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회개의 종교입니다.
박용규 (총신대학교 신대원 역사신학 교수)
서론
기독교는 회개의 종교입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회개 없는 종교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00파에서는 회개 없는 용서를 외치며 복음을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복음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것이라며 회개를 폄하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는 모습을 보며 조소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초대교회 오순절 성령강림의 역사가 강하게 일어나고 있을 때 눈물을 흘리며 통회하는 성령충만한 공동체를 보고 술취했다고 조소했던 것처럼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 한창 일어나고 있을 때 미국 예일대학교 교수 조지 래드는 그 현장을 집접 목도하고도 한국교회의 놀라운 회개운동이 일종의 군중심리 현상에서 발로된 것이라고 한국교회 대부흥을 평가절하시켰습니다.
또 다른 한국교회 일각에서는 회개를 외치지만 입술로만의 구호로 그쳐 마치 주님이 책망하셨던 훤칠한 무덤 같이 아무런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교회는 많은 것들이 시급하게 필요하지만 진정한 회개운동의 회복이야 말로 가장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적 사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회개는 성경과 기독교 역사, 영적대각성운동의 역사, 한국교회의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기독교의 생명력을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었습니다.
1. 신구약 성경과 회개
놀랍게도 회개는 신구약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래서 회개는 구약에서부터 매우 중시되고 있습니다. 동방의 의인 욥은 고난을 통해 자신의 죄를 깨닫고 진심으로 회개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한하고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하나이다.”(욥 42: 6) 위대한 하나님의 종 다윗은 나단의 경고를 받고 우리아의 아내를 범했던 자신의 죄를 철저하게 회개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시편 51편이 바로 그 시입니다.
1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좇아 나를 긍휼히 여기시며 주의 많은 자비를 좇아 내 죄과를 도말하소서 2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기시며 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 3 대저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 4 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주께서 말씀하실 때에 의로우시다 하고 판단하실 때에 순전하시다 하리이다 5 내가 죄악 중에 출생하였음이여 모친이 죄 중에 나를 잉태하였나이다 6 중심에 진실함을 주께서 원하시오니 내 속에 지혜를 알게 하시리이다 7 우슬초로 나를 정결케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를 씻기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 8 나로 즐겁고 기쁜 소리를 듣게 하사 주께서 꺾으신 뼈로 즐거워하게 하소서 9 주의 얼굴을 내 죄에서 돌이키시고 내 모든 죄악을 도말하소서 10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11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신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12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키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 13 그러하면 내가 범죄자에게 주의 도를 가르치리니 죄인들이 주께 돌아오리이다 14 하나님이여 나의 구원의 하나님이여 피 흘린 죄에서 나를 건지소서 내 혀가 주의 의를 높이 노래하리이다 15 주여 내 입술을 열어 주소서 내 입이 주를 찬송하여 전파하리이다 16 주는 제사를 즐겨 아니하시나니 그렇지 않으면 내가 드렸을 것이라 주는 번제를 기뻐 아니하시나이다 17 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하시리이다 18 주의 은택으로 시온에 선을 행하시고 예루살렘 성을 쌓으소서 19 그 때에 주께서 의로운 제사와 번제와 온전한 번제를 기뻐하시리니 저희가 수소로 주의 단에 드리리이다.(시편 51편)
이 얼마나 철저한 회개입니까? 자신의 죄에 대한 진심어린 반성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시편은 우리가 잘 아는 대로 150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다윗이 기록한 시편은 무려 73편이나 됩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시편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시편은 일곱편으로 6편, 32편, 38편, 51편, 102편, 130편, 그리고 143편입니다. 이들 모두가 다윗의 회개가 담겨진 회개의 시라는 점입니다. 시대가 변해도 다윗의 회개의 시를 두려운 마음으로 읽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모든 시편의 시들이 아름답지만 시편 중의 시편은 회개의 시였습니다.
다윗은 하나님 앞에 이렇게 자신의 죄악을 회개합니다. “다윗이 하나님께 아뢰되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이제 간구하옵나니 종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하니라.”(대상 21: 8) 다윗의 위대함은 그가 죄 없는 완전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죄를 범했지만 철저하게 회개의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회개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을 영적으로 연결하여 그 언약을 계속 유지시켜 주는 통로였습니다. 구약의 성도들이 진정으로 회개하고 죄에서 돌이켰을 때 하나님은 그들에게 긍휼과 자비를 베풀어주셨습니다. 회개는 구약의 핵심 사상이었습니다.
이것은 신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약에서 회개는 처음부터 복음의 출발이었습니다. 광야의 외치는 소리로 주의 길을 예비한 세례요한이 외쳤던 첫 마디도 6개월 후에 공생애를 시작하신 주님이 외쳤던 첫 말씀도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마 3: 2; 마 4:17)는 말씀이었습니다. 세례요한이 물로 세례를 준 것도 이스라엘 백성들을 회개케 하기 위해서였고(마 3 : 8) 예수님은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촉구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전한 공생애의 가르침의 핵심은 바로 이것입니다.
“가라사대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막 1: 15)
주님은 의인을 부르러 오신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눅 5:32) 제자들이 나가서 외친 것도 “회개하라”는 말씀입니다. 회개는 위대한 힘이었습니다. 느니웨 백성들이 요나의 전도로 회개하셨을 때 그들은 하나님의 구원 받은 백성들이 되었습니다. 주님은 끊임없이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한다고 경고하셨습니다.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눅 13:3)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나님의 사자들 앞에 기쁨이 된다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눅 15:10). 하나님의 백성들이 회개하고 돌이킬 것을 주님은 고대하셨고 지금도 여전히 고대하십니다.
주님은 우리를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셔서 승천하시고 하나님의 우편에 앉아 계시고 장차 심판하러 오실 것입니다. 누가는 사도행전에서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임금과 구주로 삼으신 것은 이스라엘로 회개케 하사 죄 사함을 얻게 하시기 위해서라고 말씀합니다(행 5: 31).
오순절 날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그곳에 모인 무리들이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어 가로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행 2: 37)라고 탄식했을 때 베드로는 그들을 향해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라고 외쳤습니다.(행 2 : 38) 사도들은 무리들을 향해 “회개하고 돌이켜 죄 사함을 받으라”(행 3: 19)고 촉구합니다. 이방인들에게 복음이 열린 것에 대해서도 성경은 “하나님께서 이방인에게도 생명 얻는 회개를 주셨다”고 표현합니다.
이처럼 세례요한이 외쳤던 것도 “회개의 세례”였고, 그와 예수님이 선포한 첫 말씀도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는 말씀이셨고 제자들이 외친 것도 회개였습니다. 그리고 바울이 전한 것도 회개와 믿음이었습니다. 누가는 이렇게 사도행전에서 증언합니다.
“유대인과 헬라인들에게 하나님께 대한 회개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증거한 것이라(행 20: 21)”
성경은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회개를 기대하신다고 말씀합니다. “알지 못하던 시대에는 하나님이 허물치 아니하셨거니와 이제는 어디든지 사람을 다 명하사 회개하라”(행 17: 30) 주님이 가장 중시하셨고 제자들이 실천에 옮겼고 이방인들에게 외쳤던 복음의 핵심도 회개였다면 오늘날 한국교회 강단은 회개의 복음을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회개 없는 죄 용서는 사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진정한 기독교라 할 수 없습니다.
용서는 회개를 전제한 것입니다. 회개를 통한 용서를 선포하는 것이 기독교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회개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고쳐주실 것입니다. 성경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죄를 범하셨을 지라도 진정으로 회개하고 돌아서면 하나님께서 그들의 죄를 사하시고 그 땅을 고쳐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칠지라”(대하 7: 14) 하나님은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 똑 같은 약속을 하셨습니다.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이스라엘 족속아 내가 너희 각 사람의 행한 대로 국문할지라 너희는 돌이켜 회개하고 모든 죄에서 떠날지어다 그리한즉 죄악이 너희를 패망케 아니하리라.”(겔 18: 30) 성경은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용서해 주시겠다고 말씀합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케 하실 것이요.”(요 1: 9)
2. 종교개혁과 회개
주지하듯이 종교개혁의 핵심은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믿음(sola fide)로 집약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성경으로 돌아가 성경이 가르치는 복음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재발견한 이들이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은 믿음을 재발견했으며, 믿음을 통해 인간이 구원받는 것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재발견했습니다. 믿음을 통한 구원은 회개의 채널을 통해서라고 가르칩니다. 믿음의 결과로서 회개가 이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진정한 믿음은 반드시 회개를 동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회개 없는 죄용서는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칼빈은 기독교 강요에서 “회개와 죄의 용서가 복음의 전체”(눅 24:47; 행 5:31)라고 말합니다. 이 회개는 한 번만 아니라 일생동안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회개를 며칠 동안으로 제한하나 그리스도인은 일평생 회개를 계속해야 한다.” 칼빈은 믿는다는 것과 회개한다는 것이 “서로 분리할 수는 없을지라도 구별은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독교강요 3장 5절에서 칼빈은 회개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회개에 해당하는 히브리 말은 전환 또는 귀환이라는 뜻에서 왔다. 헬라 말은 마음 또는 의도를 바꾼다는 뜻에서 왔다. 그리고 내용도 이 두가지 어원에 밀접히 대응된다. 그 뜻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떠나서 하나님께로 향하며, 우리의 이전의 마음을 벗어버리고 새 마음을 입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회개의 좋은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것이다. 곧 회개는 우리의 생활을 하나님 쪽으로 전향하는 일이며, 그를 순수하게 또 진지하게 두려워하기 때문에 생기는 전향이다. 그리고 회개의 요소는 옛 사람과 육을 죽이는 것과 성령에 의한 삶으로 성립된다. 옛날 에언자들과 그 후의 사도들이 당시 사람들에게 권고하며 설교한 회개의 뜻을 우리는 이렇게 해석해야 한다. 설교자들이 얻으려고 노력한 것은 한 가지 뿐이었다. 자기들의 죄를 알고, 당황하며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공포심에 가슴을 찔린 사람들이 자기들이 노여우시게 한 분 앞에 엎드려 겸손한 태도를 가지며 진정한 회개로 바른 길에 다시 들어서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주께서 돌아서라 또는 돌아가라 바른 정신을 차리라 또는 회개하라 등의 말은 같은 뜻으로 서로 바꿔 쓰인다. 그래서 성경에 있는 역사를 보면 하나님을 무시하고 정욕대로 방종하게 살던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시작하며 그들의 지도자가 부르는 곳으로 언제든지 갈 생각을 하게 됐을 때에, 그들은 “하나님을 향하여 회개”했다고 한다(삼상 7:2-3참조). 또 요한과 바울은 모든 행동에서 이런 회개를 보이며 증거하는 생활을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것”이라고 한다(눅 3:8, 행 26:20, 롬 6:4 참조)
칼빈에 따르면 회개는 하나님께로 돌아서는 것입니다. 그는 회개를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첫째, 회개는 하나님께로 생활을 전향하는 것으로 외면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영혼 자체가 변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합니다. “둘째는 회개는 하나님을 진지하게 두려워하는 데서 생긴다”고 말합니다. 죄를 무서워하는 것과 죄를 미워하는 생각이 회심의 시초가 되며,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고후 7:10)이 회개의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벌을 싫어할 뿐만 아니라 죄 자체를 미워할 때에 바울은 그것을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이라고 말합니다. 셋째 회개는 육을 죽이고 영을 살린다는 두 부분으로 성립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세상과 육을 포기하며 우리의 악한 욕심과 작별하고 심령으로 새로워지라는 명령(엡 4:22-23)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회개와 관련하여 칼빈이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요엘이 말하는 것처럼 주님께로 완전히 마음을 돌리는 것과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는 회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칼빈은 우리가 금식하며 통곡해야 하지만 그것이 의식이나 외형적인 형식에 그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금식하며 통곡할 경우 옷을 찌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고 경고합니다.
“현대의 교회 목사들도 자기 백성들 위에 파멸이 임박한 것을 볼 때에 속히 금식하며 통곡하라고 경고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곧 목사들이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고(요엘 2:13) 더욱 더 주의와 노력을 다해서 항상 경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칼빈에 따르면 “회개는 죄책에 대한 고백이라기보다 하나님께로 돌아서는 것이며, 동시에 벌과 심판대 앞에 서는 일을 피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개의 대상은 최근의 죄만 아니라 오래전에 지은 죄도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매일 짖는 죄를 고백하는 것이 마땅할 뿐 아니라 중대한 죄에 대해서는 오래 전에 잊은 것이라도 회상해서 고백해야 한다.” 그래서 칼빈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있으려면 회개를 목표로 노려하며, 일생을 통해서 회개에 몸을 바치며 끝까지 회개를 추구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죄인을 부르러 오셨으나 부르시는 목적은 회개시키려는 것이었다(마 9:13참조). 그는 무가치한 자들에게 파견되셨으나 그것은 그들로 하여금 각각 사악에서 돌아서게 하려는 것이었다.(행 3:26, 5:31). 성경에는 이런 증언이 가득하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죄를 용서해 주겠다고 하실 때에, 우리 편에는 회개할 것을 요구하시는 것이 보통이다. 거기에는 그의 자비가 사람들이 회개하는 원인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 포함되었다.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 악인은 그 길을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사 55:6-7) 마찬가지로 "회개하고 돌이켜 너희 죄 없이 함을 받으라”고 한다.(행 3:19)"
그러므로 일생동안 믿음의 사람들은 육을 죽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훈련하여 드디어 육을 완전히 죽이고 하나님의 영이 우리 안에서 주관하시게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칼빈은 그런 삶을 살았고, 그것을 자신의 죽기 전 마지막 순간에 다음과 같은 고백을 통해 실천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의 죽으심과 사랑의 공로로 나의 죄를 속량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나의 죄를 속량하사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하셨습니다. 나는 또한, 절대주권의 구주께서 인류의 죄를 위해 흘리신 그의 보혈로 나를 씻으시고 정케하사 그 은혜로 심판의 보좌 앞에 담대히 설 수 있도록 하나님께 진심으로 간구하였음을 고백합니다. ...복음의 적들과의 모든 전투와 논쟁에서 거짓되고, 악의적이며, 괴변적인 책략들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진리를 변호하는 데 솔직하고 신실하게 행동하여 왔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나의 열정과 열성이 너무 느슨하고 쇠하여 나의 직분을 적절히 수행하는데 헤아릴 수 없이 여러 번 실패하였음을 나는 고백합니다. 내가 주의 심판대 앞에 서는 날, 나의 이런 정신적 자책감은 내게 지금보다 더 많은 게으름과 죄책을 입증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비로우신 아버지이십니다. ...그는 내가 불쌍한 죄인임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일생동안 회개의 삶을 실천한 것입니다. 일생동안 하나님 앞에 살았지만 칼빈은 자신의 많은 약점, 자신의 실수로 항상 슬퍼하였고, 마음 속 깊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였습니다.
3. 종교개혁 이후 영적대각성운동과 회개
종교 개혁 이후 회개는 기독교 공동체에서 너무도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그것은 청교도운동, 경건주의운동, 대각성운동에서 너무도 분명하게 찾을 수 있는 현상입니다.
1) 청교도 공동체및 경건주의 운동과 회개
청교도 지도자 리차드 로저스는 8가지 경건의 지침 중에서 첫 번째로 회개를 꼽았습니다.
“1. 우리는 날마다 하나님의 율법에 의거하여 우리의 생활을 올바로 검토할 때 깨닫게 되는 우리의 죄악에 대해 스스로 겸비해야 한다.”
로저스는 회개에 관한 설교(Sermons on Repentance)에서 신-인적인 회개의 노력 없이는 생명의 길로 들어가기가 불가능하다고 이해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회개에는 우리가 범한 죄에 대한 슬픔, 용서에의 신뢰, 그리고 고치려는 의향 내지는 새로운 삶에로의 전향이 포함이 포함됩니다. 그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의 죄를 회개하십시오.-여러분은 여러분의 지체를 악마를 섬기기 위해 거듭거듭 죄에 바쳐왔기 때문입니다.-여러분의 혀는 욕하고 거짓말하고 아첨하고 꾸짖고 조롱하고 놀리고 헛되이 말다툼하고 자랑하는 데 사용되어 왔으며, 여러분의 손은 훔치고 뒤지고 나태하고 싸움질하는 등의 일에 사용되어왔으며, 여러분의 발은 도망치고 악의 길로 행하고 춤추는 데에 귀는 헛된 우화, 거짓말, 허탄한 이야기 및 악한 것들을 듣는 데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여러분의 지체를 경건에 드리시기를 바랍니다.”
리차드 백스터 역시 다음과 같이 회개를 강조합니다. “악인은 돌이키기만 한다면 살리라는게 하나님의 약속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회개와 구원을 기뻐하시나 그들의 사망과 정죄는 기뻐하지 않으신다; 주님은 악인이 회개하고 돌아오라고 하는 명령과 설득을 되풀이하신다.” 청교도들의 회심과 회개에 대한 강조는 자연히 성령에 대한 강조로 이어졌습니다. 존 오웬의 성령론이 말해주듯 청교도들은 성령의 사역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었고 실제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청교도 영성”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태동시켰습니다. 청교도는 말씀을 통한 회개, 자기 부정을 통한 성화, 그리고 가정과 사회와 국가에 대한 책임과 실천을 그 특징으로 하였습니다. 이것들은 후대 영적각성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경건주의 운동에서도 회개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아른트는 <진정한 기독교>에서 회개란 신앙의 삶에서 필수적인 요소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참되고 바르고 내적인 마음의 회개로 부르셨고 마음을 하나님에게 돌이키도록 부르셨다. 그러한 회개가 없으면 그리스도는 인간에게 아무 가치도 없다.”
2) 미국 제 1, 2차대각성운동과 회개
회개는 미국의 1, 2차대각성운동을 특징 짖는 요소였습니다. 에드워즈는 불신자들이 타락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죄악된 사회를 향해 그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알리는 일에 생명을 걸었습니다. 불신의 죄악이 얼마나 깊고 그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전하였습니다. 그는 직설적으로 설교를 통해 이 사실을 전했습니다. “진도하시는 하나님의 손에 있는 죄인들”이라는 에드워즈의 설교는 그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설교는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설교를 듣노라면 죄의 공포가 그들의 심령을 엄습했습니다. 사람들이 그의 설교와 관련하여 그를 비판할 때마도 에드워즈는 다음과 같이 강변(强辯)했습니다.
“실제로 사역자들이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사람들을 두렵게 하거나, 사실보다 과장하여 표현하거나, 또는 사실과 다르게 말한다면 그 때는 비난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만일 사역자들이 더 많은 빛을 비추고 진상을 보다 더 잘 이해하게 함으로써 사람들을 두렵게 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정당한 일입니다. 성령에 의해서 양심이 크게 각성을 받는 것은 비추어진 빛 때문인데, 이 빛으로 인하여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자기들의 실상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만일 더 많은 양의 빛을 비추면 그들은 더 크게 무서워하게 됩니다. 그러나 양심에 더 많은 빛을 비추려 한다든지, 이미 비추고 있는 빛을 가리거나 방해함으로써 그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을 경감시키지 않는다고 사역자들을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전혀 믿지 아니하는 사람을 향하여 그가 처한 상황이 엄청나게 무섭다는 것을 말하지 않고 다른 것을 말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은 오직 진리만을 밝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행위는 그들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설교자가 죄인을 향해 그 죄의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 심판으로 이어지는가를 경고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성경이 말하는 죄를 죄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위험한 경우는 없습니다. 죄에 대한 분명한 지적이야 말로 이 시대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의무입니다. 필자의 한 동료는 의사는 환자에게 병이 없어도 심각하다고 말하는데 목사는 무서운 죄를 지어도 괜찮다고 오히려 위로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이시대의 목회자의 모습에 일침을 가합니다. 에드워즈는 이 점에서 당대의 교회 지도자와 달랐습니다. 그는 흔들리지 않고 시들어가는 미국기독교에 생명을 불어넣고 죄악된 사회를 향해 회개를 촉구했습니다. 위대한 영적대각성운동이 그를 통해 발흥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2차 대각성운동을 촉발시킨 것도 회개였습니다. 제임스 맥그리디(James McGredy, 1758-1817)와 존 맥기는 세례식을 거행하기 위해 수백명의 회중을 데리고 레드 리버(Red River)로 데리고 가서 사경회 집회를 가졌고, 사경회 마지막 날 맥기가 청중들을 향해 회개를 촉구하자 그곳 청중들이 회개와 눈물을 흘리면서 영적으로 각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예기치 않은 인물을 동원하셔서 영적각성운동의 포문을 여신 것입니다. 그곳에 참석한 이들은 성령께서 자신들 가운데 임재하신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로부터 한달 후 1800년 7월 개스퍼 강(Gasper River)에서 열린 야영집회(Camp Meeting)에서 성령의 회개 역사가 반복되었습니다. 1803년 맥그레디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뉴욕 미션너리 매거진(New York Missionary Magazine)에 다음과 같이 기고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온 회중을 흔드는 듯했다. 설교가 끝날 무렵 괴로운 심령들의 통회소리가 거의 그의 설교만큼이나 커졌다. 집회가 끝난 후 엄숙함이 점증하기 시작하더니 곧 청중들 절대 다수가 가장 엄숙한 분위기에 사로잡힌 듯했다. 참석한 자들 중 아무도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치 않은 듯했고 그동안 굶주리고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그것이 아무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가장 광대한 관심은 영원에 대한 것이었다. 여기 영적각성과 회심의 역사가 수많은 곳에서 발견되었고, 심지어 이상하고 놀라운 몇 가지 새로운 일들이 내[맥그레디]게 일어났다.”
철저한 회개가 이들 가운데 나타났고 그것도 그곳에 참석한 전 회중들이 그것을 경험했으며, 하나님의 영광의 장엄함이 회중들을 압도했습니다.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치 않았고 굶주림과 취침도 잊은 채 영원한 것을 사모하기 시작했습니다.
1825년 8월 피니가 인도한 뉴욕 주 중부 오나이다 카운티 웨스턴에서의 집회, 이어 열린 로마에서 열린 집회에 놀라운 회개의 역사가 나타났습니다. 회개의 역사가 너무도 강하게 나타나 회중들을 진정시켜야 할 정도였습니다. 특히 뉴욕 중부에 있는 로마에서 열린 어느 저녁 예배 시간에 죄를 깨닫게 하시는 성령의 역사가 강하게 임했습니다. 20일간의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매일 밤 피니는 그날 회심한 사람들을 강대상 앞으로 나와 서게 하는 초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람들은 누가 회심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회심했는지 실제로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죄를 깨닫고 교회에서 쓰러지는가 하면 나중에 자신의 집에 돌아가 쓰러지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3) 웨일즈부흥운동과 회개
1차 대각성운동과 2차 대각성운동 기간에 나타난 놀라운 회개의 역사는 웨일즈 부흥운동의 특징이었습니다. 1859년 8월 남 웨일즈의 많은 교회들이 부흥운동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되었을 때 이스비티 이스윗에서 사역하는 조셉 몰간(Joseph Morgan)이 증언하는 것처럼 “목사가 설교하는 동안 그 어떤 큰 찬양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다만 조용히 흐느끼며 울고 있으며, 뜨거운 ‘아멘’ 소리가 회중 여기저기서 일어났습니다.” 설교가 진행되는 동안 혹은 기도회나 성찬식이 거행되는 동안 사람들은 기쁨이 충만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였고, 그들 중에 몇몇은 껑충껑충 뛰기까지 하였습니다. 어버데어(Aberdare)의 한 목사는 신자가 된지 24년이 되었고 목사가 된지 13년이 되었지만 이전에 교회에서 뛰는 것을 본적이 전혀 없었다고 증언합니다. 부흥운동이 진행되는 동안 성령의 충만을 받은 이들이 기뻐 뛰며 하나님을 찬양하였습니다. 당시 부흥(Revival)지가 기록한 것처럼 웨일즈 집회에 참석한 자들에게 나타난 은혜의 역사는 아일랜드에서 나타났던 현상과 매우 유사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비명을 지르고 부르짖으면서 땅에 쓰러졌고 어떤 이들은 한 두 시간씩 기도에 몰입했습니다. 설교자들의 뜨거운 복음의 열정, 구령의 열정이 웨일즈 교인들의 심령을 감동시킨 것입니다. 1859년 아이니스고(Ynusgau)에서 일어난 부흥의 역사를 목도한 에반스 존스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고 했습니다:
“그 땅은 목말라 있었고, 하늘은 은혜를 퍼부어 주셨다. ...이곳에서는 울고 있는 신앙에 굶주린 이들이 있었고 저곳에는 긍휼히 여겨 달라고 부르짖으면서 자기 엄마 목을 부둥켜안고 있는 어린 소녀들이 있었고, 또 다른 곳에서는 자기 친구들을 구원해 달라고 기도하는 젊은이들이 있었다. 결국에는 온 회중이 눈물바다가 되었다.”
그로부터 45년이 지난 1904년 웨일즈에 또다시 놀라운 부흥이 일어났는데 그 특징은 회개였습니다. 1904년 11월 5일 토요일 밤에 로버츠는 다섯 시간이나 지속된 집회에서 골세이논(Gorseinon) 지역의 리바누스(Libanus) 예배당에 운집한 청중들에게 설교했을 때 회개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음날 주일 저녁 로버츠는 에베소서 5장 18절, “술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 말씀을 가지고 복음을 전했을 때도 회개의 역사가 임했고, 다시 그 다음날 회개의 역사는 더욱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11월 6일 주일날 그는 무엇이 일어났는가를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자정 쯤 되자 온 회중이 다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다른 사람들은 마루에 엎드려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간청하고, 울부짖고, 노래하고, 그리고 하나님을 찬양했다. 로버츠의 증언을 직접 빌린다면 “나는 몇몇 형제가 흐느끼는 것을 들었다. ...기도가 계속되면서 영향력이 더 강해져 그 장소가 점점 더 회개의 영으로 가득 찼다.”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강력하게 임한 것이다. 역사가 에이비온 에반스(Eifion Evans)에 따르면 죄의 탄식으로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거나 부복한 많은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이것은 “전에는 찾을 수 없었던 믿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4. 한국교회 대부흥과 회개
이 같은 강력한 회개는 한국교회 대부흥운동의 특징이었다. 원산부흥운동, 평양대부흥운동, 백만인구령운동에 이르는 1900년에서 1910년까지 진행된 한국교회 대부흥운동의 특징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회개였습니다. 한국교회 부흥운동에서 회개는 기독교 역사의 어떤 다른 부흥운동에서 나타난 회개보다 강력했다. 그 강도와 법위가 더 높고 넓었다는 것입니다.
1) 영적 각성의 첫 징후, 송도(개성) 남 감리교 선교회
1903년 1월 30일(음력 정월 초하루) 크램(Cram) 목사의 인도로 신년 기도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구정 첫날 이장포교회에서 30여명이 낮에 전도예배를 드리고 저녁에는 장단읍교회에서 남녀 20여명이 모여 전도집회를 갖고, 그 다음날 개성 북부의 한 교회당에서 전도집회가 계속되었습니다. 부흥운동의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 바로 이때였습니다. 1903년 3월, 그 현장에 있던 문경호 전도사는 신학월보에 개성의 영적 각성 움직임을 보고하면서 다음과 같이 자세하게 증언하였습니다:
숑도 북부 병교회당의셔 젼도엿 아침에 열시부텨 열두 시 반지 젼도고 저역 일곱 시부터 아홉 시지 긔도회를 열고 형졔자매들이 각각 간증을 게 엿 교인들이 날마다 점점 늘허 회당에 안질 틈이 업게 모혀셔 례 대 이에 셩신임이 예젼 오순절에 일 이십 인의게 감화시듯키 이 례당의 모인 형제 자매들의게 각각 감화시더니 하로 젼도할 시대에 왼회즁이 눈물을 흘니고 슯히 우 거슬 보고 또 하로 형제 즁에 가삼을 치고 셩통곡 거슬 보고 또 하로 긔도할 에 홀연히 마음이 비창야 울면셔 긔도 엿스며 또 하로 간증할 에 각울면셔 간증함으로 왼회즁이 셔로 비창야 얼골을 숙이고 눈물을 먹음엇더라.
2) 하디의 원산 대부흥운동과 회개
원산 부흥운동을 촉발시킨 원산 기도회와 1903년 8월 하디의 회심은 백낙준 박사의 말대로 한국 “부흥운동의 기원”이었습니다. 하디는 1903년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열린 기도회 기간 중 처음에는 선교사들 앞에서, 그리고 후에 주일 오전예배 때 한국인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교만, 심령의 강퍅함, 그리고 믿음의 부족” 등 자신의 죄악을 낱낱이 털어놓으며 눈물로 참회하고 회개했습니다:
성령이 내게 오셨을 때 그의 첫 요구는 나의 선교사 생활의 대부분을 함께 보냈던 선교사들 앞에서 나의 실패와 그 실패의 원인을 시인하게 하시는 것이었다. 그것은 고통스럽고 굴욕적인 경험이었다.
자신의 회개가 공동체의 회개로 이어져 부흥이 촉발된 현상을 하디는 이렇게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성령의 충만함을 깨달은 후 그 첫 주일 아침 우리 원산 감리교회 회중 앞에 서서 부끄럽고 당황한 얼굴로 나의 교만, 심령의 강퍅함, 그리고 믿음의 결핍과 또한 이것들이 가져다 준 많은 결과들을 고백하면서 그들은 처음으로 죄의 확신과 회개가 실제적인 경험 속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하디의 회개는 원산지역의 교인들의 회개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한 젊은이의 회개에 대해 1904년 하디는 이렇게 기술하였다: “그는 교만에서부터 시작해서 탐욕, 그리고 위선적인 행위를 회개하였다. 그러고는 그곳에 모인 교인들에게 매우 진지하게 단지 외형적인 기독교 신앙을 회개하고 진정으로 하나님께로 돌아설 것을 간청하였다. 나는 비로소 성령께서 우리의 심령 안에 역사하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3) 목포부흥운동과 회개
이 같은 회개의 역사는 1906년 가을 목포부흥운동에서도 나타나는 특징이었습니다. 저딘이 와서 집회를 인도하였고 그 결과를 프레스톤은 이렇게 보고했습니다.
그는 성령 충만한 사람이었고, 그의 설교에는 성령의 현시와 능력이 나타났다. 성령께서 그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취하시고 의를 논증해 내서는 절제, 죄성의 심판, 죄사함의 필요성, 죽음 같은 정적이 모두에게 임하였으며, 그리고 그것은 마치 하나님의 말씀이 외과용 수술 칼처럼 사람의 심령을 깊이 짜개어 은밀한 죄악들과 영혼의 숨겨진 암세포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는 그것들을 도려내는 것과 같았다. 그런 후 죄의 고백이 수십 명의 괴로워하는 영혼들에게 임해 힘있는 남자들도 마치 어린 아이처럼 울었다. 그런 후 구세주의 간절한 사랑이 임하자 중생, 회개, 믿음, 정화(consecration), 섬김의 능력,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기쁨이 치유의 향유처럼 부어졌다. 새 생명과 새 빛으로 얼굴이 빛나고 교회에는 승리의 찬송가가 울려 퍼지며 사람들은 받은 은혜－죄의 용서, 무관심의 치료, 이기심의 극복, 성령세례－를 간증하기 위해 자기 순서를 간절히 기다리면서 진지하게 서 있었다.
4) 평양대부흥운동과 회개
1907년 1월 14일과 15일 장대현교회에서 일어난 평양대부흥운동에서 나타난 강력한 회개의 역사가 나타났습니다. 다음 인용문들은 당시 회개의 역사가 얼마나 강했는가를 말해줍니:.
사람들은 자신의 간증 차례를 기다리면서 여러 시간을 서 있었다. 몇몇 사람은 고백의 마지막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펄쩍 뛰고는 자신의 죄를 통회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집회는 중단 없이 새벽 2시까지 계속되었다. 그 동안에 가장 소름 끼치는 일련의 죄에 대한 고백들이 방해받지 않는 가운데 있었다. 사악하고 수치스러운 모든 죄들이 아주 깊은 죄의식하에 고백되어졌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고는 마치 가장 무시 무시한 고통에 처한 것처럼 갑자기 무섭게 통회하고 애통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마치 숨을 쉬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처럼 자기 가슴을 치기도 했다. 때로 그들 중에는 갑자기 마룻바닥에 엎어져 몹시도 통회하는 가운데 손으로 바닥을 연타하기도 했다.
회개의 역사에 대해 블레어 선교사는 이렇게 생생하게 기술했습니다:
내가 결코 전에 보지 못했던, 또 하나님께서 만약 그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씀하지 않는 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그와 같은 집회가 시작되었다. 사람이 지을 수 있는 모든 죄악이 공개적으로 그날 밤 고백되었다. 감정으로 인해 창백해지고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심신이 괴로운 가운데 백보좌 앞에 서 있는 죄악된 심령들처럼, 하나님께서 그들을 보고 계신 것처럼 서로를 바라보았다 ….
그레함 리 선교사는 한 젊은이의 회개를 이렇게 증언합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완전히 발가벗겨져 있는 한 인간 마음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간음, 증오, 아내에 대한 애정 결핍, 나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다른 몇 가지 죄들을 고백했다. 기도하면서 그는 흐느껴 울었고, 실로 그는 거의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으며, 그가 흐느껴 울자 청중들도 함께 흐느꼈다. 우리 모두는 마치 우리 자신들이 살아 계신 하나님 면전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장대현교회에서 시작한 회개의 역사가 감리교로 확산되었습니다. 1907년 2월 10일 곧 주일에 성령께서 평양 남산현교회에 임하셨습니다. 존스(George Heber Jones)가 기록한 대로, “이 같은 종류의 회개 장면이 매일 반복되었습니다.” 그 현장에서 성령의 역사를 목도한 리은승 목사는 신학월보에 보고하면서 그날이야말로 “맛당이 평양교회 긔 머리에 긔록” 만큼 중요한 날이며 “우리 감리회의 션진이”되는 날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날 그곳에는 한 달 전 장대현교회에서 나타났던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그대로 재연되었습니다:
… 셩신께셔 … 모든 권능을 베프시 즁에 특별히 시는 거슨 각 교우의 에 빗츨 빗최샤 죄를 나타나게도 시며 각 을 망사 진로심을 나타나게도 시며 각 을 떨니게 하샤 그 죄를 심히 통게도 시며 각 을 찔으샤 가이 텨지 것 게도 시며 각 에 눈을 히샤 십가에 달니신 구쥬를 능히 바보게도 실 엇던 사은 식음을 젼폐고 여러날을 지내며 엇던 람은 잠을 일우지 못고 여러 밤을 지내며 엇지고 엇지여야 구원을 엇으리잇가 이도 만터라. 또 엇던 사은 대마 길에 업더졋던 사울과 치 하나님 압헤 업더져 삼 일 동안 금식 통회 이도 잇고 엇던 이는 죄를 고 때에 가이 너무 압흐긔 졀엿다가 다시 사 이도 잇스며 엇던 이는 밋친 것과 치 슐취 것과 치 렴치업 사 치 졍신을 리지 못다가 다시 여 새 사 치 되 이도 잇스며 엇던 이는 서로 붓들고 울며 서로 도와주기 위야 죵용 곳에 혹 학교이나 례당이나 죵용 산곡이나 셩당 우헤 가셔 긔도고 묵샹 이도 잇스며 엇던 이는 곳 통으로 죽엇다가 별안간 니러나 깃붐으로 찬숑 이도 잇스며 이 새로 변을 밧어 이 넔고 랑이 득지라.
부흥의 현장에 참여하여 평양에서 놀라운 영적 각성운동을 직접 목도한 감리교 선교사 노블(W. A. Noble)도 다음과 같은 보고를 보내 왔습니다:
나 자신이 지금까지 목격하지 못했고, 듣지도 못했던 가장 놀라운 성령의 부어 주심의 현시가 한국 교회에 있었는데, 아마도 사도시대 이후 이보다 더 놀라운 하나님의 권능의 현시는 없었을 것이다. 매 집회에서 주님의 권능이 교회 전체와 때로는 밖에까지 임했다. 남녀가 회개의 역사로 고꾸라지고 의식을 잃었다. 전 도시는 마치 사람들이 죽은 자를 위해 통곡하고 있는 듯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죄사함이나 아직 회심받지 못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 가운데 탄식하며 집에서 온 밤을 지새웠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한국교회 대부흥운동의 특징은 회개였습니다. 이것은 1900년 초 영적각성의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때부터 일관되게 찾을 수 있는 특징이었습니다. 이같은 회개의 역사는 성경과 사도행전 그리고 기독교 2천년의 역사에 나타난 기독교의 생명력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이 시대 한국교회가 놀라운 생명력을 가진 이유가 무엇인가를 보여줍니다. 진정한 회개는 성령의 역사였고 성령의 역사는 말씀을 통해 말씀과 더불어 나타나는 것인데 이것을 한국교회는 선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맺는 말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귀하게 쓰임 받은 구약의 인물들, 세례요한과 예수그리스도 그리고 사동행전의 오순절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신구약 전체에서 회개는 너무도 중요했습니다. 회개는 기독교의 생명력의 원천이었습니다. 이것은 기독교 2천년의 역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대교회는 물론 종교개혁, 청교도전통, 경건주의운동, 1차대각성운동과 그 후 진행된 세계적인 부흥운동, 그리고 한국교회의 평양대부흥운동에 이르기까지 회개는 기독교를 살리는 원동력이었습니다. 회개가 중시되고 회개가 강단에서 생명력 있게 외쳐지는 시대는 교회가 살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교회가 죽었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물론 죄를 짓지 않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기뻐하시는 것은 우리가 철저하게 회개하고 거기서 돌아서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죄를 범합니다. 죄를 안 짓는다고 하면 그는 거짓말 하는 자입니다. 중요한 것은 죄를 지은 후에 회개 여부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죄를 짓고 견디지 못하며 그 죄악을 철저하게 뉘우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회개가 입술로만의 회개로 그쳐서는 안됩니다. 참된 회개는 지적 감정적 의지적 요소 세 가지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죄를 깨닫는 것입니다(골 3:20). 이것은 회개의 지적 요소입니다. 둘째, 죄를 슬퍼하는 것입니다(고전 7:7.10)-이것은 회개의 감정적 요소입니다. 셋째, 예수께로 돌아오는 것입니다(롬 2:4). 이것은 회개의 의지적 요소입니다.
회개는 일생동안 기독교인들이 주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마음에 새기고 실천해야 할 주님의 명령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강단에서 회개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회개 없는 기독교로 전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회개를 외치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진정한 영적각성이 병행되지 않는 입술로만의 회개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회개를 강하게 외치는 보수주의 교단에서 힘없이 무너지는 많은 목회자들을 볼 때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습니다.
참된 회개는 입술로만의 고백이 아닌 진정한 변혁이 따르는 삶을 통한 고백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죄에서 돌이키는 실천 없이 외치는 회개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습니다. 회개는 나 자신의 회개에서 출발하여 공동체의 회개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하디의 회개가 원산기도회의 회개로, 길선주의 회개가 평양장대현교회와 한국교회의 회개로 이어졌을 때 하늘의 하나님께서 그 회개를 받으시고 암흑과 죄악 가운데 있는 이 땅을 고쳐주셨던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성경과 기독교 역사와 부흥의 역사를 통해 이 시대 우리에게 주는 교훈에 귀를 기울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진정한 회개 없이는 한국교회의 진정한 회복과 부흥은 요원하다는 사실입니다. 회개가 하나님이 명하시는 명령이라는 사실은 성경과 기독교 역사가 분명히 보여주는 피할 수 없는 교훈입니다. 다비드 키트레우스(David Chytraeus)의 다음과 같은 언급은 현대 한국교회 신학자들이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원하시고 말씀하시는 바는 우리와 우리의 교인들이 늘 주님을 경외하고 회개하므로 다시금 돌아와서 하나님의 진노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고 진정한 경건, 정의 그리고 사랑을 우리의 이웃들에게 실제로 우리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 주님 앞에 엎드려 우리의 자신의 죄악과 사회와 민족의 죄악을 놓고 철저하게 회개하며 주님의 은혜를 구할 때입니다. 오 주여 이땅을 고쳐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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