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2011.311 월례발표회


평화통일 발표에 대한 응답
                                        






박경조 주교( 성공회, 전 NCCK회장)






  “공산주의와 싸우는 것은 사탄과 싸우는 것이며 적그리스도이다......남한에서 친공반미세력을 모두 없애주시고 김정일도 제거해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복음과 상황 제 180호에서 인용)
2010년 ‘북한 동족과 탈북자들을 위한 통곡기도회’가 열린 어느 교회에서 있었던 유명한 목사님의 발언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보수적인 교회지도자들의 대북한관이 어떤지를 잘 말해주고 있는 대목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성공회 성직자로 목회를 해왔고 그러는 동안 NCCK의 일원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그동안 북한도 여러차례 다녀왔고 여기저기 통일관련 회의나 세미나에 참석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교로 재임하고 있던 2007년에는 전세계 성공회 평화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였고 금강산에서 성공회 세계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면서 전세계 성공회는 한국의 분단상황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기도해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우리 민족 서로돕기 상임공동대표로 인도주의적인 북한돕기 사업에도 참여하였으며 북한의 학생들을 영국으로 불러내어 공부를 시키는 장학프로그램을 주선 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진보주의 진영에서 말하는 평화통일 얘기는 많이 들을 수 있었지마는 복음주의 계통에서 주최하는 모임에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명혁 목사님이 저를 초쳥했을 때 복음주의 입장에서는 통일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배우는 심정으로 여기에 참석하였습니다.
3월10일 모일간지는 “현재의 한반도 상황 한국전 이후 가장 위험”이라는 제목으로 영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공개한 보고서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이 연구소는 2011년 군사균형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절박하고도 불확실해 보이는 권력승계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과 같은 공격이 발생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도발은 한국의 군사력 증강결정으로 강화됐다고 보고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두차례 핵실험을 한 북한은 현제 핵탄두 4-8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하였습니다.  
이런 와중에서도 한국 교회는 돈자랑에 감투싸움에 정신을 팔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시기에 복음주의 협의회의 통일문제 발표회는 참으로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7년 제가 NCCK회장으로 있을 때 한기총 대표회장을 만나 부활절 연합예배를 함께 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날의 헌금은 북한의 어린이들을 돕는데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부활절 연합예배를 보고 난후에 상당한 헌금이 모여서 이돈을 북한에 전달하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함께 북한을 방문하고 헌금을 전달하자고 한기총에 제의를 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럼 제3국에서 조그련 사람들을 만나 전하자고 했지만 그 안도 역시 거부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북한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이 이런 정도이구나 하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 발제문을 읽으면서 저는 저의 잘못된 생각을 고쳐야 했습니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서 평화통일을 위한 전체 연대를 모색해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자리에서 한국교회 전체가 개교회와 교파를 초월해서 한국 교회 평화통일을 위한 큰 연대를 해 주실것을 제안합니다.

   저는 평화통일을 향한 선교적 과제를 위해 한국교회가 묻고 대답해야 할 신학적 질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첮째로 한국교회는 공산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한국 교회가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평화통일 운동은 그 방향을 달리하게 될 것입니다. 공산주의는 우리가 말살시켜야 할 최대의 적이며 사탄의 집단으로 인식한다면 한국의 기독교는 북한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없습니다. 어떠한 수단을 쓰던 북한이라고 하는 집단은 없애야 할 적이기 때문입니다. 전쟁으로 무너뜨리든 기도로 무너뜨리던 체제의 우월성으로 무너뜨리던 어쨌든 없애야 할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인식하에서는 언제나 전쟁의 위험과 대결과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두번째는 한국 교회는 북한의 공산체제를 현실적인 존재로 인정하고 대화할 수 있는가?
우리가 다원주의적인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해야만 합니다. 다원종교시대에서는 불교와 유교와 같은 이웃종교를 극복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그들의 존재를 인정해야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우리와는 다른체제이지만 그것을 극복의 대상으로 보지말고 그 체제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한국교회의 배타적인 신학적  입장을 극복할 수 있는가?
  세번째로 호전적인 북한을 한국교회는 평화의 동반자로 여길 수 있는가? 북한에 대한 적대감이나 미움을 넘어서서 평화로운 민족공동체를 함께 세워나갈 수 갈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의 믿음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질문은 북한의 변화보다는 남한교회 자신의 배타적인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대결과 갈등의 구도를 피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복음은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거나 남을 설득한다고 해서 복음의 가치가 드러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복음의 가치는 먼저 우리 자신안에서 교회안에서 설득력을 가져야만 합니다. 복음이야 말로 우리가 고백하는 최고의 가치요, 우리를 살릴 수 있는 진리임을 우리스스로 증언하고 증거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북한사회를 복음화 하기 전에 우리의 교회가 먼저 복음화되어 하느님의 나라를 실현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는 돈의 힘과 권력의 힘을 우상시하고 있으면서 남에게는 복음의 가치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북한이라고 하는 호전적인 체제 앞에서 한국교회는 복음을 살아야 하고 하느님 나라를 우리안에서 먼저 실현해야 하며 하나님의 절대주권 앞에 복종하는 삶의 모습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은 상대방의 존재를 먼저 인정하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원수로 바라보는 상대에게도 하나님은 비를 내려주시고 해를 비쳐주시며(마5;45) 사랑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남북 분단의 상황에서 복음의 진리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한국교회는 성경적으로 진지하게 묻고 대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난후에야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실천 방안이 나올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동안 경험했던 통일운동의 흐름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은 대강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1)1950년대의 북진통일론.- 공산주의 말살
공산주의는 하나님을 부인하고 기독교를 궤멸하는 집단. 따라서 공산주의와의 공존은 불가능하며 없애야 할 존재. 1956년 조봉암씨가 평화통일론을 주장하다가 간첩죄로 처형당함
2)1960년대의 선건설 후 통일
북한과 남한의 체제 경쟁을 통해 남한의 우월성을 확보한후 흡수통일
wcc웁살라대회에서 월남전 반대와 규탄성명. 중국의 유엔가임촉구. 공산주의 국가들의 교회와의 교류를 촉구함. 이로 인해 한국교회는 wcc를 용공으로 규탄함
3)197-80년대 선평화후 통일  
지나친 반공주의를 지양하고 남한사회의 모순과 불의에 대해서 고발하기 시작. 남한사회의 부익부. 빈인빈의 부조리를 시정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으로써 공산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 평화적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남한에 먼저 사회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 그리하여 통일과 민주화 운동이 병행하는 시기. 이 때 한국 교회는 통일 문제를  교회의 선교적 과제로 인식하기에 이름. 그리하여 1988년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의 선언”이 발표됨.
  쳦째 한국교회는 분단의 구조속에서 안주하며 이념을 종교적 신념처럼 우상화하고 북한동포들을 저주했던 죄를 고백.
  둘째 통일의 원칙을 제시-7.4공동성명의 3원칙(자주, 평화, 민족대단결)과 민주적 참여와 인도주의 원칙을 추가.
  셋째 남북교회간의 교류방문, 민족교회 공동체 형성. 1995년의 희년통일 선포. 한반도의 평화유지와 전쟁방지를 위해 평화협정체결, 주한미군 철수, 군사의 감축, 핵무기 철거등을 촉구(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남북간에 신뢰회복이 확인되며 한반도 전역에 평화와 안정이 국제적으로 보장되었을 때에 한해서)
4)1990년대 한민족 공동체 통일
이념적인 논쟁이나 경쟁으로는 한계가 있음으로 한민족이라는 공통점을 매개로 해서 서로 교류하고 평화를 유지. 증대하여 통일에 이르도록  하자는 주장이 제기됨.
그리고 교회와는 별도로 김대중 노무현정권의 햇볕정책에 이어 이명박정권의 “비핵.개방.3000”에 이르고 있으며 지금 현제 가장 심각한 전쟁의 위기앞에 노출되어 있음.
한국교회의 통일론은 크게 3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첮째 북진통일론 내지 흡수통일론입니다.
둘째 복음의 정신에 입각한 민족화해의 통일론입니다.
  통일 자체보다도 남북한의 교류와 이해를 통한 평화의 정착에 무게를 두는 통일론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통일을 원하고 있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세 번째 다양한 사람들의 공존과 공영을 전제로 하는 민족대단결 통일론입니다. 이념과 체제의 차이를 넘어서서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공통분모를 민족으로 보는 것입니다.
4분의 발제문을 잘 읽었습니다. 모두 전문가로서의 혜안을 가지고 한국교회의 문제점과 통일운동의 신학적 성경적 실천적 문제들을 조목조목 지적해 주신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의 소감은 통일문제에 대한 복음주의 진영의 견해란 개인의 영혼구원과 교회선교에 중점을 둔 반공숭미 사상에 젖어 있을 것이란 저의 잘못된 생각을 크게 고쳐 주었습니다.
    교회가 평화 통일을 위한 화해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산상설교의 윤리가 필요하다고 하신 김영환 원장님의 말씀에 깊은 공감을 느낍니다. 남북한이 60년 이상 쌓아올린 미움과 적대감을 넘어서서 상호신뢰와 평화로운 민족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뛰어넘는 고차원적인 윤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그러한 윤리적 차원에서 양체제를 권면할 뿐만 아니라 비판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남한의 자본주의 사회도 복음의 가치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모순에 가득찬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남한 사회에는 하나님의 정의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수많은 교회와 기독인들이 살고 있는 남한 사회가 과연 하느님의 정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인지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윤리가 어떻게 현실적으로 변혁의 윤리로 작동할 수 있는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분단문제를 한국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전세계의 평화의 문제, 전인류의 문제로 보시고 한반도의 분단으로 인한 수없는 고통과 아픔 그리고 그것들이 교회에 남긴 부정적인 영향들에 대한 깊은 통찰을 주신 주 도흥 회장님의 발표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통일의 문제를 한국교회의 가장 큰 선교의 과제로 제시한 점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독일교회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해 한국교회가 이제는 이념도 뛰어넘는 복음의 놀라운 능력을 실천하고 체험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진정한 복음주의자의 외침을 듣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교회의 현실이 그렇지 못함을 깨닫고 오직 하느님의 은혜를 간구하며 기도 할 뿐입니다.
  조동진 원장님의 활동은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만 그동안 너무나 수고를 하셨고 통일에 대한 입장이 저와 너무나 같아서 큰 기쁨을 얻었습니다. 특히 남과 북의 정상들이 모든 나라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이루어지는 평화통일 조약에 서명하는 날을 꿈꾸고 기다리신다는 말씀은 다시 한번 저의 가슴을 뛰게 합니다. 남북한 어느쪽도 무너지지않고 함께 윈윈하는 통일의 꿈이야 말로 하느님께서 주신 꿈이라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평화통일에 대한 실천 방안을 말씀에 주신 허문영 대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아주 자세한 일정까지 제시하신것은 아주 도움이 됩니다. 좀 더 범기독교젹인 차원에서 이러한 운동들이 진행이 되고 힘들이 모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제 통일운동은 복음주의자들의 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한국 교회의 대부분이 복음주의자들이고 두 번째로 복음주의자들의 열정과 헌신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좀더 성경적이고 좀더 영적이고 좀더 복음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적대적이고 배타적인 접근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에 근거한 통일에의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진정한 통일신학의 확립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실이 암담할 수록 하나님이 주시는 꿈을 꾸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은 내세지향적인 복음이 아니라 개인과 현실을 변혁시키는 진청한 복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