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2011.3.11      

평화통일의 신학적 근거
            






김영한(한복협 신학위원장,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초대원장)





한반도의 통일이란 세상사의 관점에서 보면 분단된 남한과 북한이 하나가 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사건이긴 하나, 개혁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 일이요, 하나의 신학적 사건이다. 이것은 이스라엘의 출애굽 사건이 당시 중동의 강대국인 이집트로부터 탈출한 히브리 민족의 노예 해방사건이었으나 모세 5경은 이것이 하나님의 구속사건이라고 묘사하고 있는 것과 같다.

평화통일을 위한 신학적 논리는 다음 세가지(하나님의 섭리-남북한-한국교회)의 역동적 관계에서 설명되어진다. 통일의 신학적 논리도 하나님의 섭리와 우리의 믿음과 실천과의 역동적 관계에서 설명되어 진다. 신학적 유일한 근거는 반도를 향한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다. 이 하나님의 섭리는 우리의 믿음과 노력과 쟁취를 통해서 실현된다. 하나님의 섭리는 통일을 위하여 애쓰는 민족의 간구와 열망을 이루시기 때문이다.

I. 한반도의 통일은 하나님의 뜻이시다.
1. 나누어진 민족이 합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구약의 예언자 이사야는 포로상태에 있는 이스라엘 민족의 되돌아 옴과 나라의 회복에 관하여 다음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다. “내가 동쪽에서 사나운 날짐승을 부르며 먼 나라에서 나의 뜻을 이룰 사람을 부를 것이라”(사 46:10). 이 예언은 바벨론을 멸망시키고 포로된 이스라엘을 고토로 돌아가도록 민족 화합정책을 시행한 페르시아의 초대왕 고레스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1989년 동구권의 민주화와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 그리고 베를린 장벽의 철폐는 소련의 서기장 고르바초브의 등장과 그의 페레스토이카 대외정책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하나님께서도 한반도의 통일을 위하여 그 분의 뜻을 이룰 사람을 보내주실 것이다. 우리는 이를 위하여 기도해야 할 것이다.

2. 통일은 우리의 회개에 대한 하나님의 축복으로 주어진다.

예언자들은 하나님의 법도를 떠나 범죄한 이스라엘 민족에게 다가온 민족적 멸망과 바벨론 포로를 선포하면서 죄와 악행을 회개하고 하나님에게로 되돌아 오라고 예언하고 있다. 그러면 하나님은 70년 후에는 이스라엘을 바밸론 포로에서 되돌아오게 해주실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을 주신다(겔 39:28).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 한국민족이 서로의 질시와 다툼에서 벗어나 우리의 허물과 적대행위를 뉘우치고 하나님에게로 되돌아 오면 하나님은 통일의 날을 앞당겨 주실 것이다.

II. 한반도의 평화는 사랑과 정의의 두 바퀴를 필요로 한다.

통일은 평화로운 통일이어야 한다. 61년전 1950년 북한 공산주의의 무력에 의한 통일 시도는 북한의 기습적인 선제 공격은 한국전쟁을 일으켰다. 그 결과는 북과 남 두 지역 모두 황폐로 끝났고, 양측 민족의 가슴에 동족 상쟁의 상처만 남겼다. 과거의 잘못과 비극을 교훈 삼아 이제는 평화로운 통일이 이루어져 한다. 평화통일이란 자유와 인권과 평등이 보장되는 통일이다. 평화는 사랑과 정의 두 바퀴를 지닌 수레다. 이 둘 중 어느 하나가 없으면 이 수레는 가지를 않는다. 평화를 위해서는 사랑과 정의가 동반되어야 한다. 성경의 개념 평화라는 샬롬에는 사랑과 정의의 개념이 함께 내포되어있다.

1. 정의의 평화

평화통일이란 정의로운 평화(just peace)가 기초되는 통일을 말한다. 60년 통치하고 있는 왕조 체제의 북한, 30년 철권통치한 무라바크의 이집트, 42년 통치한 카타피의 리비아 처럼 안정과 질서가 강요된다 하드라도 불의와 폭력이 지배하는 곳에서는 평화가 없다. 하나님은 정의(justice)를 통해서 지속적인 평화인 샬롬(shalom)을 창조하신다.

성경적 정의(justice)는 “각자에게 자기의 몫을”을 주장하는 아리스토텔레스적 분배적 정의를 기초로 한다. 공평과 평등을 원리로 한다. 분배적 정의 개념에는 약자와 수탈자에 대한 관심과 권한인정이 부재하고 있다. 오늘날 북한에는 400만 평양주민과 2천만 비 평양인들 사이에 신분적 차별이 있다고 한다. 평양주민들은 아직도 식량 배급을 받을 수 있으나 그 외 지역 주민들은 전혀 식량 배급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2. 사랑의 평화

복음은 긍휼의 정의, 사랑의 정의를 가르치고 있다. 복음이 가르치는 긍휼의 정의(正義) 개념에는 가난하고 약한 자와 저들의 인권이 고려되어 있다. 긍휼의 정의(justice)에는 공동체 안에서 가난하고 약한 자들에 대한 배려, 공감(compassion)이 있으며, 이들에 대한 권익 옹호가 있으며, 이들의 삶에 있어서 결핍되고 억압된 부분에 대한 도움과 배려가 있다. 하나님의 정의는 긍휼의 법(das Recht des Erbarmens)이 지배하는 정의로서 정의의 지고한 형태이다. 이것은 과부와 고아를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정의이다. 사회적 소외자와 극빈자를 인간다운 삶의 차원으로 끌어 올려주는 정의이다. 이것은 변혁의 정의이다. 탈북자와 북한 주민에게 아를픠어 은 이러픠어변혁적 정의이다. 이것은 사랑의 정의(die Gerechtigkeit der Liebe)이다. 한국교회는 대북관계에 있어서 이러한 사랑의 정의를 제시해야 한다.

III.  한국교회는 평화통일을 위한 화해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1. 북한 동포의 마음을 위로하고 소망을 주어야 한다.

통일은 쌍방이 하는 것이니만큼 서로간의 교류와 합의가 있어야 한다. 현재 북한과의 관계는 김정은 3대 세습 이후에 은밀히 공작된 2010년 천안함 폭침과 무자비한 연평도 포격에 의하여 가장 어려운 시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한국교회는 북한 당국과 북한 주민을 분리하여 굶주리고 억압당하는 북한 동포들에게 우리의 사랑을 전달하고 우리의 기도와 연대감을 전달해야 한다. 한국정부의 통일정책은 북한 당국자 보다는 북한 주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향상하고 굶주리는 저들과 식량을 나누고 탈북자를 보호하고 받아들이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

2. 인터넷으로 북한실태를 북한 주민들과 국제사회에 알려야 한다.

유린당하는 북한주민의 인권과 중국 등지에서 유린당하는 탈북자들의 실태를 다양한 첨단 포털 매체(트위터, 인터넷, 페이스북, 휴대폰, 스마트폰 등)를 이용하여 보다 자세히 신속하게 북한 주민들과 국제인권단체에 알려야 한다. 그럼으로써 북한정권이 국제사회의 감시의 눈을 의식하여 주민들의 인권을 함부로 유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3.  산상설교의 윤리 제시: 교회는 양 체제에 대하여 초월성으로 접근

산상설교의 윤리는 하나님 나라의 윤리요 종말론적 윤리로서 현실성이 없는 것 같이 보이나, 신자 개인과 교회의 윤리로는 현실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는 산상설교의 윤리를 “불가능적 가능성”의 윤리(ethics of impossible possibility)라고 하였다.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하나 하나님으로는 가능한 윤리이다. 교회는 인간적 차원의 윤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에서 윤리를 가져야 한다. 이것은 인간의 생각을 뛰어 넘는 고차원의 윤리다. 이러한 고차원의 윤리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한 단계 높이는 변혁의 윤리가 될 수 있다. 교회는 정부가 보복의 윤리보다 고차원적인 관용의 윤리를 가지도록 권면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한국은 북한 유사시(有事時)에 북한이 중국으로 기울지 않도록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고, 또 가져야 한다. 최근 정부가 대북 방송과 풍선 전단을 보내는 데 정부나 군이 직접하지 않고 민간이 하도록 한 것은 세련된 대북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하여 가급적이면 북한 도발의 빌미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나가야할 필요가 있다.

4. 교회의 윤리(사랑에 근거)와 정부의 윤리(정의에 근거)의 차이

기독교의 대북활동은 세습정권 타도를 외치는“십자군 선교”가 아니라, 무너진 교회를 세우는“교회 재건의 선교”, 냉혹하고 메마른 북한사회에 사랑과 이해를 가져다 주는 평화의 선교, 화해를 가져다주는 “화해의 선교”, 심리적 벽을 허무는“상호이해의 선교”로 바뀌어야만 한다. 예수의 산상설교는 화해자로서의 교회의 역할에 있어서 오늘날 인과응보의 남북관계를  보다 높은 차원의 사랑 윤리의 지침이 된다. 예수는 당시의 세속적으로 통용되는 탈리오의 보복의 윤리,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마 5:38)를 거부하시고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3-44)  

바울은 예수의 가르침을 다음같이 평화주의적으로 해석한다: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롬 12:17).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2:20-21).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하고 연평도에 포격하였으나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윤리와 교회의 윤리는 달라야 한다. 정부의 윤리는 정의에 근거해야 하고, 교회의 윤리는 사랑에 근거해야 한다. 정부는 국가를 방어하기 위하여 군사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고 응징해야 한다. 그러나 교회가 이러한 정부의 응징에 동조하는 것은 독일 황제의 빌헬름 2세의 제 1차 세계대전 선전포고에 서명한 당시 『93 독일 지성인의 성명서』(das Manifest der 93 Deutschen Intellektuellen)에 참가한 독일의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처지에 서게 되는 것이다. 교회는 普IV.  한국교회는 평화통일을 위하여 기도해야 한다.

1.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믿어야 한다.

오늘날 한국은 북한의 우방인 중국을 두려워하거나 우리의 우방인 미국을 하나님 보다 더 믿어서는 않된다. 이들의 역할은 하나님의 절대주권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성경에 의하면 구약시대의 앗시리아나 바벨론은 중동지역의 대제국이었으나 이들은 한갓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그의 진노의 막대기요 부찌갱이에 불과했다. 이사야를 통해서 앗수르가 멸망될 것을 말씀하신다: “이것이 온 세계를 향하여 정한 경영이며 이것이 열방을 향하여 편 손이라 하셨나니, 만군의 여호와께서 경영하셨은즉 누가 능히 그것을 폐하며 그의 손을 펴셨은즉 누가 능히 그것을 돌이키랴“(사 14:26-27)

2. 오늘날 우리의 허물을 회개하고 통일을 간구해야 한다.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신자들은 2011년 새해 벽두부터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사태, 돈 선거(한기총), 감투 싸움(감리교 감독직), 명예욕을 회개하고, 교단 사이에 있는 장벽을 허물고 가난한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에게 자복해야 한다. 우리 사회 안에 있는 지역, 교단 사이에 있는 분단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3.  한반도를 향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믿고 간구하여야 한다.

에스겔은 무너진 예루살렘 성읍의 건축을 염원하는 이스라엘을 향하여 앞으로 예루살렘 성벽이 건축되며 성읍이 회복될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전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은 이를 위하여 간구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있다: “그래도 이스라엘 족속이 이같이 자기들에게 이루어 주기를 내게 구하여야 할지라“(겔 36:37상)

4. 통일은 급작스레 올 수도 있다.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항상 준비되어야 한다.

통일은 급작스레이 온다. 독일 통일이 그러했다. 독일 통일의 주역 헬무트 콜 서독 총리는 훗날 회고록에서 "그때까지만 해도 1989년 11월 9일이 독일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날이 될 것이라고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독일통일의 주역은 베를린 장벽을 철폐의 절호의 기회를 통일의 기회로 사용한 헬무트 콜(Helmut Kohl) 독일 수상이다. 그는 대외적으로는 소련에게는 동독에 주둔해 있는 소련군을 철수하도록 재정부담과 재정지원, 그리고 미국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의 전적인 지원, 영국 대처 수상과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으로부터의 비반대의 협력을 받아 내고, 내부적으로 서독 마르크와 동독 마르크를 1;1로 교환하게 함으로써 경제적 통합을 이루어내었다. 한국 정부 당국자와 교회 지도자는 독일 통일 처럼 언제 닥쳐 올 지 모르는 한반도의 돌발사태를 통일과 연결시킬 수 있는 매뉴엘(manual)과 이를 상황 속에서 수정하며 적용시켜나가는 지혜와 기도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맺음말

한반도 통일을 위한 신학적 근거는 역사 주권을 지니신 하나님의 통일 섭리를 믿고 이에 상응하여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이에 순종하고 하나님의 카이로스(kairos)를 기다리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이나 중국, 일본이나 러시아 등 주변의 강대국에 의지하지 않고  민족적으로 우리 사이에 있는 모든 분단의 벽(사회적 빈부의 격차, 정치적 사회적 부정부패 등)을 허물고 하나님 앞에 겸허하게 나아가는 행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남북한사회가 그러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독교 신자인 교회와 신자들이 불신 남북 민족을 대리하여 제사장적 기도와 삶을 살아야 한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제사장적 대리기도와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교회가 저지른 각종 허물과 죄(돈 봉투 선거, 감투싸움, 교회 내 폭력, 교단 분리와 각종 파벌, 비도덕적 삶 등)을 회개하고 하나님 앞으로 되돌아오고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평화로운 통일을 위하여 제사장적 직무를 가지고 기도하고 화해와 평화와 연결고리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