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미래와 우리의 책임
                                         발제에 대한 종합논찬




                                                                                         박 종 화 목사
                                                                (한복협중앙위원, 경동교회 담임)




한국 개신교회의 과거는 한때 화려했었다. 전 세계 기독교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고, 선교 역사상 전대미문의 교회성장을 이루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의 상황에서 볼 때 한국 개신교회의 "현재 상황"은 한마디로 "위기"이다. 세월호의 참상이라는 거울 속에 비친 한국교회의 현재 모습은 거의 닮은꼴을 보는것 같다. 돌풍같은 교황 방문의 바람에 힘없이 밀려나는 개신교의 모습도 처량하기 그지없다. 세상은 아예 눈을 돌리고 있는 듯 하고. 이 일을 어찌할고!?

발제자 여섯 분의 좌절과 분노의 절규가 생생하게 발제에 녹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섯 분의 내일을 향한 희망을 찾는 외침이 절절하게 울려퍼진다.

우선적인 해법은 이것이다: 위기일수록 먼저 한국 개신교가 "기독교 복음의 본질"로, "그리스도 중심"으로, "교회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최이우, 전병금, 지형은).
여기에는 무엇보다 성직자와 성도가 "각기 맡은 자리"로 돌아가며(최이우), 신앙을 바탕으로 기본적인 "상식의 삶"을 회복하며(전병금), 자신과의 무한한 싸움을 통한 목회자의 "자기갱신"(이건영)에 먼저 나서야 한다.

동시에 새로 태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제가 있다: 교회의 본질은 선교적, 봉사적 사명체임을 확인하고, 한국사회의 건전한 문화토양에 복음을 접목하는 선교구조 혁신(손인웅), 선교의 장인 바람직한 세계의 모습인 인륜도덕, 법치적 민주주의, 상생경제와 공감하고 협력하며(지형은), 미래의 통일민족과 다음 세대을 위한 목회적 배려 및 세계변화를 이룰 세계적 시각의 교회와 진정한 경건 지도력 확립을 위한 헌신(진재혁), 세계적 보편적 신학의 수립(지형은)에 매진하는 일이다.

교회의 협력과 협력의 틀에 관한 제안이 있다: 다양한 교파교회를 유지하면서 하나의 대 사회 및 대 세계적 대표성을 지닌 연합체의 필요성에 모두 공감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먼저 기존의 파편화된 여러 연합체들이 "발전적 해체를 통한 새로운 하나의 연합체"(손인웅)로 거듭남이 바람직하며, 그 형태는 "한 지붕 아래 여러 가족의 연합체"(전병금) 또는 "연립주택 형 기구"(이건영)의 것이라도 개신교를 정직하게 대표할 수 있는 연합체 요구가 강하다.

어제와 오늘의 한국교회에 대한 자가비판과 자기반성 없이 오늘과 내일의 밝은 한국교회를 조망하고 기획하기 어렵다. 부정적 과거가 반면교사가 되고 디딤돌이 되어 긍정적 미래의 비젼을 함께 세울 수 있어야 한다. 미래가 밝으려면 과거 죄과에 대한 "죄책고백"이 진실하고 정직해야 한다. 발제자들 모두가 직설적으로 또는 간접 화법으로 언급했지만, 고백해야 할 죄책은 바로 "하나님 중심"을 외치면서 실제는 "인간적 욕심중심"이 깊이 자리한 때문에 한국교회가 사회로 부터 신뢰를 잃었고, 교회 스스로는 "신앙 양심적 부패"의 늪에 빠져있다고 봄이 마땅할 것이다. 이는 성향상 신학적 진보나 보수 모두에게 해당한다고 본다. 문제는 좌로나 우로 치우치는 "주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좌와 우의 "중심"을 잡아주는 보편적
신학과 신앙의 고양과 존중이 한국교회 미래의 핵심 관건이라고 본다.

모든 점을 요약하여 미래의 한국교회가 선교적 사명과 봉사의 사명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각기의 역사적 특성과 아름다움은 살리면서도 동시에 변화하는 사회와 세계의 방향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결집하고 대응하는 "다양성 속의 일치"의 틀과 과제를 속히 찾아 마련해야 한다. 또 하나 이를 위해서는 교회 자체가 교회다운 교회로 바뀌어야 한다. 교회갱신은 행함이 있는 교회(Church Doing)로의 갱신과 교회다운 교회로서의 본질에 충실한 교회됨(Being Church)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중세교회를 비판하면서 "교회는 있으나 그 안에 복음이 상실되어 있다"고 했었다. 그 후 오백여년이 다가오면서 종교개혁의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교회에는 "교회는 있으나, 그 교회는 세상을 잃었다"는 자가비판이 크다.

이제는 종교개혁의 외침을 자기자신에게 돌려보며 새롭게 변신하자: "sola"의 외침을 개신교회가 먼저 자신의 성찰에 적용하고 그 정신대로 충실하게 교회를 재건하자. 그것이 희망이다. 그것이 함께 나누어야 할 비젼이다. 그것이 상호 협력하고 격려해야 할 미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