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와 담임목사에게 듣는다



영등포교회 원로목사  김 승욱



   본인이 영등포교회에 전도사로 부임한 때는 1975년 11월 중순이었습니다. 신대원 졸업반 때 전도사로 청빙되어 영등포교회에 부임하여 1978년 5월에 경기노회(지금은 영등포노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곧 미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2년 반 정도 방지일 목사님 밑에서 목회를 배웠는데 3년쯤 방지일 목사님 밑에서 목회를 더 배웠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금도 아쉽게 생각하며 방지일목사님 밑에서 짧지만 2년 반 목회를 배웠다는 것이 본인에게는 하나님의 큰 은혜였다고 생각합니다.

   전도사로 방지일목사님을 모실 때 방지일목사님께서는 이것, 저것 하라고 지시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알아서 하도록 행동하셨으며 모든 면에서 솔선하여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혹시 실수하는 일이 있어도 책망하시지 않으셨습니다. 1984년 2월에 다시 담임목사로 부임한 후에 방지일 목사님을 원로목사님으로 모실 때도 교회 문제로 상의드리면 이렇게 할. 저렇게 하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제가 결정하도록 약간의 조언만 하셨습니다.

은퇴하신 후에 때로 결혼주례, 장례집례를 부탁드려도 사양하시고 절대로 하락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꼭 한 번 결혼식 주례를 하셨습니다. 영등포교회 원로장로님께서 화요일에 세상을 떠나셨는데 유족이 5일장을 원해 토요일에 교회장으로 장례식을 본당에서 거행하게 되었으며 같은 날 장로님의 자녀가 본당에서 결혼식을 하게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방지일 원로목사님께 결혼식주례를 부탁드렸더니 방지일 원로목사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산소가 오류동에 있으니 하관식을 마치고 와서 충분히 주례할 수 있다고 허락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정드렸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에 비록 장로님 댁이라고 본당에서 아침에 장례식을 거행하고 오후에 결혼식을 하게 되는 것이며 목사가 장례식을 집례하고 결혼식주례를 하는 것이 주혼측 가정에 죄송하기도 하고 기분도 좋지 않을 것 같으니 이 결혼식 주례는 원로목사님께서 하셔야 한다고 사정 사정하며 며칠을 졸라 겨우 승낙을 받고 결혼식순서지도 인쇄했습니다.

   하관식을 마치고 교회로 돌아오니 결혼식 시작 시간보다 한 시간 전이였습니다. 방지일 원로목사님 말씀이 김 목사가 왔으니 결혼식주례를 저보고 하시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본인의 대답이 결혼식순서에 원로목사님께서 주례자로 되어있으니 원로목사님께서 하셔야 한다고 부탁드려서 결국 방지일 원로목사님께서 결혼식주례를 하셨습니다. 이렇게 모든 일에 담임목사가 주관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대로 행동하셨습니다. 이런 어른을 본인이 원로목사님으로 모실 수 있다는 것이 본인에게 큰 복이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시무할 때는 매년 5-6개월은 외국에 집회를 다니셨습니다. 국내에 계실 때는 매월 첫 주일 설교는 방지일 원로목사님께서 하셨으며 교회 임직식 때도 방 지일 원로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그리고 교인들의 애경사에 모시고 다녔으며 설교는 원로목사님께 부탁 드려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방지일 원로목사님께서 교인들의 사정을 본인보다 더 잘 아시므로 그 가정에 가장 맞는 말씀을 전하시기 때문입니다. 교인들도 방지일 원로목사님을 모시고 가면 아주 기뻐하시고 좋아하십니다.

   본인은 담임목사로 원로목사님을 모셨으며 지금은 본인도 영등포교회 원로목사가 되었습니다. 방 지일목사님께서는 본인이 은퇴하고 새로 목사님이 부임한 후부터 영등포교회에 일체 출석하시지 않으셨으며 본인도 영등포교회를 은퇴한 후 집이 준비될 때까지 본인이 시무할 때 살던 사택에 머물다가 은퇴한 이듬해에 주택을 마련하여 이사한 후부터 본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한 교회에 두 분의 원로목사기 있어 새로 부임하신 담임목사에게 부담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