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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한살이가 어찌보면 사소하다


한살이가 어찌보면 사소하다

사람의 한살이가 참 어찌보면 사소하다
김치는 여름철이면 한나절에 쉬어 버린다.
냉수를 갈아주며 김치독을 물에 담가두며 먹던 날이 생각난다.
여름이면 예외없이 열무김치를 담아 먹었다.

어느날 냉장고라는게 생겼다.
냉장고에는 김치랑 보리차가 고작이었다.
어쩌다 수박 한덩이 넣을라치면 자리를 차지해서 절반을 잘라 넣어야 했다.
윗칸엔 냉동실 아랫칸엔 냉장실 두개의 문을 여닫던 생각이 난다.
금성. 대한도시바. 뭐 그런것들이었다

얼마후 냉장고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문 두쪽짜리 냉장고가 입주하는 아파트의 본보기 집에 놓여졌다
양쪽으로 개폐하는 그 냉장고가 얼마나 좋아보였는지
그리고 음료수가 가득하고 냉동실에는 고기가 채워지고.
두쪽 냉장고가 사고 싶었으나 가격차이가 두배 이상 났으므로
더 이상 고려하지 못한 채 자족해야만 했다.
냉수를 마실 수 있다는게 꿈만같이 고마울 뿐이었으니까

냉장고 두어번 바꾸니 내 평생이 훌떡 지나가 버렸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나?
인생은 좌우간 순간인게 틀림없다.
냉장고 문짝에서 얼음이 쏟아지고 냉장고 문을 열지 않아도 간단하게
음료수를 제공해주는 트윈바가 있는 지펠냉장고가 신기하게만 보였다.
냉장고를 바꿀무렵 넌즈시 그게 갖고 싶다고 표현했지만
역시 터무니 없는 가격차이에 그만.
두말없이 소리가 적다는 디오스를 샀다  
냉장고가 들어오던날 처음 샀을때의 감격은 전혀 없었다.
무덤덤하던 날 겨우 김치 냄새 안나도록 신경을 쓰려고 했다 .

집집마다 냉장고 두대 시대가 열렸다.
아니다 김치 냉장고까지 세대가 보통이 되어버렸다.
이사를 예정하면서 내가 소원하던 지펠을 사도 좋다고 허락받았다 .
하지만 이번엔 내가 거절을 했다.
이젠 얼음이 문짝에서 쏟아져도 그 얼음을 먹을 수가 없다.
바에서 문을 열지않고 냉수를 제공해 준다해도
음료수는 미지근한 숭늉이면 끝 이제는 지펠냉장고가 필요없어졌다.

조금 젊은 날 사고싶어할 때 무리해서라도 샀더라면
제법 좋아라 했을텐데...이제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이제는 새로 사거나 꾸미는 것에 무관심해졌다.
깨끗하고 너른 집에 아무것도 없이 단촐하고 간단한 것만 좋다.
비싼것도 귀찮고 호화로운 것은 더더욱 싫다.
너절너절한 장식은 아예 귀찮다.

그저 있는 것들 모두 내 버리고
밥그릇 몇개와 마지막까지 볼 성경책
그리고 문화의 창인 컴퓨터.
때로 심드렁할 때 두들길 피아노
수시로 따끈하게 데워먹을 전자렌지.
빨래해 줄 세탁기 여름날 장마때 빨래를 말려 줄 건조기
그리고 요즘 빠져버린 디지탈 카메라
피곤할 때 언제고 나를 받아줄 딱딱한 돌침대
이처럼 단촐한 내 생활환경이 필요할 뿐이다.

무성한 잎들을 떨구어 내며 황혼을 아름답게 물들이다가  
미련없이 떨어져 썩어지는  비결을 터득해 가면 그 뿐이다.  






이경애
사모님!살아가는 인생길을 한번 돌아보게 하는 느낌이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나그네와 같은 짧은 인생길에 무엇이 그리도 복잡하고 덕지덕지 치장이 많은지요~~~??
사모님의 말씀처럼 무성한 잎들을 떨구어 내며 황혼을 아름답게 물들이다가 미련없이 떨어져 썩어지는 비결을 터득해 가면 그 뿐이다.는 말씀 공감이 갑니다.
2007-10-06
 


남상순
이경애님 오랫만에 덧글 다신 분이세요
그동안 로그인이 저도 잘 안되었는데
덧글을 읽게 되니 반갑습니다.
자주 흔적 남겨주세요
부족하기 이를데 없는 삶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아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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