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림과 시내산 사이의 신 광야, 이제는 이스라엘 백성이 먹거리 때문에 불평하고 원망합니다. 그들의 말에는 자기를 비하하며 하나님께 반항하는 태도가 노골적으로 담겨있습니다. “노예면 어떠냐. 애굽에서 고기 먹던 때가 좋았어. 고기하고 떡이나 실컷 먹다가 죽었으면 한이 없겠다. 하나님이 우릴 죽이려면 애굽에서 죽이지 왜 여기까지 끌고 나와서…”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이 아닌데 말입니다.

애굽에서 나온 지 한 달 반이 지났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홍해를 건너서 바다를 오른쪽에 보면서 남쪽으로 진행했다. 오른쪽 바다는 오늘날의 수에즈 운하가 있는 곳입니다. 지금까지 거쳐온 지점은 마라와 엘림입니다. 두 곳에서 머무른 기간이 한 달하고 1주일은 되었을 겁니다. 엘림을 떠나기는 싫었습니다. 사막의 오아시스였으니 오죽 좋은 곳이었겠습니까. 그러나 엘림이 목적지는 아닙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을 보면, 어쩌면 그렇게도 계속 불평하고 원망해대느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연스런 일이기도 합니다. 애굽에서 나온 지 한 달 반이 지났으니 양식이 거의 떨어졌을 것입니다. 물론 유목을 하는 민족인지라 ‘살아있는 양식’인 가축과 ‘이동하면서 양식을 생산 해내는 구조’가 있긴 했습니다.

예를 들면 짐승 젖을 짜서 이것저것을 만들어먹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래도 뚜렷한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그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데 먹거리 걱정은 당연한 일입니다. 백성들의 불평과 원망이 아주 고약합니다. 애굽이 좋았다고 말하는 것을 보세요. 죽더라도 애굽이 좋답니다. 더구나 애굽에서 여호와의 손에 죽었다면 좋았겠다고 말하는 것에서 ‘이 놈의 백성’이 하나님을 뭐 살인마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의심까지 들게 합니다. 노예 근성입니다! 그들 삶의 태도 속에 깊이 뿌리가 박혀서 이미 천성과 습관으로 굳어져버린 종속적 근성입니다.

하나님이 그들의 먹거리를 해결해 주십니다. ‘하늘에서 양식을 비같이’ 내려주마 약속하십니다. 그렇게 못되게 불평하는데도 양식을 주시는 하나님은 참 자비로운 분이십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언제나 모든 것들을 공급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불평하는 맘 없게 하여 주옵소서. 아멘.


“우리 영혼이 여호와를 바람이여 저는 우리의 도움과 방패시로다”(시3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