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4 젊은이들이여 일어나 빛을 발하라-이현정 목사 (응답)  
한복협   2010-04-09 12:11:48, 조회 : 0, 추천 : 0

“4.19 학생운동과 오늘의 학생운동” 네 분의 글을 읽고


                                                    이현정 목사(UBF 대표)



1. 무수한 청년들의 생명이 희생되었던(손봉호 박사 265명, 이덕주 박사 160여명) 4.19학생운동(혁명) 50주년이 가까운 시점에서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4.19학생운동과 오늘의 학생운동”(젊은이들이여 일어나 빛을 발하라)이라는 주제로 월례 발표회를 갖게 된 것은 매우 뜻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손봉호 박사, 이덕주 박사는 4.19학생운동(혁명)을 중심으로, 김요한 목사, 박성민 목사는 복음주의 학생운동을 중심으로 글을 써주셨다. 4.19학생운동에 관해서는 직접 체험해보지 못한 나에게 좋은 공부가 되었다. 볶음주의 학생운동에 관해서는 두 분의 글에 많은 면에서 공감하며 지혜를 얻었다. 좋은 발표를 해주신 네 분께 감사를 드린다.

2. 손봉호 박사님은 4.19학생운동에 직접 참가했던 분으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매우 진솔하게 당시 이 운동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가치관과 활동의 동기를 말씀하셨다. 그것은 불의와 불법에 대한 순수한 분노, 열정, 그리고 풍성한 꿈이었음을 지적했다. 4.19이후에 당시 학생이었던 김명혁 목사, 김상복 목사, 이형기 교수, 손봉호 교수를 포함해서 6명의 발기인으로 시작한 ‘새생활운동’은 그들의 순수함과 열정을 잘 보여주었다고 본다. 이런 경험들이 본인의 일생에 영향을 끼쳤다고 했듯이, 후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비롯한 시민운동을 하게 했지 않나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손 박사는 입학하자마자 졸업 후를 생각하는 요즘 학생들이 풍요가운데 살지만 꿈이 메마른 것 같고, 이기적이 되어 정의와 공익에 너무 관심이 없어 보이고, 좀처럼 불의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 것 같다며 사회의 정의와 시민들의 정당한 이익을 위해 시간과 정열을 바쳤던 선배들의 정신과 순수한 동기는 이어받았으면 한다는 뼈있는 지적도 하였다. 올바른 지적이라고 본다.

3. 이덕주 교수님은 4.19 학생혁명 50주년의 역사신학적 의미라는 부제와 같이 역사신학적 입장에서 많은 분량의 글을 써주셨다. 이 교수님은 일제의 침략과 식민통치의 민족적 수난 상황에서 ‘민족과 함께 하는 교회’의 면모를 구축했던 한국교회가 해방 후 분단시대에는 신학적, 정치적 이해관계로 교회 안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계속적인 분열을 연출했고, 정치사회의 부패구조와 현실에 침묵하거나 방조함으로서 예언자적 기능을 상실했다고 보았다. 4.19는 썩은 정치와 함께 기생하며 살던 기독교인들에 대한 심판이요, 예언자적 삶을 살지 못한 교회와 교인들에 대한 징계였다고 해석했다. 한국교회는 4.19와 관련하여 회개와 반성을 하지 못했고, 이로써 교회의 갈등과 분열이 끊이지 않았으며, 오늘날 사회적 비판과 비난, 심지어 혐오의 대상이 되었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본 발표문은 한국교회가 자기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반성적 관점에서 기독교 특히 감리교회가 어떻게 정치권력과 결탁되어 유착관계를 가졌는가를 실명들이 나오는 몇 가지 대표적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였다. 4.19이후의 정풍운동은 한계가 있었고, 5.16군사혁명으로 기독교계의 회개와 반성운동은 사실상 종결되고, 여전히 바뀌는 정권에 유착되어 ‘안티 기독교 운동’의 촉발원인의 하나가 되었다고 보았다. 그래서 4.19를 미완의 혁명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 혁명의 완성은 살아남은 자들, 곧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며 책임이라며, 그 답은 비정상적인 것을 뒤집어 정상적인 것으로 만드는, 제자리를 떠나 있던 것을 끌어다 제자리로 돌려놓는 ‘역혁명’이 아닐까? 하는 질문과, 기독교 안에 일대 혁명이 일어나야 하겠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교회사학자로서 냉철하고 용기 있게 4.19혁명과 관련하여 기독교의 부끄러웠던 모습, 문제점을 지적 반성하고, 방향을 잘 제시했고 본다. 한 가지 언급한다면 정치권력과 유착되었던 것은 한국기독교라고 하기보다 교권에 관여한 일부 혹은 다수의 ‘소위 기독교 지도자들’이라고 말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왜냐하면 이름 없이 맡겨진 사명에 충성하고 있던 대다수의 목회자들과 순한 양 같은 한국교회 성도들이 그때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4. 김요한 목사님은 50년대 이후 한국의 복음주의 학생운동의 역사와 현재의 현황을 잘 정리하였다. 또한 복음주의 학생운동이 한국교회와 민족복음화에 끼친 영향들, 그리고 한국복음주의 학생운동의 전망도 제시하였다. 무엇보다 네 가지 숙제를 질문한 것은 핵심을 잘 짚었다고 본다. 첫째, 잠재능력과 가능성을 가진 한국대학생선교운동을 누가 21세기에 역사화하고 세계화할 수 있는가? 둘째, 누가 대학선교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생명을 바쳐 헌신하며 역사적인 과업을 완성할 것인가? 셋째, 누가 이들에게 21세기 세계선교의 분명한 비전을 심어주고 사명인이 되도록 양육할 수 있는가? 넷째, 이들을 영적 힘으로 묶을 수 있는 영적 리더십과, 모든 선교단체와 교회가 고유한 장점과 특성을 살리면서도 이러한 공동 목표를 위해 협동과 동반자적 역할을 함께 감당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협력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결론에서 김 목사는 우리 시대가 풀어야 할 과제로 ‘학원복음화, 평화통일, 세계복음화’라고 했다. 4.19학생운동이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대학생들의 피와 희생으로 이루어진 혁명이라면, 21세기 통일한국과 세계복음화를 위한 사회 전반적인 변혁도 언제나 전위부대 역할을 감당해온 새벽이슬 같은 청년대학생들을 이 시대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여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한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과연 오늘날 이 시대의 청년대학생들을 어떻게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여 세울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5. 박성민 목사님은 ‘새로운 세대를 향한 이해와 밎춤 선교’라는 제목으로 좀 더 실제적인 문제를 다루었다. 미국의 경우는 2차 세계대전 이후(1945), 한국의 경우는 6.25이후(1955) 세대의 분류를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오늘날의 대학생들이 주가 되는 G세대에 대하여 강점과 약점, 그리고 이들 세대를 위한 맞춤운동 방향성에 대한 제안을 하였다. 그는 G세대란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1991년에 태어나 2000년대 청소년 시기를 보내며 건강하게 세계화된 생각을 갖추게 된 세대라고 했다. 이들이 가진 강점으로 원하는 일을 하고자 하며, 그것을 즐기는 것, 자신감으로 가득한 것, 두려움이 없는 것, 낙관적이고 다른 세대와 비교해 외국어 능력도 뛰어나며 세계화된 세대라고 하였다. 또한 약점으로는 개인의 행복에만 집착할 수 있다는 것, 국가와 사회 또는 집단을 향한 충성 및 의리라는 단어가 멀 수 있다는 것, 실패를 맛보았을 때 쉽게 포기하는 경향, 자기 주도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므로 이들 세대에서 4.19운동 혹은 그 이후에 일어난 거대한 집단적 학생운동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소중한 것을 발견했을 때 모든 것을 투자할 수 있는 세대이기에 기대를 가진다고 했다. 이들을 위한 맞춤 선교전략으로 인생의 큰 그림을 강조하는 것, 하나님과 그분에 속한 공동체의 진정한 경험필요, 끈기와 충성심을 기를 수 있도록 자신을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의 중요함을 강조해야 할 것을 제안한 것은 적절한 제안이라고 본다. 박 목사님은 CCC에서 구체적으로 여우사이 대중전도집회, 관계전도, 그룹전도, 다양한 입맛에 맞는 교재개발 및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을 좀 소개하고 그 결과들도 예시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6. “4.19 학생운동과 오늘의 학생운동”이라는 주제는 큰 주제였다. ‘오늘의 학생운동’에 관해서는 복음주의학생운동의 측면에서 다루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시대는 급변하고 청년들의 의식과 성향도 급하게 변하고 있다. 오늘의 청년대학생들은 거대담론을 잃었고, 입학하자마자 졸업 후를 생각하며 스펙 쌓기와 학점관리, 취직의 부담 속에 살아간다. 복음주의학생운동도 그만큼 더 큰 장애물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체적으로 지역교회도 청년대학생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의 청년대학생들이 내일의 역사의 주역들이라는 사실이다. 이들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 복음이 심겨지고, 그리스도의 교회를 위해, 사회의 정의와 공익을 위해, 성서한국 통일한국 세계복음화를 위해,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위해 시간과 정열을 바칠 영성과 지성을 겸비한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양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첫째로, 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큰 사랑으로 끌어안으며, 이들을 위해 더 기도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복음주의학생운동의 현장에서 사역하는 사역자들을 귀하게 여기고 마음으로 이들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지역교회나 각 대학생선교기관의 사역자들은 G세대들의 특징을 잘 알고 삶을 함께 나누는 인격적인 성경공부, 이웃과 세계를 위한 봉사참여, 말씀의 실천과 기도훈련 등을 통해 예수님을 닮아가게 하는 영성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넷째, 끊임없이 이들의 가슴을 사로잡을 깃발을 흔들며 비전과 꿈을 제시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 일어나 빛을 발하게 하시기를 기도한다. “젊은이들이여, 일어나 빛을 발하라!” (201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