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 발표문(2010.9.10)

전쟁과 평화 그리고 통일

허문영 (평화한국 대표,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


1. 기독교 전쟁관

  전쟁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는 3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다. 평화지상주의론(Pacifism), 정전론(정당한 전쟁론)(Just War), 십자군론(Crusade)이 그것이다.
  평화주의는 폭력을 사용하는 것과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한다. AD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기독교가 국교화 되어 제국을 수호할 책임을 맡기 전까지 기독교의 일반적 태도는 평화주의였다. 종교개혁이후 다시 발전하여 퀘이커교회, 메노나이트 교회를 비롯한 오늘날의 평화지상주의 운동으로 연결되고 있다.
  정전론(정당한 전쟁론)은 정당한 경우에 전쟁을 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정전론은 죄악이 관영한 현실세계에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불가피하게 선택될 수밖에 없는 전쟁을 최대한 정의롭게 수행하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정전론자들은 평화주의가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보고 있다. 정전론의 핵심내용은 크게 2가지, 작게 7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전쟁 개시의 정당성(jus ad bellum, Justice toward War)과 전쟁 행위의 정당성(jus in bello, Justice in War)이다. 콘스탄티누스 황제시대 밀란의 주교였던 암브로스로부터 시작된 정전론은 칼과 전쟁이 죄를 억제하고 평화를 회복하는 수단이 된다고 보았던 어거스틴(Augustine, 354-430)과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1275)를 거쳐 종교개혁자 루터와 칼빈으로 이어지기까지 교회의 중심 정신이 되었다. 대표적 예로 히틀러 나치와 싸운 연합군 군사활동을 들 수 있다.
  십자군론은(소위 성전론) 정당전쟁론의 극대화 또는 왜곡화라 할 수 있다. 전형적 예로서 1096년부터 1229년까지 6회에 걸쳐 교회가 주도한 십자군전쟁을 들 수 있다. 이는 교황에 의한 군사주의적 침략전쟁이었다. 기독교의 선교와 지배를 목적으로 하면서도 동시에 경제적 이익도 함께 고려했고, 나아가 종교적 군사주의와 더불어 참전자들의 종교적 특전(전면적 면죄부 발행 등)과 천국에서의 구원의 약속 등 엄청난 비리가 저질러 졌다. 최근 걸프전쟁의 경우에도 역사적 동기와 상황은 다르나,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연합국가와 이라크 간의 전쟁 또한 정당전쟁으로 내세워졌으나, 사실상 호전적 십자군전쟁이었음을 볼 수 있다.
  정리해 볼 때, 십자군론은 매우 조심해야 할 입장이다. 기독인으로서는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따라가는 평화주의와 현실세계의 한계를 반영하는 정전론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전론 또한 기독교 역사 속에서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오용가능성, 거대 폭력화 가능성, 예수님 가르침과의 충돌 가능성 등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평화론(Pacifism)

정당전쟁론(Just War)
십자군론(Crusade)
기본 입장
모든 전쟁은 옳지 않다.
어떤 조건하에서
특별한 전쟁은
정당화될 수 있다.
예수이름으로 나가는
모든 전쟁은 옳다.→
구약의‘聖戰’(Holy War)
을 왜곡되게 이해하였음.→정당전쟁론의 극대화 또는 왜곡화
주요 성구
산상수훈
“온유한자는 복이 있다”
“오른빰을 치거든 왼뺨을 돌려대라”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라” (마5)
“검을 쓰는 사람은 모두 검으로 망한다”(마26:52)
로마서 13장
베드로전서 2: 13-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들의 말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마5:17)


인간에
대한 이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모든 사람은 가치가 있다.
적국의 모든 시민은
악의 세력이다.
惡의 본질
전쟁

적국
역사의
주체
하나님
하나님과 인간의 동역
인간
종교와
정치의관계
분리론
변혁론
일치론
주요 시기
초대교회
근대교회
중세교회
(8차례 십자군전쟁)
← 이슬람 성전론(Jihad)
주요 인물
아씨시의 프란시스,
위클리프, 톨스토이,
슈바이처, 마틴 루터 킹,
Ambrosius,
Augustine,
Aquinas,
M. Luther, J. Calvin
R.Niebuhr
G.W.Bush
주요 교회
Quaker, Anabaptist,
Mennonite, 여호와의 증인
개신교회

상호평가
정전론은
평화론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진지한 길(J.H.Yoder)
평화론은 기독교 신앙을 위한 가치있는 자산
(R. Niebuhr)



  
2. 기독교 평화관
  
성경은 ‘샬롬(Shalom)’의 평화관을 언급하고 있다. 샬롬은 “완전함· 건전함· 온전함”을 뜻하며, 정의(justice)와 공의(righteousness)가 존재하는 동시에 폭력이 없는(nonviolence) 상황을 의미한다. 샬롬은 하나님의 속성과 동일시되고 있으며, 평화를 누리는 것은 하나님과의 참된 교제 속에 있는 것으로 규정된다. 즉 하나님께서 그의 명령을 지키고 따르는 자에게 주시는 가장 좋은 선물 중 하나로 언급된다
기독교적 샬롬은 전쟁의 일시적 중단상태에서 마음의 평화를 의미하는 희랍적 에이레네나 힘에 의한 평화를 지칭하는 로마적 팍스와 다르다. 샬롬이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인간이 하나님과 자신과 이웃과 자연과의 관계에 있어서 온전하고 화평한 삶을 이루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샬롬은 하나님과의 평화이며, 건강과 복지와 안녕을 누리는 완숙한 삶, 공동체 속에서 억압이 없는 자유와 공의를 누리는 조화된 삶, 자연 세계에 대한 조화로운 관계 등을 의미한다. 팍스가 패권적 지배질서에 기초한 평화라면, 샬롬은 하나님과의 관계속에서 공의로운 삶의 방식에 기초한 평화다.
샬롬적 평화는 관계적 차원에서 볼 때, 하나님과의 화해, 인간과의 화해, 자연과의 화해로 구성된다. 상태적 차원에서는, 존재적 측면에서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 상황적 측면에서 전쟁이 없는 비폭력 상황, 구조적 측면에서 정의·공의의 실현으로 구성된다.


하나님
사람
평화일꾼
자연

        국제 (세계평화)
      국가 (복음통일)
    사회 (국민화합)
  가정 (사랑가정)

중범위 평화
광의의 평화
개인 (개인구원)
협의의 평화



3. 한반도 평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실천과제

  가. 누가 : 평화세대(Shalom Corps)

  1884년에 전래된 이래 한국기독교는 우리민족의 영욕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초기 개신교는 약자를 돌보며, 불의를 타파하고, 정의롭고 평등을 지향하는 종교로서 민족변혁의 기제로 다가왔다. 구한말과 일제초기 선각자들은 민족의 살길을 기독교를 통한 애국계몽운동과 교육운동에서 찾았다. 이후 개신교는 3·1운동을 주도했고, 신사참배반대운동을 통해 신앙적 절개와 민족독립정신을 이어갔다. 해방이후에는 건국과 산업화 및 민주화과정에 보수교회와 진보교회가 각각 기여함으로써 국가발전에 크게 이바지하는 등, 민족발전에 대한 공헌을 이어갔다.
  우리 현대사의 주체세력 주기를 살펴보면, 대략 20년 단위로 일어났음을 발견할 수 있다. 1940～50년대의 건국세대, ’60～70년대의 산업화세대, ’80～90년대의 민주화세대이다. 물론 그 바탕에는 이 땅의 평화와 복음화를 위해 묵묵히 일해 오고 있는 안보 일꾼과 기도 일꾼들의 헌신이 있었다. 산업화와 민주화도 이 토대위에 진행된 것이다.
  이제 2000～2010년대에 새로운 역사의 주역들이 일어나야 한다. 절대빈곤을 극복한 경제발전과 군사독재를 극복한 정치발전의 토대위에 민족역사를 발전시킬 주역은 바로 평화통일세대가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다시 한 번 새 역사 주체세력으로 평화세대(Shalom Corps)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이제라도 에스라, 느헤미야, 스룹바벨과 같은 영적, 사회적 지도자들이 일어나야 한다. 분단시대를 살지만 분단의식에 매이지 않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으며 하나님 말씀에 굳게 서서 하나님나라 일꾼으로 그 은총을 선취하여, 민족의 복음적 평화통일을 끝내 이뤄내는 그 인물들이 나와야 한다.


  나. 무엇을 : 평화체제와 평화통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복음적 평화통일 추진과정에서 반드시 먼저 이뤄가야 할 과제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회복하고 유지할 뿐 아니라, 통일을 지향하고 기여할 수 있는 체제’로 규정할 수 있다. 지난 2007년에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 및 내용과 관련해서 국내·외적으로 쟁론이 일어났었다. 2008년 정권교체 이후 지금 이명박정부 하에서는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향후 남북관계가 다시 개선되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도 다시 활발히 논의될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체제가 쉽게 구축될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 북핵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전제는 모두 동의하나, 각국의 상충하는 이해관계에 따라 그 추진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개발을 활용하여 체제안보를 최대 확보하는 동시에 비핵화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포기, 북미 평화협정체결, 유엔사 해체 및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것이다. 이 같은 북한 입장은 다음과 같이 도표화할 수 있다.



<도표 1: 북한의 평화프로세스 개념도 >

남북관계발전
(경제난 해소/
연방제통일)

북·미수교
(주한미군철수)
한반도 비핵화


미국은 한미동맹 유지·강화, 한반도 비핵화, 북한의 체제변환을 목표로 하면서 대북 대화·압박 병행정책을 구사할 것이다. 이 같은 미국 입장도 다음과 같이 도표화할 수 있다.

            < 도표 2:  미국의 평화프로세스 개념도 >


한반도
평화체제
(한미동맹 유지/ 북한체제 변화)

북·미수교
(주한미군 주둔)
한반도 비핵화


한국은 2008년 2월 이명박정부의 출범과 함께 ‘비핵·개방·3000’의 대북정책 구상을 발표하였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을 선택할 경우, 향후 10년 이후에는 북한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3000달러에 달할 수 있도록 남한이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한은 금강산 관광객 총격살해(2008.7.11), 제2차 핵실험(2009.), 천안함 폭침(2010.)까지 감행하면서  남북관계에 근본적 충격을 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과 미국과 달리 한반도평화체제 추진과정을 보다 복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비핵화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의 소원인 평화통일을 이루고, 인류 평화 공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1) 북핵폐기, (2) 남북관계 개선, (3)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4) 동북아 안보협력체제 구축 (5) 국내 통일기반구축 등 5대 목표를 균형있게 추진해야 한다. 따라서 북핵 폐기 과정의 진전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정을 직접적‧단선적으로 연계하기 보다는 5대 과정의 유기적 연관관계를 유지하면서 상호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다.


< 도표 3: 한국의 평화프로세스 개념도 >


한반도
비핵화

국내조치

남북관계발전

동북아
평화협력
P
P: 한반도평화상태
한반도 평화체제



  다. 언제 : ‘바벨론 포로해방’ 70년

   우리민족의 분단이 3중적(1945년 국토분단, 1948년 체제분단, 1953년 심정분단)으로 이뤄진 것임을 다시 한 번 반성하자. 그리고 3중적 차원에서 통일을 이뤄나가도록 통일 대전략을 수립·실천해보자. 분단 70년을 넘기지 않도록 목표를 갖고 노력해보자. 왜 70년을 넘기지 말도록 노력해보자는 것인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신앙적 이유로서 ‘바벨론 포로생활 70년 해방’의 상징성이다. 다른 하나는 국제적 이유로서 21세기 동아시아 질서 재편과정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2015년은 국토분단 70년이 된다. 이 때 까지는 국토장벽을 넘어 남북한 국민이 오고갈 수 있는 정도의 통일을 그리고 남북한 교회(종교)교류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노력하자. 비록 당에 의해 통제받는 제한적 교회라 할지라도, 적어도 도 인민위원회 소재지에는 교회가 1개 이상 건립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2018년은 체제분단 70년이 된다.  이 때 까지는 남북연합을 이뤄 광의의 체제 통일(복합국가 건설)을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하자. 그래서 북한에서도 지하 기독인들이 지상으로 나와서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그런 통일을 이뤄보자. 적어도 시·군 단위에는 교회가 1개 이상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하자.
2023년은 심정분단 70년이 된다. 늦어도 이 때 까지는 우리민족의 오랜 숙원인 ‘통일되고 독립된 근대적 민족국가 건설’을 하나님 말씀위에 세울 수 있도록 기도하고, 노력하자.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하는 질서와 제도가 세워지는 복음통일을 이루도록 노력하자. 이를 위해 목표의식을 갖고 통일대전략을 세워보고, 기도하고, 노력해보자.
2025년은 중국이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과 군사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다. 영국의 Independent지는 2025년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위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2008.8)하였다. 미국 군사정보국 또한 이 해에 중국이 세계 제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동북아에서의 패권 확보는 물론 이 지역을 장악해 온 미국의 군사적 대체세력으로 도전장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였다. 만약 이때까지도 우리 민족이 통일의 길에 들어서지 않고 있다면, 민족 분단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통일대전략을 수립·추진해야 하는 우리가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안이다.
2030년은 중국이 대만과 통일을 완성하려는 목표연도이다. 1986년 당시 중국 총리 호요방이 44년 뒤인 2030년에 대만과 통일을 완성할 수 있도록 목표기한의식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에게 경제·군사적으로 도전하기 전에, 남북통일을 이루지 못하면 우리 민족의 미래는 양대 초강국의 대결구도 속에 함몰되고 말 것이다.


<비핵·개방·3000: 동시·병행론>

2015년

비  핵
              개  방
                                 3000
2008년
2012년
2018년


  라. 어떻게 : ‘무지개’ 관용과 ‘십자가’ 균형으로

   관용으로 평화를 이뤄가며 살자. 국민의견의 다양화를 존중하고, 소통의 사회를 만들어 가자. 국민통합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획일사회로 돌아갈 수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우리는 ‘우경 획일화’를 강요받았다. 그리고 오늘 민주정권하에서 극단적인 ‘좌우 양극화’현상 속에 남남갈등을 겪고 있다. 이제 앞으로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은 다양성 속에 통일성을 또는 관용과 공존‧상생의 사회로 발전하는 길일 것이다. ‘다름’(different)을 ‘틀림’(wrong)으로 오해하지 않는 관용과 공존의 통합적 발상에 기초해서 ‘다양성 속에서 하나됨’을 이뤄가야 한다. 그리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지금 우리사회를 피폐화시키고 있는 양극화를 극복하고, 소통의 문화를 창출해서 세계를 섬길 수 있는 통일한국을 형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무지개 다원화’의 균형 사회로 발전해서, 단순히 북녘동포만 포용하는 사회가 아니라 제3세계를 비롯한 고통당하는 민족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좌우 극단주의들인 급진주의와 극우주의의 양분법적 태도는 극복되어야 한다.

균형으로  입체·초월적 관점을 확립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도록 노력하자. 입체적 관점이란 좌우 대립의 1차원적 관점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전후(과거·미래의 시간적 맥락), 상하(천·지·인의 관계적 맥락)도 함께 살펴보자는 얘기다. 오늘의 문제들을 과거 우리 민족의 쓰라린 역사와 연계해서 심층적으로 반성하되, 미래 우리 민족의 발전방향과도 연결해서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태도이다. 나아가 우리 선조들이 갖고 있던 하늘과 인간과 자연에 대한 겸허한 태도를 하나님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다시 살려서 분쟁의 국제사회와 악화되어가는 자연환경에 참된 평화를 가져오는 노력도 병행하려는 태도를 뜻한다. 초월적 관점은 예수님의 십자가 정신을 의미한다. 혹시 우리는 고난 없는 영광, 십자가 없는 면류관, 사망없는 부활만을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것은 가짜다. 아니 멸망의 길이다. 사망과 부활이, 고난과 영광이, 십자가와 면류관이 연결되어 있음을 뜻하며, 전자 없는 후자는 가짜임을 인식하는 삶의 자세이다.


    마. 단기 추진과제 :

  1) 최소 10년 : 세이레 평화기도 운동

그러면 단기적으로는 무엇을 해야 할 까? 복음적 평화통일 세대를 일으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하나님께서는 우리 한국교회에게 귀한 사역을 허락하여 주셨다.
  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교회가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대규모 대회를 가졌다. 평화한국도 ‘평화세대여! 일어나라!’라는 주제로 기도책자가 발간하고, 세이레 평화기도운동을 시작하였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전적으로 순종한 무명의 목회자들과 청년들의 헌신으로 이뤄졌다.  
  2008년에는 ‘신사참배 70년 참회’라는 주제로 세이레 평화기도회가 전개되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60주년이자, 남북 체제분단 60년을 맞이하여 민족분단 고통이 6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데에는 바로 1938년 9월 9일 장로교 제27회 총회에서 결의한 신사참배 죄가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고 회개하였다. 한국교회의 역사적 범죄인 우상숭배 죄를 참회하고, 용서해시기를 간구하며 무너진 북한교회가 다시 회복되기를 기도했다. ‘동방의 예루살렘’ 평양이 ‘바벨론 포로 70년’에서 영적으로 해방되기를 기도했다. 주님께서 역사하시기 시작하였다.
2009년에는 3·1운동 9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교회의 보수·진보 진영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선언문을 발표했다. ‘하나님의 평화, 샬롬’이라는 주제로 개인·가정·교회·사회·국가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가운데 북한의 제2차 핵실험과 우리 사회의 지나친 이념·지역·계층·세대간의 갈등을 하나님의 거룩하신 영으로 해결해 주시길 기도했다.
  2010년은 우리 민족의 역사적 전환기로서, 한국교회는 815대성회를 개최하여 보수·진보가 하나가 되고, 장·감·성·침·순복음이 함께하며, 목회자와 평신도가 공동주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제병합한지 100년이 되는 해이자, 6·25 한국전쟁 발발 60년이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이후 경제발전과 정치발전을 동시에 이룬 유일한 나라 대한민국이 민주화 50년과 산업화 40년이 되는 해이다. 선교적으로는 에딘버러 세계선교대회 100주년이자,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님 순교 60주년이 되는 해다. 그리고 독일통일 20주년이자, 6·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이 되는 해다. 우리 민족의 근·현대사에 큰 공헌을 해왔던 한국교회가 민족의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하여 다시 한 번 중대한 역할을 감당할 때다.

    2) 최소 5년 : 평화·통일 대회

앞으로 몇 년이 중요하다.
2011년에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독인연대’(평통기연) 통일대회(8월 예정), C.C.C 전국대회( 6월 27일 - 7월 1일, 약 1만명 참석예정)를 비롯해 각 선교단체들이 통일대회를 개최해서 청년들이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하도록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
2012년에 개최되는 선교한국대회는 그 주제를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한 청년들의 헌신’으로 설정하고, 평화통일 세대가 일어나도록 결단을 촉구하는 대회가 되기를 바란다.
2013년 W.C.C(세계교회협의회) 세계대회(부산 개최) 시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를 시작하고, 전세계 그리스도인들도 한반도 평화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해 향후 1년동안 국제적으로 시작하도록 요청하기를 소망한다.
2014년 W.E.A(세계복음주의협의회) 세계대회(서울 개최)에서는 이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를 받아 마무리하고 마지막 날 판문점 통해 평양을 방문, ‘주기철 기념관’ 건립 테이프 컷팅을 진행하기를 기도한다.  
2015년 8월 15일에는 북한에서 ‘복음통일 대성회’가 열리고, 평양에 ‘주기철 기념관’이, 금강산에 ‘기독교 수양관’이 재건되기를 기도한다. 2015년 8월 15일은 광복 70년, 바벨론 포로 70년으로서 평양이 옛 명성을 회복하여,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귀환해야 한다는 의미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3) 최소 7년 : 동북아 평화발걸음(여리고 작전)

  주지하다 시피,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이 풀어야 할 민족문제이자, 주변 4국의 이해관계가 연계되어있는 국제문제이다.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 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는 주변 4국과의 원만한 관계 설정과 더불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평화적 분위기도 매우 중요하다. 이 같은 상황을 만들어 내기 위해 700만 우상 숭배 대상을 갖고 있는 일본과 전 세계 인구의 1/4에 달하는 중국의 복음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영토대국 러시아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 같은 일을 위해서는 기독교국가이자 우리 민족과 영토적 이해충돌이 전혀 없는 유일초강국 미국과 복음적 동맹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여리고 작전이라 할 수 있는 평화발걸음을 중국과 일본, 러시아와 미국으로 계속 진행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4. 평화시대를 기대하며  

   100년 전 우리는 국권을 탈취당했다. 당시 세계에는 유능한 문명인이 아시아·아프리카의 무능한 야만인들을 교화해야 한다는 서구중심의 진화론적 생각이 만연해 있었다. 이 흐름을 타고 일제는 청일전쟁(1894)과 러일전쟁(1904)을 승리로 이끌고,태프트(미국육군장관)-가쓰라(일본총리)밀약(1905.7.27)과 제2차 영일동맹(8.12) 그리고 일·러 포츠머스조약 체결(9.5)을 통해 미국·영국·러시아의 지원과 묵인 하에 한반도에 대한 패권을 장악하였다. 그 때 우리는 국제정세에 무지한 가운데 권력다툼과 갑론을박만 하고 있었다. 이후 일제는 한·일 을사늑약(1905.11.7)으로 외교권을 박탈하고, 일·청 간도협약(1909.9.4)으로 대한제국의 국토를 팔아먹고, 1910년 한·일 병합조약을 강제조인(8.22)한 후, 8월 29일 발표함으로써 대한제국의 국권을 강탈했다.

  백년 후 오늘, 우리 민족이 다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북한 김정일체제의 급변사태 가능성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는 설이 다시 나온다. 우리 민족의 운명이 다시 열강에 의해 좌우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반대로 북한은 중국과의 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해서 신냉전의 동북아질서를 재구축하여 김정일 후계체제가 안정적으로 출범하도록 애쓰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민족의 분단은 더욱 고착화될 것이다.

  21세기는 문명사적 흐름으로 볼 때 태평양시대이다. 태평양시대가 해양세력 미‧일 대 대륙세력 중‧러 대립 구도 속에서 갈등과 전쟁으로 점철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민족의 복음적 통일은 우리 민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동아시아와 열방을 위한 것도 되어야 한다. 통일한국이 피스메이커가 되어 패권과 정복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섬김의 시대를 열어야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