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공교회"로서 힘써야 할 일들                        
                                          - 하나의 신학적 반성 -        
                          



                                                          
                                                                                                       박 종 화 목사
                                                                             (한복협 중앙위원, 경동교회 담임)






1. 교회의 공교회성은 먼저 세상구원을 위한 "소금 공동체"로서의 역할이 핵심 임.

1.1 소금의 역할은 신학적으로 보면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삶"이고, "십자가 신학"으로 뭉친 공동체라 봄. 단, 한국교회와 성직자 및 교인들은 "십자가 설교"와 "십자가 헌신"을 기피하거나 탐스러워하지 않는 경향성을 보이는 것 같음.

1.2 점증하는 빈부 간의 격차로 인한 양극화 현상, 좌우 이념을 내세워 상대방을 적대화하고 지배하려는 갈등으로 진정한 자유와 민주가 퇴색하는 현상, 승자독식의 제도 하에서 패자의 권한 분점이 없어 제로섬게임 룰에 의해 사회가 지배되고 있는 현실, 내외국인 간의 구조적 차별과 다문화 사회의 실질적 거부...등등의 불의한 세계에서의 교회가 걸머지고 내세워야 할 십자가 신앙은 먼저 "저항적" 내지 "비판적" 예언자적 외침과 실천으로 표출되어야 한다고 봄.

1.3 예언자적 실천의 제2의 과제는 비판을 넘어 갈등주체들 간의 "화해" , 그리고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신앙의 차원 에서 또는 정신적으로라도 제공하는 역할일 것임.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적 현상이 상생적인 건전한 타협 정신과 문화가 더러움으로 거부되거나 무시되는 대신 끼리끼리의 집단 이기주의 구조가 학연, 지연, 인연, 등등의 배타주의적 패거리 문화가 깊이 자리잡고 있음. 이런 율법주의적 아집의 틀을 깨고 십자가 정신으로 화해시켜 공생하고 상생시키는 화해신앙과 신학의 실천에 먼저 앞장서야 할 것임.
2. 교회의 공교회성은 동시에 세상구원을 위한 "빛의 공동체"로서의 역할이 핵심 임.

2.1 빛의 역할은 신학적으로 보면 "부활의 증인으로 사는 삶"이고, "부활신학"으로 뭉친 공동체라 봄. 한국교회의 설교와 실천에 부활을 강조하나, 실제로는 "십자가 없는/십자가를 우회한 부활"을 아주 쉽게 선포하고 강조하는 인상을 주고있음.

2.2 소위 성공주의 신학이나 번영주의 신학의 바탕에 흐르는 개인주의적 기복사상과 사회적 무관심 내지는 무책임성이 신앙생활의 깊은 곳에 자리함. 부활의 은총을 십자가상의 해산의 고통이 없는 "값싼 은혜"로 치부함으로 부활의 빛이 "빛바랜 빛"으로 전락한 모습으로 보임. 세상의 어둠을 향하여 밝음의 빛을 비추는 역할과 함께, 교회 스스로 빛의 공동체 곧 "신뢰와 투명사회"의 모범으로 자기변화와 변신을 해야할 것임.


2.3 빛 속에는 동시에 따뜻한 "볕"의 의미와 역할이 함축되어 있다고 봄. 여기에 이중적인 함의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임. 하나는 사랑의 봉사가 빠진 밝은 공의의 빛은 차가운 비인간적 세상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음이 하나요, 공의가 빠진 사랑의 봉사는 불의한 현실에 종노릇하는 우를 범한다는 자각일 것임. 한국교회는 이 두 모습을 신학적으로 실천적으로 조화시켜 "사랑이 담긴 공의" 와 "공의를 만드는 사랑의 봉사"라는 양면성을 지닌 빛의 존재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야 하리라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