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기독교와 핀란드식 기독교
북위 60도, 영하 40도의 나라. 부존자원이라고는 물과 나무만 있던 나라. 650년간 스웨덴의 지배, 108년간 러시아의 지배에 시달렸던 나라.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1991년 옛 소련의 붕괴로 수출시장을 잃으면서 금융위기, 기업도산, 고실업률, 주택 및 주식 값의 폭락으로 좌초위기에 빠졌던 나라.
이렇듯, 핀란드는 세계사의 지평에서 그 이름이 사라질 뻔했다. 핀란드의 좌, 우파 정치권은 정파를 초월해 국민과의 합의를 도출했다. “부존자원이 없는 핀란드는 어떤 아이의 재능도 잃을 수 없다.” 대학원까지 무상교육을 시행키로 한 것이었다. 그것도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에게는 더 교육혜택을 주는, 긍정적 차별의 교육이었다.
개인과 기업은 최고 60%의 소득세율을 기꺼이 감당했다. 노키아 같은, 유력한 기업들은 국내에 머무는 것을 당연시하며 저임금을 찾아 해외로 나돌지 않았다. 10년이 지나자 선순환이 일어났다. 무상교육으로 배출된 인재들이 핀란드 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였다. 핀란드는 좌, 우파를 넘어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일구어냈다. 매년 발표되는,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핀란드는 스웨덴과 함께 1-5위를 오르내리게 됐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미국식 기독교가 있고 핀란드식 기독교가 있는 것 같다. 전자가 복음전파와 양적 성장에 방점을 둔다면 후자는 복음실현과 질적 성숙에 방점을 두는 듯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함께 이 땅에서 시작된 하나님 나라는 두 갈래(Two Track)로 진행된다. 대충 말해, 복음전파의 선교적 사업이 그 하나라면 복음실현의 사회적 사업은 그 나머지 하나다.
우리는 저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천당신앙’과 함께 이 땅에서의 하나님 나라, 곧 천국을 건설하는 ‘천국신앙’으로 무장돼야 한다. 하나님 나라, 곧 이 땅에서의 천국건설은 복음전파와 복음실현의 두 갈래로 추진된다.
유월절 등 유대교의 명절들과 성회들, 번제 등 제사들, 그리고 찬양은 성전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것들이다. 다 중요하다. 절기와 성회와 제사와 찬양을 통해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 그러나 성전 밖의 사회 공동체에 공법과 정의가 흐르지 않을 때, 성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것들은 다 하나님께 역겨울 뿐이다(암5:21-23). “오직 공법을 물 같이, 정의를 하수 같이 흘릴지로다”(암5:24).
우리는 교회 안에서도 바르게 잘 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교회 밖의 사회에서도 바르게 잘 해야 한다.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6:10).
저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천당신앙과 함께 이 땅에서의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천국신앙을 병행하라. 복음전파와 아울러, 복음을 사회제도로 정착시키는 복음실현도 추구하라. 교회 안에서 바르게 잘 하고 교회 밖에서 바르게 잘 하라. 교회 안에서 승리하고 교회 밖에서 승리하라.
http://cafe.daum.net/hiscore [새창에서 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