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인을 위한 쉼터 및 호스피스 사업의 중요성  
원주희 목사(샘물호스피스선교회)


[샘물호스피스선교회 사역 소개]

샘물호스피스선교회(이사장/손봉호 박사, 회장/원주희 목사)는 1993년 6월 10일부터 현재까지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말기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시설(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고안리 548 소재)을 무료로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본회는 창립 이후로 말기 암환자 대상 호스피스 사역을 감당해 오던 중 1999년부터 에이즈호스피스 사역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 벌써 우리나라에도 에이즈 환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고 그들이 가정적,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말기에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돌볼 수 있는 호스피스 시설이 꼭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특히 카톨릭과 구세군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인들을 위한 일반 쉼터를 운영하면서 정부와 잘 협력하고 있는데 개신교에서는 에이즈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이 허락하시면 에이즈 말기환자들도 본회에서 섬기겠다는 각오와 함께 2000년 9월부터 매년 2회 개최되는 자원봉사자 교육 프로그램에서 에이즈 과목을 개설하고 지금까지 봉사자 훈련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2008년 9월 24일 현재 본회 자원봉사자 교육 수료생 : 14,130명)

2006년 9월부터는 세계에서 단일국가로 에이즈 환자가 가장 많은 인도의 하이데라바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니릭샤나에이즈크리닉(임대료 지원)을 물질로 도우면서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있습니다.

2006년 11월 25일 본회 이사회에서 에이즈호스피스 시설을 건립하여 본격적으로 에이즈 사역을 시작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007년 9월 1일 에이즈호스피스 시설을 완공하여 현재 15병상을 운영하고 있고, HIV 감염인들이 치과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에 있기 때문에 감염인 전용 봉사치과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7년 2월 7일 네팔 수도 카투만두에 15병상의 호스피스 시설을 건립하여 말기 암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데 이곳에서도 앞으로 에이즈 말기환자들을 입원시켜 섬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1993년 6월부터 2008년 8월 31일까지 국내에서 총 3,364명의 말기환자들을 섬겼는데 대부분 말기 암 환자이고 그중 에이즈 말기환자가 25명입니다. 별도로 치과환자는 72명(연인원 246명)을 돌보았습니다. 그 동안 본회에서 섬긴 말기환자 중 2,893명이 임종을 맞이하였고 그중에는 2명의 에이즈 환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염인을 위한 쉼터 및 호스피스 사역의 중요성]

에이즈 말기환자 호스피스 시설과 HIV 감염인 봉사치과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장단기 요양/호스피스 쉼터 필요

최근 에이즈 치료약이 많이 개발되어 에이즈 말기 증상이 나타나도 쉽게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당뇨병과 같이 약을 잘 복용하고 일상적인 생활을 잘 도와주면 평생 관리가 되는 만성질환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본회에 입원 되었던 에이즈 말기환자가 2명 임종하였고 지금 1년 가까이 입원을 하고 있는 환자도 있습니다.

호스피스는 임종 6개월 전후에 있는 말기환자를 돌보는 활동이기 때문에, 에이즈 말기환자의 경우에는 호스피스와 함께 장단기 요양 차원에서 돌보아야 하고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었습니다.

에이즈 말기환자는 여러 가지 합병증(신체마비, 시력상실, 언어장애, 정신장애 등)이 생겨 있기 때문에 가정이나 요양 기능을 감당할 수 없는 일반 쉼터에서는 돌보기가 어렵습니다. 또 위급한 상황을 돌보는 일반 병원에서는 만성질환이 된 에이즈 말기환자를 장기적으로 입원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현재 본회에 장기적으로 입원되어 있는 에이즈 말기환자가 퇴원하여 갈 곳이 없습니다. 가족들이 없는 분들도 계시고, 있어도 가족들이 아예 소식을 끊고 사는 분들도 계시며, 가족들이 집에서 에이즈 환자를 돌볼 수 없는 형편이거나, 에이즈에 대한 부담을 느껴 가족들이 돌아보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일반 쉼터는 2곳이 있지만 요양 기능을 전문적으로 감당하는 쉼터는 아직까지 하나도 없고 이러한 쉼터를 자원하여 운영하고자 하는 기관도 없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예산을 일부 지원해주고 본회가 [요양/호스피스] 기능을 동시에 감당하면서 에이즈 말기환자들을 장단기적으로 돌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미 본회에서 [요양/호스피스] 기능을 감당하고 있어서 당분간은 유지할 수 있지만 앞으로 환자가 점점 더 늘어나는 상황이라 이런 시설이 더 많이 생기지 않으면 우리나라에서 에이즈 말기환자들은 방치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교회가 힘을 모으면 [요양/호스피스] 시설을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세상 사람들이 모두 기피하는 에이즈 말기환자들에게 다가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절망 가운데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섬김이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예수님께서 모두 꺼려하는 나병환자들에게 다가가 섬기시는 모습을 본받아 이 사역에 동참하기 원하시는 교회와 본회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겠습니다.

둘째, 일반 쉼터와 재활 지원 필요

에이즈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HIV 감염인들이 쉴 수 있는 쉼터도 역시 필요합니다. 약만 잘 복용하면 감염인들은 평생 정상인들과 같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에이즈에 대한 무지와 편견 때문에 이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나와 지낼 수밖에 없고, 방황하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고 가족으로부터 소외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가난하고 외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이 머물 수 있는 쉼터와 재활 지원을 통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공식적인 쉼터가 2곳이 있는데 대구에 1곳이 있고(일반 쉼터), 또 다른 1곳은 부산에 있습니다(구세군/재활 쉼터).  

한국 교회가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장애우를 돌보고, 고아원을 운영하는 등 긍휼의 사역에 어떤 기관이나 단체보다 앞장 서왔습니다. HIV 감염인들과 에이즈 환자들을 섬기는 사역에도 그런 섬김이 있기를 바랍니다. 이들을 방치할 때 더 많은 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이들에게 다가가 하나님의 사랑을 행함으로 잘 보여주어야겠습니다.

셋째, 치과진료 지원

본회에 치과 진료를 받으러 오는 감염인들을 보면 치과를 다닐 경제적 형편도 안되고, 감염의 사실이 노출될 것을 두려워하여 몇 년씩 치과진료를 스스로 받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감염인들은 면역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치아가 많이 손상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치과에서 감염인이라고 밝히면 거의 치료를 거부당하기 때문에 아예 치료 받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지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간혹 통증을 견디지 못하면 일반 치과에 가서 감염인임을  밝히지 않고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본회에서 치과진료를 시작하면서 치아가 하나도 없이 수년 동안 지내온 분들에게 틀니를 만들어드리는 봉사도 하고 있습니다. 현재 3명의 치과의사가 2주 간격으로 교대로 자원하여 봉사하고 있는데 치료받는 기간이 길어져 더 많은 치과의사와 보조로 돕는 분들이 필요합니다. 본회가 위치하고 있는 용인까지 전국에서 감염인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고 있는데 서울이나 기타 지방에도 감염인 치과봉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본회에서는 서울에서 장소를 빌릴 수 있으면 제2의 감염인 치과진료소를 설치하고 운영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감염인 치과진료를 위한 후원(예산:매월 500만원 정도)을 위해,  치과의사와 보조하는 인력이 많이 세워지고, 교회 또는 기타 장소에서 치과 봉사할 공간을 확보하는 일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성경 야고보서 1:27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고아와 과부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환난 중에 있는 그들을 돌아보라고 하셨다. 그 시대의 고아와 과부는 가장 외로운 분들이요, 가난하여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제대로 살아갈 수 없는 분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왜 고아가 되었고, 왜 과부가 되었는지는 묻지 않으셨습니다.

HIV 감염인들과 에이즈 환자는 이 시대에 가장 외롭고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사명으로 알고 섬기는 것을 하나님은 기뻐하실 것입니다.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니라.’(야고보서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