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선주 이기풍의 회개의 신앙      






                                                                                                         이 정 익 목사
                                                                           (한복협 부회장, 신촌성결교회 담임)





길선주 목사

길선주는 한국 기독교의 중심인물이다. 그의 회개와 각성 운동은 후대 한국 기독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회개와 각성이라고 말하면 다윗의 기도를 생각하게 된다. 밧세바 사건은 다윗을 더 다져진 신앙인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밧세바 사건으로 나단선지자의 책망을 받은 다윗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죄를 토로하며 눈물로 회개한 것은 절대권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감행하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윗은 그 자리에서 주저하지 않고 회개의 눈물을 흘렸다.
다윗 자신도 밧세바가 임신을 숨겨오는 9개월의 기간 동안 죄의식과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 다윗에게 나단 선지자가 나타나 꾸짖었을 때 다윗은 그의 음성이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렸을 것이다. 그 결과 다윗은 모든 죄를 토로하며 무릎을 꿇게 되었던 것이다.
길선주는 장대현교회의 예배에서 설교하던 중 몸에 밧줄을 칭칭 묶고 비틀거리면서 사람이 죄를 지으면 이렇게 된다고 선포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청중들은 죄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었고 마침내 모두 마룻바닥에 뒹굴면서 죄를 고백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길선주 자신부터 회개하기 시작한 것이 1907년 평양 대각성부흥운동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 부흥운동은 교세확장을 위한 의도가 전혀 없었고 교회 내에서 구원의 확신과 성령의 능력체험으로 이미 준비된 마음에 길선주가 불을 붙이면서 그 열기가 분출되게 된 것이다.



당시 한국이 처한 상황은 열악했다. 한국인들은 교회를 하나의 피난처로 인식하였고, 지성인들은 교회만이 그 시대의 대안이라고 생각하였다. 교회만이 그 시대 국민의 윤리의식과 도덕정신을 바로 세워줄 수 있는 희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시대적인 요청을 잘 읽고 회개운동을 일으킨 것이 1907년대의 회개운동이 성공을 거두게 된 이유이다.
오늘 한국교회가 이같은 동력을 잃게 된 것은 온전한 성령운동이 아닌 교회의 양적운동에 치우친 결과이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회개의 본질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세상에서 교회가 방주요 피난처라는 의식에 공감을 주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기풍 목사

이기풍은 1865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이기풍의 증조부가 홍경래 난 당시 역적으로 몰려 황해도로 피신하였고 그 시대 조선은 외세에 의해 점점 몰락해 가고 있었던지라, 이기풍은 젊은 시절을 술과 싸움으로 보내며 살았다고 한다.
외세를 좋아하지 않던 이기풍은 이 땅에 와서 전도하던 서양인들을 향해서도 적대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는 1890년 평양 장터에서 전도하던 마펫 선교사 일행에게 돌을 던지며 방해하여 상처를 입히기도 하였다.
또 당시 건축 중이던 장대현교회를 찾아가 부수는 등 전도 방해꾼으로 유명하였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꿈에서 “기풍아 기풍아 왜 나를 핍박하느냐 너는 나의 증인이 될 사람이다”라는 음성을 듣게 되었고 꿈에서 깨어난 그는 눈물로 죄를 회개하고 그동안 자신에게 예수를 믿으라고 권하던 김석필을 찾아가 고백하였다.
김석필은 이기풍을 스왈슨 선교사에게 안내하였고 스왈슨은 1896년 8월 15일 이기풍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그후 이기풍은 마펫선교사를 찾아가 지난날의 죄를 고백하며 용서를 구하였고 1903년 마펫의 권고로 평양신학교에 입학하게 되어 1907년 6월 20일 평양신학교 제1회 졸업생이 되었다.
그리고 그해 9월 17일 장대현 교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서경조, 길선주와 함께 목사 안수를 받았고, 이틀뒤 9월 19일 제주도 선교사로 파송되어 한국교회 사상 첫 외지선교사가 되었다.
그는 제주도에서 전도하는 동안 1936년을 기점으로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 단호하게 반대하였고 1938년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고문을 받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나 1942년 6월 13일 마지막으로 부축을 받으며 성찬예식을 거행한 후 7일 후 77세의 나이로 소천하였다.  
그는 사도바울과 같이 전도자들을 향해 돌을 던지며 방해하고 핍박하던 사람이었으나 결국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선교사가 되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하는 보석과 같은 신앙의 삶으로, 일제 말기 신사참배 문제로 부끄러운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에 희망의 밀알이 되어 주었다.

이같은 이기풍의 회개의 삶은 그의 아내 윤함애가 자녀들에게 남긴 유언에서도 잘 표현되어 있다

세상과 짝하지 마라
5분 이상 예수님을 잊지 마라
주의 종의 가슴을 아프게 하지 마라
목사님의 가슴을 아프게 하면 미리암같이 벌을 받게 될 것이다
네가 죽어지지 않을 때 남을 미워하게 될 것이다.
남을 용서하지 못할 때 예수님도 너를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나를 제일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참 그리스도인이다.
성령충만하지 못하면 겸손할 수 없다.
겸손하지 못할 때 성령님은 너를 외면하실 것이다
제일 무서운 것은 신앙의 교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