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예함을 알려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 어찌하든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르려 하노니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좇아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
2003년도 오늘로 마지막 주일입니다.
하나님의 영원성 속에 시간의 흐름은 별 의미가 없지만, 시간 안에 사는 우리에
게는 한 해를 보내는 이 순간, 마음 속에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이 한 해를 보내면서 공통적인 마음은 <아쉬움> <후회> <변명> 그리
고 <원망>일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꼭 같은 시간을 주었지만, 한 해를 다 보내는 이 순간, 각각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들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들에게는, 사람들 앞에서 보다, 하나님 앞에서 한 해
를 보내면서 생각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자신의 신앙생활을 평가하면서, 지난 일과 앞으로
오는 미래를 바라보면서 확신에 찬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도 이 사도 바울의 신앙을 본 받으면서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할 것이
라고 보아서 이 본문을 통하여 은혜를 나누려고 합니다.
1. 먼저 바울 사도는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겠다'고 합니다.
13절에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
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쫓아가노라”고 하였습니
다. 여기 <뒤에 있는 것>이란 <지난 일들> <지나간 세월> <과거>란 말입니
다.
이 문맥에서 보면, 바울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의 신앙생활에서 반
성하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아직 잡은 줄로 여기지 않는다'는 말
은 신앙생활에 더욱 정진해야 할 점이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사는 그런 확실한 신앙의 경지
에 이르지 못했다고 스스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전파한 말씀대로 자신이 다 이루었다고 볼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기에 <지난 일> <지난 세월>은 다 잊어버리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신앙생활의 큰 교훈을 얻게 됩니다.
우리도 내가 이만큼 신앙생활을 했으니, 나는 더 이제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하
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겠습니까?
우리 교회가 목표로 삼은 것처럼, '성숙을 향한 상도교회' 라고 했지만, 그게 말
대로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여전히 부족한 면이 많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자인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도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가야 하겠습니다.
2003년도 주일도 오늘로 끝납니다.
영원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갑니다.
우리들도 바울 사도의 고백과 같이 묵은 해의 모든 것들을 묻어버리고 가야 하
겠습니다. 사람 앞에서나, 하나님 보시기에 잘못된 점들을 묵은 해에 다 묻고
가야 하겠다는 말입니다.
사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은혜 중에 <망각의 은혜>가 큰 은혜입니다.
잊어버릴 것을 잊지 못한다면 그처럼 불행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잊어야 할 것은 잊어버려야 편안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잘 되지 못하는 것이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옛날에 새로 시집 온 며느리가 처음 시아버님 밥상을 들고 들어가다가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국을 쏟았다고 합니다. 그것이 너무나 창피한 생각이 들어 다음
날 시아버님께 "아버님! 어제는 죄송했습니다”
“아니다, 네가 너무 긴장한 탓이겠지, 괜찮다”라고 위로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또 들어가 "아버님! 그저께는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제가 너무 긴장해서 국
을 쏟았습니다". “아니다, 괜찮다. 너무 마음 쓰지 말아라"고 타일렀습니다. 그
런데 다음날 또 며느리는 그 말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되었겠습니
까? 시아버님께서 이 아이가 정신이 좀 이상한 아이가 아닌가 싶었다고 합니
다.
여러분!
한번 실수는 실수요, 어제의 허물은 허물이요, 그것을 계속 잊어버리지 못한다
면, 그것이 불행인 것입니다.
옛날부터 은혜는 물에 새기고, 원수는 돌에 새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남이 나를 도와준 일, 남에게 신세를 진일, 그런 일들은 쉽게 잊어버리면서도
누구한데 억울한 말, 누구한데 맞은 일들은 잊지 못합니다.
잊을 것은 잊어버려야 합니다.
우리 모두 뒤에 있었던 일들은 잊어버립시다.
가정에서 가족간의 잘못이 있었다면, 그것을 잊어버리고 가자는 것입니다.
요즘 제가 보니, TV 드라마 중에 고부간의 갈등 속에 사는 내용의 극(백만송
이 장미)을 보면서 저런 시어머니들이 우리 성도들 가정에서는 없어야 할 텐
데....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며느리의 과거를 영원히 잊지 못하고 그렇게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사랑을 받
아 보려고 애쓰는데도 끝까지 마음을 돌리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
이 만일 저런 시어머니 같은 하나님이라면, 우리는 모두는 어떻게 될까? 생각
해 보았습니다.
뒤에 있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하나님 앞에서의 우리의 <허물>과 <죄>와 <불순종>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의 허물과 죄를 다시 기억지 않겠다고 하였습
니다. 당신께 돌아오면, 네 허물을 빽빽한 안개가 사라짐 같이 다시는 기억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란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뒤에 것을 다 묻어버려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람 앞에서의 허물과 잘못된 것도 다 잊어버리고 가야 하겠습니다.
교회 안에서 있었던 일들 중에서, 그리고 가정 안에서 있었던 일들 중에서 잊어
버려야 할 것을 다 잊어버리고 가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참 말씀대로 사는 신앙의 사람입니다.
2. 그리고 바울은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앞에 있는 것이란, 미래를 의미합니다.
미래는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총의 시간입니다.
미래가 없다면 얼마나 불행스러운 일이겠습니까?
미래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바라보게 합니다.
청년들을 칭찬할 때 '미래가 있는 젊은이'라면 그 이상 더 칭찬이 없습니다.
사윗감을 맞을 때 미래가 있으면 현재는 가진 것이 없어도 딸을 맡기는 것을 봅
니다. 이렇게 미래는 우리에게 희망이요, 가능성이요, 행복입니다.
새 해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뒤에 것은 잊어버려야 하지만, 앞에 있는 것은 잡으려고 해야합니다.
바울 사도는 푯대를 예수 그리스도께 세우고 달려간다고 하였습니다.
달린다는 것은 주저앉아 있는 것과 대조되는 말입니다.
달린다는 것은 힘쓰고 노력하고 애쓴다는 말입니다.
달리되, 달려야 할 방향이 뚜렷해야 합니다.
즉 미래를 향한 목표가 뚜렷해야 합니다.
새 해에는 어느 해 보다 예수님께 초점을 맞추어야 하겠습니다.
바울 사도도 주님의 부활의 능력을 체험하려고, 즉 주님과 함께 죽고 주님과 함
께 다시 살아나는 그런 체험을 하기 위하여 푯대를 그리스도께 세웠다고 하였
습니다.
사실, 새 해는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신앙 없는 사람들에게는 미래는 항상 불확실성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불안하고, 그래서 근심스럽고, 그래서 희망이 없이 그 날이 그 날처럼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주님과 함께 하려는 다짐으로 시작한다면, 길 되신 주님
께서 우리를 바른 길로 인도해 갈 것입니다.
그런 신앙을 가지고 새 해를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 하는 것의 증거’라고 하였습니다.
미래를 확신 있게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야곱에게 하나님은 “네가 어디로 가던지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지키며, 내
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창28:15)고 하였
습니다.
하나님은 새 해에 우리를 통하여 이루려고 하는 계획이 다 있습니다.
그것을 바로 깨닫고 확신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흔히 세상 사람들도 '꿈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럴 때 그 꿈은 막연한 희망사항입니다.
항상 꿈을 가지고 그것을 바라보면서 참고 달려가노라면 언젠가는 이루어지게
된다는 격려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한때 '하면 된다'는 군사정권 때의 말이 새삼 생각이 납니다.
그러나, 하면 다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 빠진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으면 '성을 지키는 파수군의 경성함도 헛되다고 하였고,
하나님이 집을 세우지 않으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다'(시127:1) 고 하였습
니다.
그리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 누구뇨, 그 택할 길을 저희에게 가르치시리로
다”(시25:12). 그리고 "하나님을 항상 바라보며 앙망하는 자들은 그 발을 그물
에서 벗어나게 하신다"(시25:15) 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시편 50편 23절에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나의 구원으로 보이리라"고 하셨습니다.
신학자 케이 체프노이드라는 분은 사람들이 왜 감사하지 못하는가? 우리들은
모두 심리적인 감옥에서 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첫째는 자만심이라는 감옥입니다. 나는 잘 났다. 거울을 보면서 나는 내가 보아
도 예쁘다 라는 생각 소위 말하면 왕자병 공주병의 감옥에서 산다고 하였습니
다.
둘째는 감사를 못하는 이유는 나는 왜 이렇게 못생겼지?
나는 부족해! 즉 자기를 멸시하는 감옥이라는 것입니다.
셋째는 절망이라는 감옥입니다. 나는 되는 게 없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감
옥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넷째, 향수의 감옥입니다. 그때가 좋았어!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다섯째, 선망의 감옥입니다. 나는 그런 사람하고 한번 살아 보았으면 얼마나 좋
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꿈을 가지고 믿음
의 확신 속에 살아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3. 그러기 위해서 새해는 달려가는 노력들을 해야 하겠습니다.
달란트 비유에서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를 남긴 사람들은 즉시 가서 장사했다
고 하였습니다. 장사하는 분들 보십시오. 가만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인간은 소우주라고 하였습니다.
인간은 피조물 중에 가장 으뜸인 영장이라고 하였습니다.
노력하는 것만큼 진보하고 결실하고 수확하게 됩니다.
물론 그 노력 속에는 주님과 함께 하는 푯대가 무너지면 안 됩니다.
바울 사도는 위에서 부른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간다고 하였습니다.
위에 부른 부름이란 하나님께 대한 소명(召命)입니다.
하나님이 내게 맡긴 심부름의 몫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
습니다. 노력하는 것만큼 얻게 됩니다.
농부의 땀은 흘린 것만큼 수확의 기쁨으로 돌아옵니다.
주님과 함께 최선을 다하노라면 다음에는 주님께서 알아서 우리를 인도해 주
실 줄 것입니다. 이것이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의 확신입니다.
우리 모두 새 해에는 하나님께서 위에서 부른 부름의 상을 위하여 한 생명 구원
하는 운동으로 달려가는 노력들을 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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