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참된 구제와 기도 (6 :1∼8)
마태복음 6장은 천국시민의 생활을 교훈한 것이다. 1∼4절은 구제생활에 대한 교훈이고, 5∼15절은 기도생활에 대한 교훈이고, 16∼18절은 금식생활에 대한 교훈이고, 19∼34절은 물질생활에 대한 교훈이다.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치 않도록 주의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얻지 못 하느니라"(6:1).
1절은 18절까지의 구제와 기도와 금식의 세 가지 신앙생활에 대한 서론이다.
그리스도인의 생활은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되지 말고 은밀한 중에 계신 하나님 앞에 하라고 하셨다. 구제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기도는 하나님께 하는 것이다. 금식은 자신에게 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모든 생활을 사람을 위하여 했다. 예수님께서는 구제와 기도와 금식을 하나님께 대한 신앙고백으로 하라고 하셨다. 신앙생활은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인정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참된 것이다.
유혹과 시험은 사람의 마음에서 생기고 세상으로부터 오고 마귀에게서 쉴새 없이 온다. 모든 유혹을 이기고 하나님 앞에 의로운 자가 되려면 하나님께서 인정하실 수 있는 구제와 기도와 금식을 해야만 한다.
사람들에게 보이려는 형식적인 신앙생활은 사람들에게는 칭찬을 받아도 하나님께는 상을 받지 못한다.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신앙생활을 힘쓰시기를 기원한다.
"그러므로 구제할 때에 외식하는 자가 사람에게 영광을 얻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는 것 같이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희는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6:2).
구제는 그리스도교의 중요한 덕으로 생각했다. 구제는 예수님의 사랑을 이웃에 실천하는 표현이다.
알렉산드리아 교회는 10만 교인들이 2만 명의 걸인들을 구제했다. 교회는 구제를 하기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복음을 전파하여 영생을 얻도록 하기 위하여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일 중에 한가지가 구제이다. 구제는 육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구제는 육의 생명을 보존시켜 구원을 얻게 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교회의 구제는 복음 전파와 병행되어야 한다.
바리새인들은 구제를 외식적으로 했다. 외식하는 자는 배우나 위선자를 뜻한다. 배우는 자기의 본 모습을 숨기고 다른 사람 노릇을 한다. 외식하는 자는 마음에는 악한 생각과 추악하고 불의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선한 사람인 것처럼 행동을 한다.
외식하는 자는 다른 사람을 속이는 동시에 자신과 하나님을 속이는 사람이다. 외식하는 바리새인들은 사람들에게 칭찬과 존경을 받으려고 회당이나 거리에서 나팔을 불고 많은 사람 앞에서 구제를 했다.
요즈음도 자기를 선전하고 생색을 내고 신임을 얻기 위하여 구제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에 어떤 40대 남자가 마을에 이사를 왔다. 40대 남자는 집집이 찾아다니며 인사를 했다. 마을 노인들을 초대하여 경로잔치를 했다. 마을 부녀회원들을 초대하여 관광을 시켜주었다. 마을에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했다.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사업을 한다고 자랑을 했다. 6개월이 지났다. 마을 사람들은 40대 남자를 멋지고 예의바르고 후덕한 신사로 생각을 했다. 40대 남자는 마을의 공동사업을 위하여 찬조금도 냈다.
어느 날 40대 남자는 어떤 부인에게 사업에 투자를 하면 매월 1할 이자를 주겠다고 했다.
마을의 한 부인이 몇 백만원을 투자했다. 40대 남자는 1할 이자를 정확하게 지불했다. 소문이 마을에 퍼졌다. 마을 여인들은 너도나도 40대 남자에게 돈을 맡겼다. 40대 남자는 몇 달 동안 이자를 정확하게 지불했다. 수십 억원을 손에 쥔 40대 남자는 어느 날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40대 남자는 계획적으로 남의 돈을 뺏는 사기꾼이었다.
어떤 교회에서 목사님이 '진실'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설교 도중에 목사님은 물었다. "여러분 일생동안에 좋은 뜻으로든지 나쁜 뜻으로든지 거짓말을 한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까?" 그 때 어떤 집사님이 대답했다. "목사님! 저는요 일평생 동안 한번도 거짓말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거짓말은 안 하겠습니다." 목사님은 집사님을 칭찬했다.
며칠 후에 그 집사님 집에 심방을 갔다. 목사님이 그 집에 들어가려고 초인종을 누르려는데 방안에서 어린아이 우는소리가 들렸다. 그 때 집사님은 어린아이를 달래기 위하여 하는 말이 "얘야 어서 그치거라 밖에 거지망태가 와있다. 어서 뚝 그쳐라 자꾸 울면 거지망태가 너를 잡아간다. 저기를 봐라! 거지망태가 왔다"며 창 밖을 내다보았을 때 목사님이 서있는 것을 보았다. 집사님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말도 하지를 못했다. 위선자가 많다. 자기의 참 모습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스도인은 진실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닮아 살아야 한다. 나팔을 불고 구제하는 사람은 사람에게 칭찬을 받았기 때문에 천국에서는 상이 없다고 하셨다.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이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가 갚으시리라"(6:3∼4).
구제할 때에 오른손의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을 글자대로 해석하면 구제하는 사람 자신도 모르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구제하는 사람이 자신이 모르는 구제는 없다. 그러므로 이 말은 선한 일을 할 때 자신을 나타내지 말라는 것이다. 구제할 때 광고를 하게 되면 구제 받는 사람의 얼굴이 붉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구제사업은 아무도 모르게 해야한다.
사랑의 마음으로 하는 참된 구제를 해야 하나님께 상을 받게 된다. 사람은 은밀하게 하는 구제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칭찬도 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아시기 때문에 상을 주시고 복을 주신다.
"또 너희가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되지 말라 저희는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희는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6:5).
기도에 대한 교훈이다.
구제는 사람을 대하는 행위이지만 기도는 하나님을 대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사람을 대하여 기도했다. 그러므로 유대인들은 많은 사람이 모인데서 기도하기를 좋아했다. 사람을 대하여 하는 기도는 하나님께 상달하지 않는다. 또한 하나님께 상을 받지 못한다.
어떤 교회에 목사님과 기도 시합을 하는 교인이 있었다. 매일 새벽기도 때 목사님이 일어서야 일어난다. 그리고는 내가 목사보다 기도를 더한다고 자랑을 했다. 어느 날 목사는 그 교인과 내기를 했다. 교인이 일어났다. 목사는 이겼다고 했다.
사람을 대하여 하는 기도는 사람에게 칭찬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응답되지 아니한다.
기도는 하나님 앞에 마음을 쏟아 놓아야 한다. 하나님께 마음을 쏟아놓는 기도를 하시기를 기원한다.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6:6).
유대인들은 포로기 후에는 하루 세 번씩 기도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했다. 외출 중에 기도하는 시간이 되면 길에서 기도했다.
바리새인들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회당이나 길거리에서 기도했다.
인도교도나 회교도도 길가나 지붕 위에서 많은 사람을 향하여 기도한다. 서서 손을 들고 기도하는 것은 보통기도이고 앉아서 하는 기도는 가르칠 때의 기도이고 무릎을 꿇고 하는 기도는 간곡한 간구이고 엎드려 하는 기도는 자복의 기도였다.
예수님은 기도에 대하여 교훈하시기를 "골방에 들어가서 기도하라"고 하셨다. 골방에서 기도하라는 것은 사람을 대하여 기도하지 말고 하나님을 대하여 기도하라는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다. 감리교회에서 신령한 목사로 이름이 난 분이셨다. 불광동 수양관에서 전국 교역자 기도회가 있었다. 오전 집회가 끝나고 점심을 하려고 나가는 때였다. 한 통로가 막혀 나가지 못하고 의자 사이로 나와 돌아갔다. 화장실에 가야할 급한 사람도 있었다. 뒤에서 왜 못 나가느냐고 소리를 쳤다. 어느 목사님이 통로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를 하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그 목사님을 담임자로 모시고 있을 때였다. 수양관 문 밖에는 나무가 서있는 잔디 공원도 있었고 수양관 옆에는 야산이 있어 얼마든지 그 곳에서 기도를 할 수 있었다. 조용히 기도할 수 있는 곳을 버리고 왜 수천 명이 나오는 통로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를 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것은 분명 기도하는 목사라는 것을 선전하기 위한 위선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아니했다.
사도행전에 보면 초대교회 때 120명의 성도는 마음을 같이 하여 전혀 기도에 힘쓰다가 불로 임하는 성령을 받았다. 기도는 주님만을 생각할 수 있고 무아지경에 들어갈 수 있는 곳에서 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내 놓고 하나님의 뜻을 찾는 기도가 되어야 응답을 받게 된다. 하나님 앞에서 솔직한 마음으로 기도하시기를 기원한다.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저희는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6:7).
예수님께서는 기도의 말에 대하여 교훈하셨다.
갈릴리 지방은 솔로몬 왕이 두로 왕 히람에게 성전건축자재를 도움 받은 대가로 준 이후에 앗수르와 바벨론과 파사와 희랍과 애굽과 수리아에게 정복되었다. 갈릴리를 정복한 나라들은 갈릴리 사람들을 포로로 잡아가고 이방민족을 옮겨 놓기도 했다. 이러한 일이 되풀이되면서 갈릴리 사람들은 혼혈인이 되었고 혼합종교와 혼합문화를 이루게 되었다. 이러한 갈릴리 사람들은 이방인의 풍속을 잘 알 수 있었다.
중언부언하지 말라는 것은 이방인의 무의미한 반복의 기도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바알신 숭배자들은 "바알이여 응답하소서, 바알이여 응답하소서"를 수백 번씩 반복했다. 희랍의 아데미 신도들은 "크다 아데미여, 크다 아데미여"를 수십 번씩 반복했다. 불교 신도들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수없이 반복한다. 이러한 반복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것이다. 기도할 때 반복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마태복음 26장 44절에 보면 예수님께서도 같은 내용의 기도를 세 번 반복하셨다. 반복은 강조하는 뜻이 있다. 그러나 주문을 외우는 것 같은 반복은 의미가 없다.
하나님께서는 한마디의 기도라도 중심에서 우러나오는 기도를 응답하신다.
"그러므로 저희를 본받지 말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6:8).
예수님께서는 이방인과 바리새인의 기도를 본받지 말라고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전능하시기 때문에 구하기 전에 먼저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을 다 아신다. 그러므로 핵심만을 아뢰면서 기도해야 한다.
어떤 교인은 하나님께서는 구하기 전에 먼저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을 다 아신다고 했다고 기도할 때 "하나님! 다 아시지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고 했다.
속담에 고기는 씹어야 맛이 나고 말은 해야 안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다 아셔도 하나님께 마음에 있는 것을 아뢰어야 한다. 부모님은 자녀의 형편을 아신다. 그래도 부모님께 아뢰야 사랑이 교류되고 친교가 되고 믿음이 있게 된다.
"주여! 다 아시지요. 주실 줄로 믿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하는 것보다는 "주여! 감사합니다. 거짓된 나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믿음을 주옵소서. 예수님을 닮아 살기를 원합니다. 주의 뜻에 순종할 수 있는 능력을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하는 것이 좋다.
하나님께서는 은혜와 복과 능력을 감당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는 사람의 기도를 응답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받을 그릇이 있는 사람의 기도를 응답하신다. 받을 그릇이 없는 사람은 간절히 구해도 받을 그릇이 준비되기까지 응답하시지 아니하신다. 그러므로 기도하는 자는 먼저 진실한 믿음을 소유해야 하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야 하고 사명을 깨달아야 한다.
마가복음 9장 14∼29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변화산에 가셨다가 내려오실 때 산아래 있던 제자들과 서기관들이 변론을 하고 있었다.
예수님을 본 무리 중에 한 사람이 예수님께 아뢰기를 "내가 벙어리 귀신들린 내 아들을 데려왔습니다. 귀신이 어디서든지 거꾸러뜨려 거품을 흘리게 하고 이를 갈게 하며 불과 물에 자주 뛰어 들게 합니다. 내가 선생님의 제자들에게 고쳐달라 하였으나 고치지 못했습니다. 선생님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불쌍히 여기사 도와주옵소서"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믿음이 없는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겠느냐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고 하시고 "벙어리 되고 귀먹은 귀신아 내가 네게 명하노니 그 아이에게서 나오라"고 하시니 귀신이 소리지르며 아이를 심히 경련을 일으키게 하고 나갔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귀신을 쫓아내지 못했다. 그 이유는 제자들의 믿음이 적었고 귀신들린 아이의 아버지의 믿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믿음이 없으면 하나님의 능력은 역사 되지 아니한다. 믿음의 그릇이 커야만 하나님의 능력을 받아 표적이 나타난다.
예수님께서는 귀신들린 아이의 아버지가 '선생님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우리를 도와주옵소서'라고 했을 때 책망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고 하셨다. 반석같은 믿음을 소유하시기를 기원한다.
성 어거스틴은 기도에 대해서 말하기를 "기도는 많은 말을 할 것이 아니고 진실한 기도를 해야하고 유창한 말을 많이 할 것이 아니라 경건한 마음과 뜨거운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하나님은 기도의 수를 세시지 않으시고 기도의 무게를 다신다. 하나님은 기도의 길이를 재지 않으시고 기도의 깊이를 재신다.
하나님께서 기억하시고 상을 주시는 사랑의 구제를 하시고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는 진실한 기도를 하시므로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복을 받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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