얻는 방법이다. 이것은 체외 수정(in vitro fertilization, IVF) 임상에서 배아를 얻는 방법이다. 이 배아들은 불임 시술을 위한 임상에서 나타난 필요 이상의 잉여 배아들이다. 이 배아들은 생식(生殖, reproduction)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연구(research)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기증자 부부로부터 사전 동의(informed consent)를 얻어 이뤄진 것이다. Dr. Thomson은 내(內) 세포 괴(덩어리)를 분리하여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를 산출하는 세포들을 배양하였다.
다른 하나는 대조적으로 Dr. John Gearhart가 종결된 임신에서 얻은 태아 조직으로부터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를 분리하였다. 기증자들이 독자적으로 자기들의 임신을 종결할 결정을 한 후 그 기증자들로부터 사전 동의를 얻었다. Dr. Gearhart는 고환이나 난소로 발달할 태아의 영역에서 세포를 적출하였다. Dr. Gearhart는 세포를 자기의 실험실에서 발달시키고 Dr. Thomson은 다른 방법으로 얻었지만 대단히 유사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또 체세포 핵전이(轉移, transfer)를 통해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생략하기로 한다.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 응용(applications)이 왜 중요한가? 첫째로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는 인간의 발달 과정 동안 일어나는 복합적 사건들을 이해하는 것을 돕기 때문이다. 둘째로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 연구는 약의 발전과 안전을 위해 실험하는데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로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에 대해 가장 기대하는 응용은 세포 치료(cell therapies)를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세포와 조직을 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난치병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식을 위하여 필요한 유형의 조직이 될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를 찾아야 하고 면역 거부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윤리적인 문제들을 피할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논의를 위해 참고로 성체 줄기 세포(adult sten cells)에 대해 여기서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같은 책, 31쪽 이하 참조.
중복성(multipotent) 줄기 세포를 어떤 유형의 성체 조직에서 발견할 수 있다. 줄기 세포는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수명이 다 된 보조 세포들을 새롭게 공급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혈액 줄기 세포이다. 중복성(multipotent) 줄기 세포는 모든 유형의 성체 조직을 위해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계속되는 연구를 통해 향상되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까지 성체 신경 체계에서 줄기 세포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았지만 신경 줄기 세포를 쥐의 신경 체계에서 분리시켜냈다. 사람에게서도 간질 치료를 하는 가운데 분리 가능성을 보았다고 한다. 성체 줄기 세포는 아직까지는 잠재력이 상당히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위에서 본 것처럼 계속적인 연구를 통해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성체 줄기 세포를 사용하는 방법은 많은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는 인간의 배아나 태아의 조직으로부터 얻은 줄기 세포를 사용하는 것을 피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성체 줄기 세포를 사용하는 방법은 제한 점도 있다. 그것은 몸의 모든 유형에 맞는 조직을 분리할 수 없고 단지 소량으로만 얻을 수 있고 또 분리와 정화가 어렵고 치료를 위해 사용할 충분한 양의 세포를 숙성시킬 충분한 시간이 없다. 그리고 성체 줄기 세포는 세포 분화의 초기 단계들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없다. 하여간 성체 줄기 세포들은 광범위한 잠재력의 특성을 가진 다능성(pluripotent) 줄기 세포들을 가졌다는 증거가 아직은 약하다.
3. 기독교윤리학적 접근
기독교윤리학은 접근을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부터 시작한다. 즉 모든 것을 하나님 중심에서 생각하고 출발한다. 첫째로 철학적 이론과는 다른 신학적 이론에 속한 것으로서 제 3의 길인 통합적 생명윤리의 접근을 한다. 별지 참조.
즉 생명을 살리는 것과 생명을 주신 생명의 삼위일체 하나님과 생명의 나라인 하나님 나라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접근을 한다. 생명은 육신의 생명, 영혼으로서의 생명, 영원한 생명(영생)을 의미한다. 맹 용길, 예수님의 생명윤리, 서울: 한국장료교 출판사, 1998 참조; 맹 용길, 복지목회론, 서울: 장로회 신학대학교 출판부, 1997 참조; 맹 용길, 기독교윤리학 개론, 서울: 한국 장로교 출판사, 2005 참조; 맹 용길, 목회윤리, 서울: 장로회 신학대학교 출판부, 2001 참조; 맹 용길, 미래신학, 미래 목회 I, 장로회 신학대학교 출판부, 1999 참조; 맹 용길, 미래신학, 미래목회, 장로회 신학대학교 출판부, 2000 참조; 맹 용길, 예수님의 산상설교, 서울: 한국 장로교 출판사, 2005 참조.
그러나 생명윤리는 bioethics라고 부를 경우 육신의 생명에 한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로 기독교윤리학은 접근을 함에 있어서 기독교 가치관을 갖고 있다. 가치는 일을 하기 위하여 행동을 결단하는데 있어서 일의 내용, 방향, 질을 지시해 주는 통합적 의미체이다. 그리고 가치는 기본 가치(자유, 정의, 평화), 근본 가치(믿음, 사랑, 소망), 현실 가치(인권, 사회적 책임, 실행)를 의미한다. 맹 용길, 기독교윤리학 개론, 서울: 한국 장로교 출판사, 2005, 제 4장 참조.
기독교윤리학의 접근을 위한 원칙은 정신(正信), 정사(正思), 정행(正行)이다. 맹 용길, 基督敎와 韓國社會, 서울: 목양사, 1986 참조.
넷째로 기독교윤리학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윤리강령은 무엇일까? 전문(前文)은 사도신경이고 강령 조항들은 십계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특히 예수님이 관심을 많이 가지신 영생의 영역을 고려하셔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하신 것을 중요한 준거기준으로 삼는다. 마 22:34-40; 막 12:28-34; 눅 10:25-37 참조.
다섯째로 기독교윤리학은 생명을 하나님의 영역으로 이해한다. 즉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임으로 인간이 살 권리와 죽을 권리를 갖지 못한다. 즉 생명은 생명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인간이 소유자가 아니며 생명을 만든 자도 아니다. 인간은 생명의 관리인일 뿐이다. 이것은 인간에게 그것에 맞는 행동을 할 것을 요구한다.
여섯째로 기독교윤리학은 육신의 생명(bios) 보전의 한계와 영생의 믿음을 통해 생명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접근도 영생을 포함하여 한다. 지금 우리의 논쟁은 육신의 생명에 한정되어 있다. 영생은 종교적 문제로 생각하는지 생명을 근본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은 영생을 빼고 생각할 수 없다. 요 12:24-25 참조.
4. 줄기 세포 논쟁과 기독교윤리학의 제안
(1) 우선 과학자들의 인간 생명 존중을 위한 노력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한다. 과학자들 가운데 인간의 생명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사람은 아직 알지 못한다. 그들이 인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를 여러 경로를 통해 알 수 있다. 인간을 수단으로 하지 않으려고도 하고 무죄한 인간을 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즉 방어할 수 없는 아이의 생명을 비록 잠정적이고 약한 처지에 있다 하더라도 해치려고 하지 않는다.
(2) 그러나 과학자들이 줄기 세포 연구를 하는 데 있어서 경제 논리로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반대한다. 앞으로 이 기술이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이 기술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를 반대한다. 사실, 기술이 발전하여 치료에 착수한다 하더라도 빈부의 격차가 생길 것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한다. 가난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원칙을 주장한다 해도 실제적으로 그것이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도 빈부의 격차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3) 과학자들이 줄기 세포 연구를 함에 있어서 한 목소리로 인간복제(human cloning)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한 것은 환영한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기술이 인간복제에 근접하고 있어서 신뢰를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확신을 심어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우리 사회의 앞날은 모두가 신뢰를 쌓고 그 신뢰 아래 살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과학은 항상 희망과 자유를 주려고 하였지만 동시에 항상 우려와 악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았고 줄기 세포 연구도 그러한 우려를 잠재울 수 없기 때문에 반대가 일어나는 것이다.
(4) 생명 보전을 위해 치료라는 당근과 같은 희망을 주는 것에 대해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직접 간접으로 그것을 바라고 알게 모르게 줄기 세포 연구를 거부하는 사람들까지도 연구 결과로 얻은 약을 사용할 것이고 이차 삼차 단계에서 연구에 참여하는 경우도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생명의 기원의 문제에 대해 아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립을 초래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창조론과 자연발생 또는 진화론 등의 대립을 연상하게 하며 역사가 지나면서 더 좋은 해결을 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도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진화론이 오늘날까지도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의문을 주고 있으며 그 의미도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에 따라 기독교윤리학도 접근방법이 변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모두가 그것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5) 이제 우리는 모두 공동 노력을 통해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을 지키고 그 의미를 다시 살려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잉여라는 말을 이용하여 잉여배아 연구는 허용하고 인간복제는 허용하지 않는 현실 타협의 해결도 있다. 인간의 생명을 존중한다는 원칙이 확실히 지켜진다는 조건이 선행되고 있으며 잉여 배아를 파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파괴될 배반포(胚盤胞) 연구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과 연결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독일의 나치 정권이 이용했던 것과 일본의 731부대의 실험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또 겉은 멀쩡하게 보이는 노점의 버스 껍데기에서 분식점을 하는 것을 보고 엔진은 바꿀 수 없었던 모양이구나 라고 생각해 본다. 엔진을 보링도 하고 고쳐도 보았을 텐데 결국 버릴 수밖에 없었던 모양이구나 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가족계획의 강사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경제논리를 적용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경시하게 하고 훼손시키게 한 경험을 진심으로 회개한다.
(6) 줄기 세포 연구에 대한 모니터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약속한 신뢰성을 확보해 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연구에 대한 적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력하여야 한다. 윤리적인 문제를 무시하고 경제논리로만 접근하면 인류는 분명히 그 재앙과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지구 온난화의 교훈을 무시하면 안 된다. GMO가 희망만은 아니지 않는가? 인간에게 희망을 준 기술들이 주는 환경 피해는 예측을 불허할 만큼 크지 않은가? 사회적 관용과 결속을 위해서 줄기 세포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엄청난 재앙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용납이 가지 않지 않는가?
(7) 줄기 세포 연구자들은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성체 줄기 세포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줄기세포 연구에서 세계적 수준에 있는 것은 자랑할 만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고 실험에 착수하여 난치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에 무엇이라고 말을 하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치료에 한정하고 인간 중심의 생명 이해를 어렵게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전쟁에서 생존을 위하여 그리고 정당 전쟁론을 통해 많은 논란이 있지만 기독교인들도 대체로 군에 입대하며 전쟁을 예방도 하고 전쟁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필자는 기독교윤리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예수님의 말씀인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라는 말씀을 따르고 싶다.
(8) 문제의 발단은 사람들이 희망하는 무병장수에서 일어났다. 생명의 문제는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인하여 일어났다. 그리고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생명의 근원을 모르는 사람들은 죽음을 실재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두려워한다. 그러나 생명의 근원이 생명의 하나님이시라고 믿는다면 예수님의 말씀 “죽어도 살고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요 11:25-26.
또는 “생명을 영원히 보전하라” 요 12:25.
를 확실하게 믿을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인도 이 세상에 살면서 육신의 생명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왜 일까?
여기서 우리는 영생에 대한 믿음을 먼저 키워주고 그 의미를 살리자. 기독교가 생명을 보호하고 관리하고 치유하고 회복하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것도 보이자. 다만 하나님의 영역을 상하지 않고 하나님의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도 그러한 좋은 일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것은 어렵고 험난한 길이 되겠지만 그래도 찾아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맺는 말
필자는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것을 반대하며 인위적인 무병장수나 유병장수도 원하지 않는다. 생명의 존엄성을 생각하며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질병에 걸렸을 때 개인적으로나 집안 식구나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고 의약품의 도움과 의사의 지시를 받을 것이다. 여기서 엄격하게 그러한 과학자들의 연구를 거부하고 또 그러한 연구를 통해 얻어진 약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만약 불치병에 걸려있다면 그러한 연구와 실험을 요구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대답하기 어렵다. 물론 하나님의 선물인 영생을 믿음으로 얻고 영원한 나라에 들어가려고 하지만 현실에서 쉽게 거부하기 어려울 것임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역적 현실로서의 줄기 세포 연구는 가이사의 영역의 것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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