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이 성경에 두 군데 나옵니다. 한 곳은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출애굽기 20장이고 다른 한 군데는 신명기 5장입니다. 출애굽기에서는 시내(시나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애굽 세대에게 말씀한 것이며 신명기에서는 요단(요르단)강 동편에서 광야 세대에게 전달된 것입니다.

십계명은 신앙인의 삶에서 기둥과 같은 말씀입니다. 십계명을 열면서 먼저 하나님은 당신이 누구신지를 명확하게 밝히십니다. “나는 너를 애굽 땅,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여호와다” 이스라엘 백성의 생명을 살려주신 분이란 말입니다. 첫번째 ‘계명’은 본격적으로 3절에 기록돼 있는데 그에 앞서 2절에서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은혜를 받고 그 감격을 느끼고 있으면 계명은 억지로 해야 하는 짐이 아니라 사랑의 기쁨에서 나오는 헌신입니다. 은혜가 전제되어 있으면 계명은 우리를 속박하는 굴레가 아니라 우리를 자유롭게 하여 하늘로 높이 비상하게 만드는 날개입니다. 십계명에 대해서 딱딱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은혜와 계명은 서로 떨어질 수 없습니다. 은혜 없는 계명은 속박이요, 부담스러운 채무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반면에 은혜를 깨닫고 그 감격을 경험했는데 하나님 말씀의 계명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방종하기 쉽습니다.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를 너무 귀여워하니까 손자가 할아버지 수염을 잡는 것과도 같습니다. 은혜가 먼저며 그 뒤에 계명에 대한 순종이 뒤따라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를 죄악과 사망에서 구원해 주셨음을 깨닫고 이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 그리스도인 삶의 기초입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이 십자가 사건의 토대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경건주의 운동이 한참이던 18세기에 프로이센 왕국의 왕이 경건주의 운동의 중심지인 할레를 방문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한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자네는 그렇게 일하고 얼마나 돈을 받는가?”“제가 주님을 위해서 이렇게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가 받는 최고의 보수입니다” 왕은 탄식했습니다. “내게는 이런 신하가 없도다!” 은혜에 감격해서 사는 사람은 이렇습니다. 십계명은 감격으로 시작됩니다. 하나님, 나의 하나님!

오늘의 기도
하나님! 하루하루를 은혜의 감동으로 살게 하옵소서. 아멘.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출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