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사회와 자연계에 대한 우리의 책임




                                                                                                        박 종 화 목사
                                                                               (한복협중앙위원, 경동교회 담임)




1. 가정에 행복을

1.1 가정은 함께 모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식구들이 서로 사랑을 나누는 “사랑실현”의 가장 원초적 공동체임.

1.2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동시에 “생명”의 하나님이심.  생명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부모를 공경함은 부모(조상)를 통하여 오늘의 우리가 생명을 이미 살았기 때문이고, 자녀를 사랑해야 함은 자녀들(후손들)을 통하여 우리가 살아야 할 미래의 생명을 살 것이기 때문임. 오늘 우리가 누리는 생명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죽음을 넘어 과거에도 미래에도 영원히 살게 하시는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임을 확신함.

1.3 대가족 시절에는 형식상이나마 이런 사랑과 생명의 연관관계를 몸으로 체득하며 살 수 있었으나, 핵가족화 이후에는 부모와 몸으로 사는 연결이 희박해지고, 자녀와 만의 연결로 제한되면서 실제로 조부모는 손자녀의 “베이비 시터” 역할로 축소됨을 인정해야 함. 동시에 핵가족 하에서 부모가 이혼할 경우 편모/편부 슬하의 반쪽 공동체에서 살아야 하거나, 경우에 따라 조손가정 공동체로, 최악의 경우는 고아원 공동체로 삶의 자리를 옮겨야 하는 불행을 겪음

1.4 교회가 핵가족들이 기쁜 마음으로 동참할 수 있는 “신앙의, 마음의 대가족 공동체” 역할을 할 수는 없을까?  교회 공동체를 통하여 예배와 함께 하나님 주신 “생명”을 “어제와 오늘과 내일”에  이르기 까지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는 정신적 영적 마음의 공간이 되어줄 수는 없을까?

1.5 한국사회와 같은 다 종교 사회에서 가족구성원 상호간에 종교가 다를 경우 자신의 신앙은 고수해야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라도 다른 구성원의 종교나 신앙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오히려 신앙의 힘으로 가족의 “행복 만들기” 경쟁에 보다 헌신하며 모범을 보임으로 결과적으로 전도가 되도록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를 지니도록 양육해야 하지 않을까?  

2. 사회에 평화를
  
2.1 신앙인은 세상에 몸담고 사는 "세상사람" (Weltperson)이면서 동시에 "그리스도 인“ (Christperson)이라는 M. Luther의 말은 옳다. 그 말은 교회의 경우에도 해당한다. 교회가 몸담고 사는 자리는 ”사회“이기에 교회는 사회적 존재(sociality)임. 동시에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된 존재로 살아가기에 영적 실체(identity)로 살아감. 교회는 모범적 사회구성체로 살아야 하고 동시에 세상에 ”소금“이 되고 ”빛“이 되는 하늘나라의 구현체로 살아가야 함.

2.2 예수 그리스도가 몸을 입고 오심 곧 “성육신”(incarnation)의 뜻을 따라 그 분의 몸으로 사는 교회도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함. 이것이 현실참여의 길임. 다만 세상에 소금이 되는 헌신과  빛을 주는 대안의 공동체로 살라가야 함.

2.3 사회가 살아가야 할 바탕은 바름이 지배하는 “정의로운 사회”이고, 따라서 교회는 사회정의의 선포자요 실행자가 되어야 함. 신앙인은 개개인 차원의 정의로운 윤리의 선포자요 동시에 실천자로 살아야 함. 사회정의와 개인윤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하시고 행하신 하나님의 정의와 신앙의 윤리가 그 바탕이고 목적이 되어야 함.

2.4 사회의 평화는 그 속에 올바름 곧 정의가 내용이어야 하며, 정의는 평화의 틀을 만들 수 있어야 함. 인간과 집단과 국가의 욕심과 이기주의가 만들어 내는 “전쟁”은 하나님의 뜻일 수 없음. 따라서 “정의로운 전쟁”은 강자의 자기 정당화 논리일 뿐 약자를 함께 돌보시는 하나님의 뜻일 수 없음. 우리가 신앙적으로 추구할 것은 “평화”이며 지배자의 침략과 부당한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거짓 평화가 아니라 “정의로운 평화”이어야 함.

2.5 덜 구체적일 수는 있지만, 항상 사회적 행동과 입장을 놓고 신앙의 기초를 물을 때에는 “이럴 경우 예수님은 무어라 하실까?”(What would Jesus say to it?)를 함께 묻고, 나아가 성경말씀을 먼져 새기는 태도를 교회가 가져야 할 것으로 봄.

3. 자연에게 해방을

3.1 피조세계 전체를 말하는 “창조세계”(creation)나, 피조세계의 정치적 경제적 가치와 의미를 묻는 “환경세계”(environment) 또 자연고학의 연구대상이고 주제인 “자연세계”(nature) 모두가 이제는 인간의 이기적 착취와 파괴에서 해방 받아야 함.

3.2 환경착취와 파괴는 결과적으로 인간사회의 파멸로 직결됨. 창조질서가 보존되는 환경보존은 사회질서가 보존되는 평화와 정의의 사회와 파트너 임. 창조주는 인간에게 환경의 억압이나 폭압의 대상로 맡긴 것이 아니라 구원받아야 할 창조세계로 관리하라는 사명을 부여했음.

3.3 하나님은 인간과 세계를, 인간세계(Mitwelt)와 환경세계(Umwelt)를 함께 구원하시며 함께 축복해 주심을 확언하고 감사해야 함.

3.4 교회와 신학은 인간과 자연을 주종관계가 아니라 파트너 관계로,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받는 피조물로, 인간이 자연을 소유함(ownership)이 아니라 관리하라는 청지기직(stewardship)으로 부름 받았음을 명확히 해야 함.

3.5 생명이신 하나님의 축복인 “생명”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 자연과 환경의 “생명”에 까지 이르심을 고백하고, 생명신학과 생명윤리의 관점에서 자연보호, 환경증진, 생태보존이 인간사회와 공동운명의 관계에 있음을 명확히 선언하고 살아야 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