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한 10대 원칙
허문영 (한복협 남북협력위원장/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 들어가는 말
최근 러시아 국책연구기관인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가 2020년대 후반 남북한이 실질적 통일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한 특별보고서를 발간했다. 주요 내용은 북한의 붕괴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퇴진이후 방향성 상실 위기에 처한 권부 실세들이 ‘개방파’(해외 정·재계와 연결되어 있는 군부 일부세력을 포함한 관료집단)와 ‘수구파’(군부·보안집단)로 나눠져 주도권을 다투는데 전자가 승리할 가능성 있다고 보고, 국제사회가 통제하는 임시정부가 수립돼 무장해제와 현대화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 결과 북한경제는 점차 남한 경제에 흡수될 것이고, 최대 100만 명에 달하는 김일성체제지지자들이 중국과 러시아로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무너지는 것은 아니나, 무너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는 것도 안이한 판단일 수 있음을 우리에게 깨우쳐 준다. 그리고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따른 점진·단계적 통일을 준비하는 것과 더불어 급변사태 대비에 대해서도 소홀함이 없어야 함을 시사한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를 유지하며, 통일을 맞이할 수는 있는 태세를 여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평통 내부토론에서 발표된 보고서(2011.5)는 우리 사회가 통일에 대한 준비를 많이 못했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우리 국민 통일의식의 문제점으로 ‘의지의 박약’ ‘확신의 부족’ ‘통일비용에 대한 이중적 접근’ ‘다른 의견에 대한 배타성’ ‘주인의식의 부재’ 등 5가지를 지적했다. 우리 청소년들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통일에 대해 더욱 부정적 태도를 보여주는 조사결과도 있다. 반면에 안보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가 평화적으로 통일이 되려면 적어도 환경·능력·의지 3가지가 구비되어야 한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이 주체적으로 풀어가야 할 민족문제이자, 주변 4국(미·일·중·러)의 국익이 걸려있는 국제문제의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4국 미·일·중·러의 남북한의 민족통일에 대한 우호·협력적 태도로 나타나는 국제환경, 평화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남북한의 정치·경제·사회·군사적 능력으로 표출되는 객관적인 국가 능력, 남북한 지도부 및 국민의 통일에 대한 열망으로 표현되는 주관적 의지가 그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3가지 모두 다 미흡한 상태에 있다. 그러면 지금 우리 기독인들이 민족의 숙원이자, 민족복음화의 기초가 되는 평화통일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10대 원칙을 제시해 본다.
2. 10대 원칙
첫째, 통일보다, 먼저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자. (Direction 마 6:33)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러나 통일보다 더 궁극적인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 나라’이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선포하셨던 말씀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였다. 우리도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해야 한다.(마6:33) 그리하면 우리 기독인의 소원인 복음적 평화통일은 선물로 주어질 것이다.
복음적 평화통일이란 남한과 북한이 복음 안에서 평화롭게 하나가 되고, 평화를 함께 이뤄가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통일국가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 이 땅에 구현되는 나라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먼저 상대방인 북한을 변화시키려고 애쓰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우리의 통제력 범위 내에 있는 우리 사회에서부터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도록 노력하자. 이런 맥락에서 IMF 위기사태(1997), 북핵 위기(2002)와 2차례 북핵 실험(2006, 2009)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통해 유다에게 음란과 부정부패와 거짓 문제를 경고하셨다. 오늘 우리사회는 어떤가? 민족의 숙원이자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한반도 문제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 삶의 모습을 반성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둘째,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하나님 말씀에 굳게 서자.( the Word 수 1:7-9)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 인식과 입체·초월적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북한 및 한반도 통일문제가 분단 65년이 지나도록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진 구조적 문제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있어 극우 또는 극좌적 극단주의는 도움이 안 됨을 분명히 해야 한다.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두 눈을 주셨으니, 두 눈을 다 활용하여 좌와 우를 함께 보아야 한다. 한 눈으로만 보면 사물의 입체감과 원근감을 상실하여 제대로 볼 수 없듯이, 북한과 통일문제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한반도 문제의 이중성을 유념하여 민족적 차원과 국제적 차원을 모두 중시하는 균형적 자세를 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입체·초월적 관점을 확립해 민족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자. 입체적 관점이란 좌우 대립의 1차원적 관점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전후(과거·미래의 시간적 맥락), 상하(천·지·인의 관계적 맥락)도 함께 살펴보자는 얘기다. 오늘의 문제들을 과거 우리 민족의 쓰라린 역사와 연계해서 심층적으로 반성하되, 미래 우리 민족의 발전방향과도 연결해서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태도이다. 나아가 우리 선조들이 갖고 있던 하늘과 인간과 자연에 대한 겸허한 태도를 다시 살려서 분쟁의 국제사회와 악화되어가는 자연환경에 참된 평화를 가져오는 노력도 병행하려는 태도를 뜻한다. 초월적 관점이란 지금 여기에서 실패로 보일지라도, 그것이 하나님 말씀과 뜻에 순종한 결과라면 그것은 결국 성공이라는 자세를 견지함을 의미한다.
셋째, 현실을 넘어, 미래 비전을 갖자 (Vision 사 19:23-25)
동아시아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동안 세계 중심은 서진해 왔다. 4세기부터 14세기까지의 중세시대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문예부흥과 종교개혁이후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근세시대는 대서양을 중심으로 문명의 꽃을 피웠다. 그리고 21세기 태평양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문명 시대가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태평양 인접국가들이 주고받는 무역총액이 대서양 인접국가들의 무역총액을 1996년부터 앞서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1년 현재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를 이끌고 가는 G-2 시대를 열기 시작하였다.
이제 21세기 태평양 시대에 우리 민족 또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접점에서 대결의 상태로 더 이상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지난 시기 한반도는 대륙의 힘이 강할 때에는 대륙의 영향력 하에 머물게 되었고, 해양의 힘이 절대적일 때에는 해양의 속국(일제의 식민지)이 되었다. 그리고 대륙과 해양의 힘이 팽팽하게 대결할 때, 한반도는 분단국(미일 대 중소 대결구도하의 남북한)으로 전락하였다. 따라서 우리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 할 뿐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 인류의 공동발전에 이바지하려는 의지를 갖고 통일문제를 진취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나아가 성경 말씀에 기초해서 복음적 평화통일을 이뤄 ‘주님의 산업’(선교)을 담당하는 민족으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여, ‘주님의 백성’ 미국과 ‘주님의 피조물’ 중국과 함께 세계선교를 위해 달려 나가는 비전을 현실화하자. G-3 시대를 준비하자.
넷째, 스마트 파워를 넘어, 온전한 힘을 키우자 (Whole Power 슥 4:6)
Smart Power (Hard Power +Soft Power) + Spirit Power
미국 하버드대학교 케네디대학원장 조셉 나이(Joseph S. Nye, Jr)는 미국이 21세기에도 패권국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군사력·경제력과 같은 경성권력(Hard Power)과 가치관·문화·매력과 같은 연성권력(Soft power)을 적절히 병행하는 ‘똑똑한 힘(현명권력)’(Smart Power)을 구사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오바마 정부도 ‘Smart Power'시대를 지향할 것임을 선언했고, 영국 경제전문지 Economist는 2010년에 가장 자주 쓰일 단어로 ’Smart'를 꼽았다.
그러나 한국으로서는 Hard Power와 Soft Power를 증대시켜 Smart Power를 열심히 키워도 한정된 자원과 영토로 인해 주변 4대강대국의 국력을 넘어서기가 결코 쉽지 않다. 우리 민족이 세계를 섬기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의 국력이 필요하다. 다름 아닌 총체적 국력인 ‘온전한 힘’(Whole Power: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와 스피릿 파워)이다. 다만 우리가 영적 힘(Spirit power)과 총체적 국력(Whole Power)을 크게 키울지라도, 독선적인 나라가 되면 국제사회에 큰 화를 끼칠 수 있음은 늘 조심해야겠다. 그래서 군사력과 경제력의 패권과 정복의 힘에 의한 Pax Koreana가 아니라 십자가의 사랑과 섬김의 힘에 의한 Shalom Coreana를 지향해야 한다.
다섯째, 세속적 가치관을 넘어,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하자. (Biblical World view 고후 10:5)
기독교세계관에서 볼 때 한반도문제는 ‘초림과 재림사이’(Between the Times)의 청지기직(stewardship)와 제자도(discipleship)의 과제와 연결되어 있다. 기독교세계관에서는 이 세상을 창조-타락-구속-완성의 역사관에 의해서 파악한다. 예수님 초림으로 하나님 나라는 이 세상에 임했으나, 하나님 나라는 예수님 재림으로 절정에 이른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임했으나,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already but not yet) 우리 기독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안에 ‘불가능한 가능성’(impossible possibility)에 도전하며, 지나친 낙관주의도 아닌 지나친 비관주의도 아닌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기독인들은 한반도 통일문제도 이런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한반도 분단이 3중적(1945년 국토분단, 1948년 체제분단, 1950년 마음분단)으로 이뤄졌듯이, 한반도 통일 또한 3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의 한국교회의 기도로 인해 통일은 이미 우리 마음에서 시작되었고, 앞으로 계속 이뤄져 갈 것이다. 그러나 완전한 통일은 우리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오직 예수님의 재림에 의해서만 완성될 수 있음도 유념하자.
여섯째, 조롱과 멸시를 넘어, 상생적 대북정책 기조와 통일대전략을 수립· 실천하자.(Grand Strategy 롬12:19～21)
북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자세가 바뀌어져야 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북한을 조롱과 멸시, 타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런 자세는 화해와 통일 그리고 통일한국의 국민통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북 대결론적 자세에서 상생론적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forgive but don't forget)(사 43:18, 46:9) 그리고 사랑하자. 한국전쟁과 수많은 남북 갈등의 역사에 따른 원한과 미움 그리고 증오에 더 이상 집착하지 말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일들이 일어났던 원인과 배경에 대해서는 늘 유념하여,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자.
한반도 문제는 복합적인 문제이다. 한반도문제에는 북핵문제와 더불어 북한의 경제난, 인권문제, 대량살상무기 문제, 급변사태와 같은 북한문제가 있고, 우리 민족의 미래가 걸려 있는 통일문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국경을 접한 중·러의 영토적 이해관계와 정치·군사·경제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미·일의 국가이익과도 연계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북핵문제를 비롯한 북한의 식량난, 경제난, 대량난민발생 등과 같은 여러 문제를 직면할 때 마다,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대책을 복합적으로 마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대처와 북핵문제 해결방안도 이 같은 관점에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핵정책과 대북정책 그리고 통일정책간에 유기적 연관성을 갖고 마련해야 한다.
분단 70년을 넘기지 않도록 목표를 갖고 노력해보자. 2015년까지는 국토장벽을 넘어 남북한 국민이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 정도의 통일을, 2018년까지는 남북연합을 이뤄 광의의 체제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2023년에는 완전한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통일 시간표를 세워보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보자. 우리로서는 급변하는 21세기 태평양시대에 민족 숙원인 한반도 평화와 평화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동아시아 정세의 변화 현황을 지정학적‧지경학적‧지문화학 차원에서 함께 정확히 읽어낸 토대 위에 주변 4국의 국가전략을 중‧장기적으로 분석한 후, 우리의 통일대전략(Grand Unification Strategy)과 북핵·대북‧통일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 1> 북핵‧대북‧통일 정책과 통일대전략의 관계
한반도문제 ← 통일대전략
통일문제
북한문제
북핵문제
통일정책
대북정책
북핵정책
일곱째, 갈등과 대결을 넘어, 무지개전략과 십자균형의 목자외교로 주변국가와 평화를 이루자 (Peace 롬12: 18)
향후 한반도 및 동아시아 변화를 잘 관리‧대처할 수 있도록 무지개전략과 십자균형외교 추진을 적극 검토해보자. 무지개전략이란 국격을 고려한 품위와 호연지기를 갖고 국력을 키우며, 미국과 동맹관계를 재정립하되 21세기 미래지향적으로 강화하고, 이 축을 토대로 대북관계를 밀접하게해서 동심원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변 3국(중‧일‧러)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도 적극적 지지국가(EU, 베트남, 인도, 호주 등)를 확보해서 국제사회에서 일정한 목소리의 주도세력이 되는 것이다. 십자균형외교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접점에 있는 한반도가 미‧중‧일‧러 주변4국 모두와 선린‧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하여 평화‧번영지대가 되도록 하는 외교를 뜻한다.
목자외교(Pastor Diplomacy)란 용서하되 잊지 않고, 두려워아니하고 사랑하되 조심하는 외교다. 북한의 공산화통일전략과 주변4국의 대한반도 영향력확대경쟁외교의 각축 속에서 우리는 남북한 관계개선과 동아시아 평화를 끊임없이 구축해나가는 동시에 우리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복음 안에서 이뤄나가야 한다. 핵무기개발을 통해 ‘독수리’ 미국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는 ‘독사’ 북한과 4마리 맹수인 ‘곰’러시아, ‘사자’중국, ‘악어’일본, ‘독수리’미국으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이 살 길은 함께 맹수 ‘호랑이’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 수준 높은 ‘인간’ 그 중에서도 제일 인격적인 ‘목자’로 발전해서 맹수들의 전쟁을 끝내고 ‘사자와 어린양이 함께 뒹구는 세계’를 이뤄감을 뜻한다.
여덟째, 북핵문제를 넘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복음적 평화통일을 병행 추진해 나가자. (Together 마 10;16)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복음적 평화통일 추진과정에서 반드시 이뤄가야 할 과제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 북핵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전제는 모두 동의하나, 각국의 상충하는 이해관계에 따라 그 추진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북핵문제 해결은 새로운 한반도 평화구상 구축과정과 병행 추진하도록 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로드맵을 미국·중국과의 긴밀한 협의 위에 준비하도록 한다. 우리는 북한 및 미국과 달리, 새로운 한반도 평화구상 추진과정을 보다 복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비핵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핵문제에 대한 6국의 입장(목적‧조건‧절차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단순 국제공조에 의해서는 해결하기가 어렵다. 북핵문제는 중국의 지적처럼 아직 북한이 전략적 포기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장기화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우 극단적 발상인 단계론(선 비핵화, 후 평화체제 구축)이나, 좌 극단적 발상인 분리론(핵‧경협 분리)에 의해 북핵문제를 풀기는 어렵다. 현상의 문제인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본질의 문제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때, 북핵문제 또한 부수적으로 풀 수 있다.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현상적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한반도평화체제 구축과 복음적 평화통일을 중심목표로 분명히 설정하고, 한반도 비핵화, 남북관계 발전, 동북아 협력체제 구축, 국내조치 시행(남한의 국민화합, 북한의 사회발전) 등 5대 목표를 균형‧병행‧창의‧신축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 2> 한반도평화프로세스 개념도
P
한반도
비핵화
남북관계발전
동북아
협력체제
P: 한반도평화상태
국내조치
한반도
평화체제
아홉째,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상생‧공영사업으로 안중근(나진‧선봉) 및 백범(철원) 프로젝트를 추진하자. (Co-prosperity 시: 22:28)
향후 우리 정부가 반드시 추진해야 할 두 가지 프로젝트가 있다. 하나는 ‘나진‧선봉 프로젝트’(안중근 프로젝트)이다. 개성공단이 민족화해‧협력을 위한 남북경협의 상징 사업이 된 것처럼, 나진‧선봉공단을 6국 평화‧협력을 위한 동아시아 경협의 상징사업이 될 수 있도록 시도해야 한다.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한반도문제는 민족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제문제이기 때문에, 한반도문제를 풀기위해서는 국제적 도움이 절대 필요하다. 따라서 나진‧선봉프로젝트를 통해 남북화해‧평화통일이 미국․중국․일본․러시아에게도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임을 사전에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시에 이를 통해 북한 경제발전 및 체제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북핵포기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업은 북한판 ‘마샬플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100년전 ‘동양평화론’을 외치면서 대한제국의 독립과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살신성인하신 안중근 의사의 정신과도 부합하고, 북한도 안중근의사를 존경하기 때문에 안중근 프로젝트라 명명하는 것이 역사적 과제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보다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하나는 ‘철원평야 프로젝트’(백범 프로젝트)이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정부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을 통해 동해와 서해에 남북교류협력의 물꼬를 텄다. 이제 다음 정부는 한걸음 더 나가 중부지방에 남북교류협력의 틀을 정착시킴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초석을 굳건히 해야 한다. 철원내 비무장지대 내에는 40평방km이상의 평야가 자리잡고 있다. 남북한 농업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의 최우선 과제인 식량난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지리적 중심지인 X자형 국토종단구조의 교차점으로 교통의 요충지로서 민족교류협력 활성화의 토대가 될 수 있다. 나아가 궁예의 태봉국이 있던 지역으로서 남북한 역사학자들의 공동연구와 발굴을 통해 통일학술교류협력의 초석을 놓을 수 있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이 광활한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사익(私益: 개체적 이익)에 기초한 자본주의 체제나 공익(共益: 집체적 이익)에 기초한 공산주의 체제가 아닌 홍익(弘益: 공동체 이익)에 기초한 제3의 체제도 실험해 봄으로써 통일한국의 구성방향을 대립의 양극이 아닌 상생의 3원체제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도 적극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일찍이 남북화해․협력․공생의 길을 찾기 위해 평양으로 협상의 길을 오르신 백범 김구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민족의 활로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 구현을 위한 제3의 길을 개척해 본다는 점에서 백범 프로젝트라 명명해 보는 것도 의의가 있겠다.
열째, 이 모든 것들의 실현을 위해, 더욱 더 기도에 힘쓰자. (Pray 렘29:10-14)
우리의 복음적 평화통일문제는 혈과 육과 관련된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영적 세계와 관련된 복합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과거 분단 독일시대 동독 라이프찌히 성 니콜라이교회에서 진행된 월요평화기도회가 독일통일을 하나님의 시간에 놀라운 방법으로 이뤄내는 데 기여한 바가 대단히 큼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민족 화해와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운동을 전개하자. 북한선교와 복음통일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창구는 크게 5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접촉 및 교류·협력을 통한 정문(앞문)선교, 중국 만주벌판을 유랑하고 있는 탈북동포들의 복음화를 통한 후문(뒷문)선교, 유진벨·선명회·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등 국제기구의 대북지원 사업 동참을 통한 측문(옆문)선교, 극동방송·기독교방송과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한 윗문 선교, 새벽기도·심야기도·금식기도·작정기도 등을 통한 영문 선교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제일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기도를 통한 영문 선교일 것이다.
3. 맺음 말
사실 우리 민족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 차원에서 볼 때, 자유민주주의 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 대립과 선진국 대 후진국의 남북갈등, 국내적 차원에서 볼 때 압축 고도성장에 따른 자본주의의 다양한 병폐현상 만연과 세대간 갈등 심화 그리고 영남 호남 충청의 지역갈등구조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우리 사회에 농축되어 있다. 남북한간에는 분단 65년을 넘도록 상호 불신과 증오를 심화시켜 왔다. 북한은 아직도 쉽게 믿기 어려운 공산주의 체제를 지속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문제들을 단숨에 풀 수 있는 길은 없다. 다만 주님 안에서 우리의 진실함과 꾸준함만이 그 해법이 될 것이다.
첫째부터 셋째까지의 원칙(Direction, the Word, Vision)은 우리의 복음적 평화통일 의지를 키우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부터 여섯째까지의 원칙(Whole Power, Biblical World View, Grand Strategy)은 우리의 능력을, 일곱째부터 아홉째(Peace, Together, Co-prosperity)까지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열 번째 원칙인 기도(Pray)를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기를 간절히 간구해야 한다.(잠16:1)
우리가 기도 가운데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서 낙심하지 않고 꾸준히 전진해 나갈 때, 주님께서는 주님의 시간에 주님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가나안 땅 ‘통일한국’을 허락하시고, 세계 으뜸 되는 민족으로 도약케 하시고, 주님의 지상명령을 실천하는 하나님 백성으로 축복해 주실 것이다.(신 28: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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