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감성침순 교회의 장·단점에 대한 총평





                                                                                               손 봉 호 교수
                                      (한복협 사회위원장, 서울대 명예교수, 전 동덕여대 총장)





1. 복음주의 협의회가 각 교단 대표로 하여금 자신 교단의 성격, 특징, 장점, 단점 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반성해 보는 기회를 제공한 것은 유익하다. 그리고 자신의 것과 다른 교단들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자기 교단을 올바로 이해하고 평가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2. 오늘 소개된 교단들은 모두 역사적 기독교의 정통 교리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각각 독특한 강조점과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 어느 것도 다른 교단이 근본적으로 부정하거나 비판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이는 기독교가 하나이면서도 다양한 측면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교인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여지를 제공해 주고 있다.  

3. 그런 강조점의 차이와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 기독교계에서는 침례와 여성 안수 외에는 교단 간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고, 평신도들은 대부분 그 차이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 교단은 오직 목회자들에게만 어느 정도의 정치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만 평신도들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이는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교단의 가르침과 전통에 충실하기 보다는 한국 기독교계의 지배적인 분위기와 문화에 더 동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교회가 동일한 문화에 젖은 한국인을 한 사람이라도 더 교인으로 만들고 조금이라도 교세를 더 확장하기 위해서는 서로 비슷한 전략을 사용한다. 즉 교단의 특징과 강조점보다는 전도와 교세확장에 더 치중한기 때문이란 것이다.
4. 교단이 존재하는 목적 가운데 하나는 상호감시와 견제를 통하여 목회자와 교회의 순결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의 모습을 보면 이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교단이 없는 것 같다. 교단 총회들은 법적 권위만 주장할 뿐 영적, 도덕적 권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고 초대형교회들은 교단의 통제에서 거의 벗어나 있다. 개교회주의가 극심해서 많은 교회가 하나님 대신 “우리교회 우상”을 섬기고 있다. 네 분의 발표에서 최성규 목사님을 제외하고는 교단의 이런 약점에 대한 지적이 충분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5. 결론적으로 말해서 네 분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독교계에서는 교단들이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고 교단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하지 않게 되었다. 교단이란 겨우 신학교 동창회 정도의 위상을 누리는 것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