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정신을 이어받아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의 사명과 역할’」에 대한 응답





                                                                                                   박 경 조 주교
                                                (나를 만나는 숲 이사장, 전 대한성교회 주교원 의장)





각 종교인들이 모인 대화의 장이 배설된 것을 깊이 감사합니다.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종단의 대표들이 함께 모여서 삼일 운동의 정신을 다시 되새기며, 종교인들이 감당해야할 사명과 역할을 함께 논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한국복음주의협의회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기운이 멀리 온 사회로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오늘 각 종단 대표되시는 분들의 훌륭한 발표를 잘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3.1독립운동의 위대한 정신을 새롭게 마음에 아로새기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3.1혁명운동의 위대한 정신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앞길을 밝혀줄 수 있는 빛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시대는 9.11테러가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듯 세계적으로 갈등과 폭력과 전쟁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또한 인간의 끝없는 탐욕의 결과로 자연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기후변화의 재앙이 모든 생명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동북아의 평화가 큰 위협을 받고 있으며, 3주년을 맞이하는 후쿠시마 원전 파괴는 인류 문명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발표하신 분들이 지적하신 것처럼 수많은 갈등과 문제 속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3.1혁명 운동에 나타난 위대한 인간정신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1혁명운동은 부당한 일제의 폭력 앞에 맨몸으로 맞서 싸운 비폭력 저항운동이었습니다. 비폭력 저항운동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신적/영적 운동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3.1독립운동은 인류 정신사에 길이 빛날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운동입니다. 이는 원수를 사랑하라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지 말라 가르치신 예수님의 위대한 가르침을 따른 정신적, 영적 운동이며,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과 천도교/원불교의 진리를 실천하는 위대한 기념비가 될만한 영적 혁명이었습니다.
물론 당연한 결과로 많은 희생이 뒤따랐고 후에는 항일무장투쟁으로 발전하기도 했지만, 처음의 운동정신은 자주적이고 숭고한 비폭력저항운동이었음을 다시 한번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3.1독립혁명은 인류의 정신이 최고조에 도달한 운동이었고, 그러한 정신적/영적 운동이 일제의 잔인하고 부당한 폭력 앞에 일어났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위대하고 숭고한 일입니다.
오늘 이 시대의 어지러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 우리 종교인들은 다시 한번 이 선조들의 정신을 새롭게 해석하고 적용하여 위기에 찬 인류문명에 빛을 던져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천도교 박남수 교령께서 전하시고 원불교 김대선 평양교구장께서 제안하신 것처럼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종파를 초월한 범종교인들과 모든 분야의 시민들이 힘을 합쳐야 할 것입니다. 3.1혁명의 정신사적인 가치를 바로 세우고 공생, 공경의 세상을 이룩하기 위하여 모두가 힘을 합해 통일을 앞당기고 동북아의 평화를 이룩하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수고하셨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