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정신 이어받아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의 사명과 역할’





                                                                                                  손 인 웅 목사
                                                                         (한복협중앙위원, 덕수교회 원로)





3.1정신이란 무엇인가?
  3.1정신은 독립선언문에 잘 나타나 있다. 온 민족이 하나 되어 기독교, 불교, 천도교 등 종파의식과 또한 이데올로기를 넘어서 자주와 생존권을 찾자는 호소이다. 3.1운동을 일으킨 우리 민족의 정신은 온 민족이 단결하여 조국의 독립과 자유와 평화를 쟁취하고 나아가 세계 평화를 실현하려는 정신이다. 독립선언서는 자유평등사상, 민족주의사상, 인도주의사상, 세계평화사상 등을 대외에 천명한 것이다. 독립선언서를 선포한 것은 대일본정부에 보내는 통고문 성격이었으며 파리평화회의에 제출하는 독립청원서로서 조선의 자주독립사상을 기초로 명시한 것이었다. 3.1독립선언서가 선포되기까지의 경과를 보면 세계 제1차 대전의 참혹함을 경험한 서구인들은 반성하는 마음으로 1차 대전을 종결짓는 파리의 평화회의에서 미국 측에서 제안한 윌슨의 14개 조항 중에 민족자결이란 원칙으로 전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 3.1정신은 우리민족이 독립국임과 자주민임을 선포한 것이다.
  18세기말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산업혁명 이후 동력의 개발로 바다와 대륙의 신속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세계를 제패하는 대제국으로 확장하게 되었다. 유럽은 제국주의적 침략과 약탈로 부강하여졌고, 상대적으로 피지배국 식민지 나라들은 속박과 침탈로 말미암아 인간이하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이에 대해 서방세계의 기독교인들은 신앙양심에서 일어난 반성운동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회개하는 평화운동을 발전시키게 되었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전쟁을 할 때에는 자국의 승리를 위해서 기도했는데 전쟁의 상대국도 기독교 국가들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자녀들끼리 서로 살상하고 파괴하면서 하나님께 자국의 승리를 위해 기도드렸을 때 하나님께서는 참으로 고통스러워 하셨을 것이다. 하나님은 인류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원하신다는 뜻을 깨닫게 될 때 비로소 평화운동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모든 민족을 창조하셔서 그들이 거주할 땅의 경계를 정하셔서 그곳에서 자주적으로 독립 국가를 세워서 행복하게 살도록 허락하셨다(행 17:24-27). 윌슨이 발표한 “민족자결”은 강대국들의 평화정책에서 나왔다기보다는 서구 기독교 사회에서 일어난 평화운동의 결실인 <약소국의 민족자결원칙>을 윌슨 대통령이 자기 정책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한다. 민족자결주의와 평화운동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이며 인류가 줄기차게 추구해온 생존운동이었다. 동양인들의 평화사상에 비하면 유대교와 이슬람교와 기독교는 유일신 신앙 때문에 전투적인 선교방법을 채택한 경향이 강하다. 유대교인들의 성전(聖戰)사상, 이슬람의 지하드, 로마 기독교의 정당한 전쟁(Just War)이론들 때문에 전쟁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1차 대전을 경험한 후 유럽의 양심세력들은 정의와 평화운동을 줄기차게 전개해 왔다. 이러한 운동의 영향으로 동경의 YMCA에서 유학생들이 영자신문을 통해서 파리평화회의,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와 같은 정보를 입수하여 2.8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하였다. 이광수가 기초한 2.8독립선언서를 기폭제로 해서 일어난 불씨를 다듬어서 육당 최남선이 3.1독립선언서를 기초하여 민족대표 33인 이름으로 선포하고 고종황제의 인산을 기하여 거국적인 만세운동을 전개했다. 만세운동에 참여한 수가 202만여 명, 시위 횟수 1,542회, 사망자 7,509명, 부상자 15,961명, 피체포자 46,948명, 파괴 및 전소된 민가피해 715호, 교회 74개소, 학교 2개 등이었다. 3.1운동에는 기독교 16인, 천도교 15인, 불교 2인 등 33인이 민족대표로 참여하였으나 유감스럽게 유교와 천주교는 참여하지 못하였다. 그것은 지도자들의 여러 가지 형편 때문에 불참했으나 신도들은 민족적인 거사에 자유롭게 개인적으로 동참하였으므로 남녀노소, 빈부귀천, 모든 종교인들이 동참한 범민족적인 총궐기로 보아야 할 것이다.

2. 민족의 자주독립운동과 세계 평화운동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1945년 일제의 패망으로 독립은 했으나 민족의 분단과 전쟁으로 반쪽해방이요, 깨어진 한반도의 평화로 우리나라는 아직도 남북이 대치하는 가운데 가장 평화가 부족한 나라이다. 우리는 미완성의 자주독립과 평화통일을 위해서 3.1정신으로 돌아가서 다시 한 번 궐기해야할 사명을 일깨워야할 것이다. 이제 우리민족의 가장 큰 과제는 남북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성취하는 것이다. 오늘 날 우리는 3.1정신을 역사 속에서 어떻게 구현해 나가야 할 것인가? 자유평등사상, 민족주의사상, 인도주의사상, 세계평화사상을 더욱 발전시켜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서 역량을 강화하고 실천운동을 통해서 범국민운동을 전개해야만 할 것이다. 자주, 평화, 통일의 꿈이 실현될 때까지 3.1정신으로 특별히 종교인들의 사명과 역할이 중차대함을 인식하고 종교 간의 갈등을 극복하면서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할 것이다.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한민족의 평화를 정착시킬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나아가 세계평화운동을 전개해야할 것이다. 한스 큉은 “세계윤리구상”이라는 저서에서 제안하기를 “종교 간의 평화 없이는 세계의 평화는 불가능하다. 종교 간의 대화 없이는 종교 간의 평화는 불가능하다. 세계 윤리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최근에 와서는 세계 종교에 대한 기초연구 없이는 종교 간의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종교 간의 대화와 평화를 위해서는 종교학적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3. 종교인 사명과 역할
  필자는 하나의 경험적 사례를 들어 종교 간의 대화와 교류와 협력을 강조하고 싶다. 필자가 30여 년간 살고 있는 서울 성북동은 불교사찰이 14개가 있고, 천주교 성당과 수도원, 수녀원 10여개소와 교회가 6개소가 있다. 그리고도 타종교시설도 있어 다원종교사회를 잘 보여주는 마을이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대사관저가 34개 모여 있고, 외국인들이 200여세대가 살고 있다. 그래서 외국인을 위한 “다문화센터”가 있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재들이 많아서 문화관광특구로 지정하여 개발, 정비하고 있다. 서울성곽, 간송미술관, 가구박물관, 성북구립미술관, 돌 박물관, 성락원, 선잠단지, 최순우집, 이태준가, 이종석별장, 심우장, 숙정문, 혜화문, 돈암장 등이 있어서 다문화 행사가 연중 열려서 문화적 교류가 활발한 지역이다. 특별히 심우장(한용운 고택)에서는 3.1운동에 대한 행사가 해마다 열려서 이 지역의 종교 간의 대화와 교류를 장려하고 있다. 6년 전부터 성북동에 있는 길상사와 성북동성당과 덕수교회가 매년 10월 마지막 토요일에 성북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종교인연합바자회를 열어서 지역주민 전체의 축제일로 지키고 있다. 그래서 수익금 전액을 모아서 지역주민들 중에 고등학생 15명에게 전액장학금을 지급한다. 종교인간의 대화와 정다운 이웃사랑을 나누면서 지역사회 발전과 소통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 뿐만 아니라 종교의 담을 넘는 사회봉사를 통해서 어린이, 청소년, 주부, 노인 등 여러 계층 간에 문화 활동의 장을 만들어 지역공동체를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갈등 없는 다종교마을, 평화문화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결론.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의 사명과 역할은 모든 종교인들이 자기 신앙에 대한 정체성을 지켜가면서 진리에 더욱 정진할 뿐 아니라 이웃종교에 대해서 깊은 이해와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며 포용적 변혁주의의 입장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독교다원주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종교다원주의의 위험을 극복하고 타종교에 대해서는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인류의 공동선과 자유, 평화, 평등, 사랑, 생명, 봉사, 민족통일, 복지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면서 공생공영의 목표를 위해서 함께 노력하는 것이 종교인들의 공동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