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쉬운 창조
어렵다면 한 없이 어렵고 쉽다면 아주 쉬운 게 창조다. 창조는 머리가 특출하거나 기질이 주도면밀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창조할 수 있다. 창조는 쉽다. 무에서 유의 창조를 말하는 게 아니다. 유에서 유의 창조는 사소한 변화만 가해도 가능하다. 더하든지, 빼든지, 섞든지 어떤 변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가 발생하면 창조가 일어난 셈이다.
남제천농협의 유병기 고추장 공장장은 치약처럼 짜는 튜브 고추장을 만들어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고추장 없이는 못 산다. 고추장만 있으면 해외여행도 거뜬하다. 그런데 고추장을 챙기기가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고추장이 밖으로 새면 정말 난처하다. 이 문제를 유병기 공장장이 해결했다. 고추장이 걸쭉한 게 치약과 같다는 생각을 해낸 것이다. 이제 그의 튜브 고추장은 여행객들의 필수품이 됐다. 덩달아 고추농가의 수입도 늘어났다.
창조는 어렵지 않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상품전시회가 열렸다. 거기서 최고 인기품목은 아이스크림이었다. 그런데 아이스크림을 담는 컵이 늘 모자랐고 게다가 컵에 담는 데에 시간도 더뎠다. 그 때, 찰스 E. 멘체스도 아이스크림을 팔았는데 어느 시리아 상인이 자라비아라는 밀가루 과자를 황소 뿔처럼 감아올리는 것을 보게 됐다.
갑자기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황소 뿔처럼 생긴 자라비아 과자에 아이스크림을 담으면 컵이 없어도 된다. 담는 시간도 절약된다.’ 그는 곧장 실행에 옮겼고 머잖아 부자가 됐다. 창조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하늘을 나는 나비를 붙잡는 게 아니라 땅의 현실에서 캐내는 보석이다.
15세의 체스터 그린우드가 부모를 졸라서 타낸 크리스마스 선물은 스케이트였다. 그는 틈만 나면 스케이트를 탔다. 그러나 귀가 시려서 오래 탈 수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더러 손으로 귀를 감싸라고 말했다. 그렇게 했지만 잠시뿐이었다. 종일 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욕심에 그는 골몰했다. ‘두 손으로 두 귀를 감싸고 탈 수는 없잖아. 아, 그렇지. 손 대신에 털가죽을 덧대면 되잖아.’
그가 직접 그려준 대로 그의 어머니는 철사를 둥그렇게 구부리고 털가죽을 덧댔다. 그리고 그것을 모자의 두 귀 쪽에 달았다. 이튿날 그는 귀마개가 달린 모자를 쓰고 실컷 스케이트를 탔다. 곧 그의 어머니는 그의 친구들에게도 귀마개를 달아주느라고 분주해야 했다. 4년이 지난 1877년 3월, 그는 귀마개 특허를 출원했고 이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아이들도 가능한 게 창조다...[김종춘 창조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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