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월드컵/ 프랑스 : 스위스의 G조 조별 예선 경기장면] TV에 방영되는 우리 드라마를 볼 때마다 아쉬울 때가 많은데 그 이유는 끝맺음이 늘 그렇고 그렇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청률이 좀 높다싶은 드라마일수록 어정쩡한 끝맺음이 주는 아쉬움은 더욱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3각 혹은 4각 관계의 아주 상투적인 애정관계, 지나치게 자주 등장하는 신데렐라 모티프, 겹겹이 꼬인 출생의 비밀, 걸핏하면 등장하는 교통사고와 기억상실증 등등의 한물 간 설정 탓에, 드라마가 진행될 때마다 어린 시절 어른들로부터 듣던 옛날 얘기 속에 자주 등장하던 만능의 도깨비 방망이가 생각나곤 합니다. 아무튼 시작이나 치열한 과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깔끔한 마무리입니다. 2006독일월드컵이 아직 진행중이지만 우리 대표팀이 승점을 4점이나 챙기고도 목표했던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후끈 달아올랐던 월드컵 열기가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어버렸습니다. "2006 독일월드컵의 MVP는 심판"이라는 어느 축구 전문가의 비아냥거림처럼 유난히 심판들의 오심이 많아 경기에 이긴 팀도 찜찜하고 진 팀은 분하고 억울한 경기가 참 많았는데, 우리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는 과정에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대 스위스 전에서도 두 차례의 결정적인 오심 의혹 탓에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이 속상해하고 있습니다. 주심의 판단이 조금만 더 세련되었더라면 참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월드컵 축구대회의 단골 우승후보인 브라질 팀처럼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선수단을 보면 축구를 정말 잘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실감케 됩니다. 브라질선수에 결코 뒤지지 않은 체력과 정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예선 3경기에서 고작 3골밖에 넣지 못한 우리 대표팀의 빈약한 골 결정력이 결국은 오심의 불행한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하게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축구의 승부가 볼 점유율이나 멋진 드리블실력이나 투지에 달린 것이 아니라 결국은 집어넣은 골의 숫자로 결판나기 때문에 뛰어난 체력과 정신력에 걸맞은 골로 열매를 맺지 못하는 우리 축구의 고질적인 골 결정력이 하염없이 안타깝습니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오심도 축구 경기의 일부"이고 아울러 "우리가 골을 많이 넣지 못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골을 확인시키는 마지막 마무리가 잘 되어야만 골문 앞에 이르기까지의 아름다운 과정이 더욱 더 빛을 발한다는 점에서 축구는 인생과 많이 닮았습니다. 사람들이 축구에 미치고 한 골 한 골에 거친 한숨과 터질 듯한 환희를 쏟아내는 이유가 거기 있을 것입니다. 축구경기에 지켜야할 규칙이 있듯이 인생 역시 사람이 사람답게 지켜야할 보이지 않는 원리와 원칙이 있습니다. 힘겨운 수비 끝에 간신히 역습의 기회를 잡아 멋진 드리블과 효율적인 패스로 상대 골문에 접근하여 마지막 골을 성공시킴으로써 축구경기의 결론이 나듯이, 우리 인생의 경기 역시 삶의 종료 호각소리가 난 뒤 씁쓸하지 않도록, 우리 삶의 힘겨운 과정이 참으로 달콤하게 남을 수 있도록, 인생의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정직하게 땀을 흘리는 나날이어야 하겠습니다. (2006. 6. 29.)
이광우 목사의 CBS '5분 메시지' : 매주 목요일 오후 1:55, FM 103.7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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