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 협의회
(KOREA EVANGELICAL FELLLOWSHIP)

2012년 4월 13일 (금) 오전 7시
분당한신교회 (이윤재목사 시무)





⦗주제발표 요약⦘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나라의 수도
몬로비아 교외지역에 위치한 “국내피난민 캠프촌” 재난의 현장을 가다







                   발표자: 박종삼 목사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전 월드비전 (회장)
                           글로벌사회봉사연구소 (소장)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나라의 수도
몬로비아 교외지역에 위치한 “국내피난민 캠프촌” 재난의 현장을 가다

  “ 이 모든 저주가 너와 네 자손에게 영원히 있어서 표징과 훈계가 되리라”
    (신명기 28장 46절)

Ⅰ. 지구촌, 라이베리아 나라의 재난 (역사적)

  21세기에 이르러 “재난”의 의미는 새로운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지진, 홍수, 가뭄 등과 같은 자연재해와 함께 계속되는 부족․민족 간의 갈등, 전쟁, 종교 간의 전쟁, 인종말살 등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인재”도 있다. 또한 19세기 서구 강대국에 의해 자행된 식민지 정책에 의한 강제점령, 착취, 문화말살 등으로 피압박 민족(국가)이 오랫동안 겪게 되는 민족의 아픔은 “역사적, 민족적 재난”의 한 모습으로 오늘 날 지구촌 여러 곳에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많은 나라들은 21세기 기술문명 사회에 공존하고 있으면서도 “자연재해”와 함께 “역사적, 민족적 재해 (재난)”을 겪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 19세기 이전부터 진행된 “노예매매”와 식민통치가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종식되고 민족국가들이 새롭게 재건되었다. 그러나 그 소수민족들이 100-200년 기간 동안 지배를 받으며 “유산”으로 받은 삶을 계속 겪어야 하는 재난은 “역사적, 민족적” 인간재난의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있어서 쉽게 근절되지 않은 채 그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들의 고난은 “복합적 재난”의 난제를 나타내고 있다. 그 백성들이 겪고 있는 재난의 사슬에서 그들을 해방시키려고 노력하는 국제사회NGOs, 종교계 등이 지금까지 시행해 온 국제구호, 국제원조, 국제개발 등과 같은 전통적 방법으로는 의도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겪고 있는 재난의 뿌리 속에는 지난 18세기로 부터 20세기에 걸친 인류사회의 강대국들이 저지른 죄가 오늘 21세기까지도 그 죄 값을 인간사회가 치루어야 하는 영적 안목과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오늘의 비극적 지구촌의 무대 중앙에서 한국교회와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인류구원”의 각본에 따른 “주역”을 맡아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금번 “재난의 현장인 라이베리아”를 중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 어떤 깨달음을 얻고, 우리로 하여금 어떤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해야 할 것인지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선교사역의 결단을 갖게 되길 바란다. 이미 한국교회의 선교사, 한국 월드비전을 비롯한 기독교 NGOs, 한국정부기관(개발관련부서, 예:KOICA)들이 라이베리아에서 구호․개발․옹호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Ⅱ.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재난의 현장이 있는 나라

  수도 몬로비아 시의 외곽지대에 있는 “국내피난민 캠프” 건설의 역사적 배경

  라이베리아는 아프리카 서해안에 위치한 나라로 씨에라리온, 기니아, 아이보리코스트(옛명칭), 그리고 해안선을 접경으로 둔 작은 나라로, 국토의 크기는 99.450평방Km, 인구는 300만 명(1996)이었으나 현재 계속 감소되고 있다.

  열여섯 개의 부족(인종), 18개의 정당, 짧은 기간 동안에 21명의 대통령이 선출되었고, 임시정부 하에서 다섯 명의 대통령이 선출된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한 국가이다. 7개의 부족언어가 사용되고 국가의 공용어는 영어이다.

  1822년 미국에서 해방된 많은 노예들을 아프리카에 정착시키려는 정책에 의해 라이베리아(자유의 나라)를 건설하고, 수도는 미국의 제5대 대통령, 몬로(Monroe, 1817-1825)의 이름을 따서 “몬로비아”(Monrovia)라고 칭했다.

  1947년에 독립했으며 14년간 (1989-2003)의 내란으로 국토는 황폐되었다. 1백50만 명의 국내피난민이 생겼으나 국내피난민 캠프에 수용될 수 있는 인원은 20만 명 정도이다. 몬로비아 외곽지대에 있는 국내피난민 촌에는 약 4,000여 명이 비좁은 시설에서 연명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기독교국가라고 하지만 37% 만이 기독교인이고 50% 이상이 토속신앙, 13%가 모슬렘이다. 인구 300만 중 44%가 15세 미만이고, 학교재학은 17% 정도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지니고 있다.

Ⅲ. 국내 부족 간의 갈등과 내란, 그리고 그 후유증

  다양한 부족 간에는 부족장들 간의 세력다툼으로 내란이 계속되었고, 1847년에는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정치 지도자들 간의 문제가 절정에 다라서 부족 간의 참혹한 전쟁이 일어났다. 이때 약 30만 명의 라이베리아 국민들이 총탄, 기아, 질병으로 사망했다. 이렇듯 신생국인 라이베리아는 건국 당시부터 뿌리 깊은 적개심과 내란의 씨앗이 심겨져 있었다.

  20세기 후반 (1982-2003)에 있었던 14년간의 내란은 70%의 국민에게 전기를 제공하던 국가소유의 발전 댐이 파괴되어 현재까지도 복구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수도에 공급하던 상수도 시설이 파괴되었고, 보건제도, 의료제도, 교육제도가 모두 낙후된 상태이다. 공무원의 봉급이 낮고 그것마저 제때에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대부분이 극단적 빈곤 속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상수도 시설이 제대로 안된 도시들에서는 생수를 마시지 못하고 또 수인성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오염된 강물로 연명하고 있으며, 위생시설이 없는 상태에서 강물의 오염은 악화되고 있다.

  부족 간의 전쟁 중 피난 갔던 사람들이 인접국가에서 돌아오고 있으나, 주택이 없어 임시초막에서 살고 있다(피난민 캠프). 특별히 소년, 소녀병으로 강제 징집되었던 청소년들 대부분이 인간 살인과 파괴의 가치와 습성에 젖어 피난민 귀환공동체 적응에 큰 어려움을 제공하고 있다.

  Ⅳ. 외원기관의 복구활동과 치안유지

  라이베리아의 큰 도시에는 4만 여 명의 전투병들이 있었다. UN평화군의 개입으로 평화수립, 재건, 화해, 무장해제, 정착, 사회통합의 엄청난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했다.
  2003년 UN라이베리아(UNMIL)이 창설되어 2003년부터 그 임무를 시작했고 라이베리아 16개 카운티 중 6곳에 UN군을 주둔시켰다. 약 15,000명의 평화군이 주둔했는데 이는 당시 가장 많은 UN평화군의 파견이었다.

  라이베리아 정부와 국민들은 UN, 타국정부, 국제NGOs, 그리고 종교단체가 라이베리아를 도와주기를 갈망하고 있으나, 복구비용이 너무나 크고, 또 정치적 부패, 도덕․윤리적 문제로 인해 해외원조를 받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이베리아의 독립은 명목뿐이고,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아직도 19세기와 20세기 전반의 “식민통치”의 영향을 계속 받고 있다. 민족정신과 역사의식, 문화의식 등을 송두리째 빼앗고 파괴해 버린 서구 강대국이 자기들이 지배하여 온 약소신생국의 재건 (특히 영적․정신적 재건)을 게을리 한 “역사적 재난”의 시각으로 라이베리아의 재난 문제를 다시 새롭게 조명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기독교계의 영적, 역사적 각성이 21세기 교회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Ⅴ. 몬로비아 국내피난민촌(캠프), 재난의 현장에서의 사역

  몬로비아를 중심으로 한 라이베리아의 여러 지역에는 이미 한국선교사, 한국 정부지원기관(KOICA), 한국 국제NGO들이 구호․개발 활동을 전개하여 왔다. 한국 월드비전도 국제 월드비전 산하에서 라이베리아 월드비전과 함께 “구호․개발․옹호” 사업을 전개하여 왔다. 주로 아동결연 사업을 중심으로 한 교육, 의료, 식수사업 등을 전개하여 왔다.

  “몬로비아 국제 피난민촌”을 내가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는 2005년으로 월드비전 해외사업팀, 김혜자 친선대사, 온누리교회 의료 및 미용 선교단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피난촌의 환경은 최악의 상태로, 주거, 위생, 보건, 상수도․하수도 시설, 도로망(길) 등이 용납될 수 없는 원시적 상태였다. 더욱이 의료시설, 교육시설은 전무한 가운데서 수많은 난민촌 사람들이 병마에 시달리고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들은 맨발로 쓰레기 더미와 진흙 속에 버려져 있었다. 이들은 중앙정부의 몬로비아 시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절망과 고통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럼에도 월드비전과 그 외 몇 개의 국제NGO들이 구호사업을 계속하여 왔고 한국 월드비전도 이 피난민 캠프를 중심으로 구호․개발 사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진료팀(의사들, 간호사들, 약사들)의 진료가 시작되었는데 순식간에 장사진을 이루었다. 진료진이 그곳에서 치료할 수 없는 중증의 환자도 발견하였다. 대부분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사들이 조제를 하여 난민들에게 주었는데 필요한 약들이 오전에 떨어져 의료선교진의 눈물을 자아냈다. 그래도 이곳 난민들의 대부분은 자기 인생에서 개별적으로 처방된 약을 받는다는 것은 일생에 처음 경험한다고 했다.

  환자의 상태가 너무 나빠서 주거방문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진료진의 바쁜 일정으로 방문 진료는 제도적으로 할 수 박에 없었다.

  구할 수 있는 한 생명의 사망

  중년의 여성이 가족의 보조를 받으며 진료소에 찾아왔다. 왼쪽 가슴에는 어른의 주먹만한 “고름주머니”가 있었다. 의료진의 진단은 치아에서 생긴 고름이 흘러내려와 큰 고름주머니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담당의사는 그 자리에서 수술로 고름을 빼내고 항생제의 간단한 기본치료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 이런 수술은 입원치료가 필수적이었다. 멀지않은 국립병원에서는 이 환자를 수송할 수 없다고 했다. 이미 사망의 위험성을 가진 이 환자를 알고 있었다. 가족은 병원에 가서 죽으면 시체를 집으로 옮겨 올 교통수단이 없어서 그대로 집에서 사망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 생명을 꼭 살려야 하겠다는 한국 의료선교진은 병원과 가족을 설득하여 입원시켰고 수술을 받게 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항생제를 비롯한 기본치료를 소홀히 하였다. 아침에 그 환자가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한국이었다면 꼭 지켜줄 수 있는 귀한 생명이 라이베리아의 환경에서는 등한시 여겨진 것이다. 그리고 이 의료재난의 현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때 알게 된 한 소녀는 무릎의 질환으로 기어 다니며 가정 일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한국 월드비전과 온누리교회 의료선교회에서 그 소녀를 한국에 데려와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일어나 지팡이의 도움을 받으며 제 발로 일어나 라이베리아로 돌아갔다. 실로 기적과 같은 치유사역이 일어났다. 그 소녀는 라이베리아에 있는 한국선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

  재난의 현장에서 우리는 반드시 하나님과 동행하며 “누가 내 이웃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우리는 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떤 이웃이 되어야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또 반드시 “응답”해야 할 것이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누가복음 4장 18-19절)

  월드비전 비전헌장 (Vision Statement)

  "우리의 비전은 모든 어린이가 풍성한 삶을 누리는 것이며
   우리의 기도는 모든 사람들이 이 비전을 실현하게 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