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 케이지(그리스도 복음교단 이사장, 센다이성서교회 담임)

저는 후쿠시마현 교회 연합회 회장입니다. 먼저 한국교회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로 인해서 약 16만의 주민들이 강제 퇴거를 당했는데 그 지역의 주민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는 가운데, 특별히 한국에서 파송해주신 선교사들이 그곳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주민들을 위해서 선교사들을 보내주신 한국교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재 후쿠시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말씀드리고 기도를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원전사고가 일어났고 수습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후쿠시마 안에만 10개의 원자력발전소가 있습니다. 원전 발전소가 생긴 곳은 가난한 도시들입니다. 주민들은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오면 그 지역이 발전하고 개발된다고 믿었지만 오히려 폐허가 되었습니다. 원전에서 만든 전력은 전부 동경사람들이 쓰고 후쿠시마에서 쓰는 전력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 원전이 4개나 폭발했고 모든 사람들이 고향을 잃고 대피했습니다. 16만이 실향하였습니다. 그들이 언제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습니다.
현재 오염된 땅을 정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염된 땅을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 대책이 강구되어 있지 않습니다. 땅을 3cm 이상 파서 흙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방사능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모든 주민들이 흙을 걷어서 정원에 모아 비닐로 덮어놓은 상태입니다. 일차정화를 했지만 방사능 수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후쿠시마 현의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18일 신문에 의하면 36만명의 어린이들을 조사한 가운데 3명의 어린아이에게 갑상선이 발견되었고, 초기현상이 의심되는 어린이 7명이 나왔습니다. 일상적으로 100만명 가운데 1명 정도가 갑상선암에 걸리는 확률을 볼 때, 이 현상은 매우 이상하고 위험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것이 원전 피해 현상이라고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후쿠시마 교회는 원전 사고로 인하여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일본이 분단되고 있는 것입니다. 재난 지역은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16만이 고향을 잃고 피난생활을 하고 있으며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릅니다. 정부는 70-80세 고령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가설주택 사람들에게 5년 뒤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70-80 노인들은 5년 뒤에 돌아가라는 것은 우리에게 여기서 죽으라는 말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원전 뿐 아니라 지진 쓰나미로 연안 도시들은 모두 피해를 당한 상태입니다. 가시적인 피해는 없으나 방사능 피해가 나중에 드러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네가 사는 동네는 방사능 수치가 낮구나, 쓰나미로 집이 무너지지 않았으니 너희는 다행이구나, 원전 발전소로부터 보상금을 받았으니 너희는 참 좋겠구나... 하는 생각들입니다. 후쿠시마 현민의 모든 생각과 의식이 분단/ 분열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아이들의 피해에 민감합니다. 남편들은 직업을 잃어버려 가정을 건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피난을 생각하는 부녀자들과 생계를 걱정하는 남편들 사이에도 가족 관계도 분열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방사능에 아주 민감합니다. 고령자들은 보이지 않는 방사능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연령층에도 분단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괜찮다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입니까. 우리 후쿠시마 현민들은 방황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원전문제에 대한 보고를 다들 보셨지요. 후쿠시마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 가운데 교회가 경험한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원전사고로 인해 지금까지 교류가 없었던 교회가 다 하나가 되어 교제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서로 체면과 색깔이 다른 것을 생각하여 교단별 교제가 없었는데, 재난 이후 초교파적인 하나의 교회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하나님의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큰 연합과 일치의 축복을 누리고 있는 것을 감사드립니다.
작은 아이 하나를 섬긴 것이 예수님을 섬긴 것이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가지고 주민들을 향해 사역을 하는 과정에서 교회가 일치된 것을 볼 때 하나님의 축복에 감사하게 됩니다.
계속해서 후쿠시마 교회의 사역, 그곳에서 일하는 한국선교사들의 사역을 위해서 기억해주시고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곤도 요시야 목사

저는 이와테현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이와테는 일본 전국적으로 크리스천 비율이 제일 적은(전 인구대비 크리스천 비율 0.05%) 시골 현이며,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와테현의 목사님과 성도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청소년기를 마친 청년들이 도회지로 이동하는 가운데 교회를 섬길 젊은이들이 없었습니다. 그 지역에서 일하시는 선교사님은 교회를 세워도 자립할 능력이 되지 않아 교회를 섬기기가 무척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젊은이가 빠져나간 교회는 점점 약해지는데, 큰 재난까지 당한 형편을 볼 때,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이곳을 섬길 일꾼들을 보내주시기를 부르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신 덕분에, 국내외적으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이 지역을 방문하였습니다. 단기봉사 뿐 아니라 일생을 헌신하기로 하는 크리스천들도 있었습니다. 재난으로부터 2년 정도의 기간이 지난 현재 각 거점에 20명 정도 동역자들이 생겼습니다.
이 지역에서의 선교는 다른 지역에서 성공한 방식을 도입해서 적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 옆에 서서 하나씩 하나씩 길을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기존방법으로 아무리 선교해도 부흥이 일어나지 않았던 이 지역에, 그저 아픈 마음으로 함께 해주는 크리스천들로 인해 점점 전도의 문이 열리는 것을 봅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봅니다. (시간 관계상 여기서 중단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