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출애굽기의 언약서에 규정된 사례가 얼마나 구체적인지를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은 ‘참 곤란하고 서로 난처한’ 경우를 다루고 있습니다. 짐승을 맡겼다면 맡긴 사람이 맡아준 사람에게 신세를 지는 것인데 막상 그 짐승을 잃어버렸을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일의 시비를 가리기는 해야 하겠는데 참 애매한 일입니다.

짐승을 맡아준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이렇게 맹세합니다. “난 절대로 맡은 짐승에 고의로 손을 대서 뒤로 빼돌렸거나 팔아먹지 않았음을 맹세합니다!” 짐승 주인이 이 맹세를 받아들인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됩니다. 그러나 문제가 늘 이렇게 간단하게 끝나기만 하는 것은 아니지요.

가축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는데 문제가 생겼을 때 맡은 사람의 의도가 있었다면 어떤 경우든 배상해야 합니다. 그런데 첫째, 고의성이 전혀 없고 둘째, 또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원인을 아는 사람이 없을 때엔 짐승을 맡아준 사람에게 책임이 없습니다.

맡은 짐승이 도둑맞은 것으로 판명되면 맡은 사람은 임자에게 물어줘야 합니다. 맡은 사람으로서 성실하게 관리하지 못한 책임 때문입니다. 사나운 짐승에게 죽은 경우는 그 조각이라도 가져다가 야생 짐승에게 물려 죽었다는 것을 증명하면 되고 배상 책임은 없습니다. 물론 맡은 사람 모르는 사이에 야생 짐승에게 가축이 물려간 경우일 것입니다. 가축 임자가 같이 있을 때 문제가 발생하면 맡은 사람에게는 책임이 없습니다. 임자가 있을 동안은 임자가 자기 가축을 돌보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일을 처리하는 기준은 서로에 대한 신뢰입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작은 문제 때문에 감정이 상하기가 더 쉽습니다. 그래서 서로에 대한 인격적 신뢰가 필요합니다. 친한 사이에 불편한 문제가 생겼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행동하십니까? 친한 건 친한 것이고 일은 일이니까 객관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입장입니까? 아니면 웬만하면 내가 손해보고 말지 하는 입장입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동기요 신뢰입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가족과 친구처럼 가까운 인간관계에서 신뢰가 늘 더 두터워지게 하옵소서. 아멘.


“사람이 나귀나 소나 양이나 다른 짐승을 이웃에게 맡겨 지키게 하였다가 죽거나 상하거나
물려가도 본 사람이 없으면 두 사람 사이에 맡은 자가 이웃의 것에 손을 대지 아니하였다고 여호와로 맹세할 것이요 그 임자는 그대로 믿을 것이며 그 사람은 배상하지 아니하려니와”(출22;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