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토론






                                                                                                        손 봉 호 장로
                                                 (한복협 사회위원장, 고신대 석좌교수, 서울대명예교수)






1. 발표하신 분들이 걱정하는 것은 한국 교회가 분열되어 있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성장 제일주의가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며, 추진해야 하는 것은 섬기는 것, 통일에 이바지 하는 것,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며, 예배와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들이었다. 한국 교회에 대한 이런 진단과 처방에 대해서 한국의 신실한 그리스도인들 대부분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2. 이런 진단과 처방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에 동의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여기, 저기 훌륭한 교회와 지도자, 아름다운 소식이 없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가 개혁된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올바른 처방을 실천에 옮기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요즘 교회분규, 세습, 헌금횡령 같은 심각한 사건들은 줄어지고, 교회당 건축, 기도원 설립 등도 예전 같지 않으나, 교회는 활력을 상실하고 무기력하게 되고 있으며 전도와 선교의 열심도 식어지고 교회와 교인 수도 줄어지고 있다. 신학 지원자들이 줄어져서 신학교들이 위기를 맞고 있으며 대학생들 가운데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은 5% 정도라는 조사도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 교회는 지금 내리막길로 접어들었고 내려가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인간적인 계산으로는 지금의 한국 교회가 개혁되어 부흥할 개연성은 매우 낮다.

3. 근본적인 개혁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것은 세상적인 가치관과 철저하게 결별해야 하는 것이다.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보다 먼저 하나님 나라와 그의 정의를 구해야 한다. 교회의 타락은 항상 주위 세상과 비슷해지는 것인데, 지금의 세상은 돈의 우상을 섬기고 있고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에 모든 관심이 기울여져 있다. 이런 세상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처럼, 성 프란시스처럼 완전히 가난해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돈, 명예, 권력 같은 세속적인 이익을 얻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방해가 되는 상황이 벌어질 때 비로소 교회는 순결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교회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서 사회에 유익을 끼칠 수 있다.

4. 돈에 대한 ‘탐심’은 우상숭배 (골 3:5, 엡 5:5)이므로 한국 교회가 다시 살기 위해서는 우선 돈을 무시하는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종교개혁자들이 실천한 ‘세계내적 금욕’을 (Max Weber) 한국 교회가 본받아야 한다. 이교도의 절제는 ‘자신들’의 고상한 인격수양을 위한 것이지만 그리스도인의 절제는 ‘이웃’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Walter Grundmann)

5. 그렇게 급진적으로 돈을 무시할 가능성이 한국 교회에 별로 크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의 특별하신 섭리나 성령님의 특별하신 역사가 지켜주시지 않는 한 한국 교회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세상에서 완전히 무시되고 조롱받게 될 때 비로소 한국 교회는 다시 깨끗해질 것이고 개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