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나눔운동본부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씨감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곧 우리들이 모아 보낸 후원복지기금으로 씨감자를 사서 연해주의 고려인들과 러시아 빈민들에게 나눠주어 감자농사를 짓게 하고, 가을철에 수확한 감자를 모두 다 다시 매입하여 그것을 북한으로 들여보냄으로써 러시아 빈민과 거기 거주하는 우리 동포 고려인들의 자활을 돕고 아울러 북한 동포들의 굶주림을 덜어주는 1석 3조의 귀한 사업입니다. 북조선그리스도교연맹(위원장 : 강영섭 목사)과 함께 북한 유아원에 우유를 비롯한 유아용 물품을 준비하여 들여보내는 사역과 함께 우리 조국의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의 물꼬를 트기 위해 남쪽의 교회들이 열심히 기도하며 꾸준히 이 일을 돕고 있는데 저희 전주열린문교회도 비록 작은 힘이지만 이 일에 열심히 동참하고 있습니다. 사업시찰과 향후 협력방안을 의논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톡에 갔을 때 그곳 시내 곳곳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홍보간판과 집집마다 창밖에 나와 있는 한국산 에어컨의 실외기에 찍힌 자랑스러운 우리 상표들을 보며 흐뭇했습니다. 평양을 다녀올 때마다 거쳐야 했던 중국의 베이징이나 심양 거리 곳곳에 번듯하게 서 있는 우리 대기업들의 홍보간판을 보면서도 솟구치는 자부심을 어쩌지 못했습니다만, 그러면서도 마음 한 편에는 차마 표현하기 힘든 착잡함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국내의 대기업들이 가까운 중국으로 인도로 다 빠져나가는 바람에 국내에서는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얻기가 하늘에 별따기가 되고, 순수 학문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은 그만 취업준비학원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남북합작의 개성공단 얘기가 몹시 반가웠던 것도 바로 이처럼 착잡하고 염려스러운 흐름 때문이었습니다. 북한의 인력과 남한의 자본력과 기술력이 합쳐져 개성공단이 성공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적어도 바다 건너 중국에서 만들어 ‘Made in China’ 딱지를 붙여 들어오는 한국산 제품들보다는 일단 국제경쟁력이 더 있고, 북한의 시장경제를 활성화시킴과 동시에 우리 기업도 경쟁력이 더 커지고, 나아가 제2 제3의 개성공단이 만들어짐으로써 우리 조국통일의 기반도 아주 자연스럽게 다져지리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개성공단의 사활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원산지 규정에 매여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휴전협정이 조인된 뒤로 수십 년 동안 대북경제제재조치를 계속하고 있는 미국, 이에 맞서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내내 적대적 대립각을 예리하게 세우고 필사적으로 대항하는 북한 사이의 살벌한 정치 논리가 한-미간의 경제논리를 지나치게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단 60년 장벽을 걷어내고 조국의 평화적이고 자주적인 통일의 밀알을 심기 위해서라도, 한-미 FTA협상과정에서,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 주도록, 스스로 한국의 오랜 혈맹이라고 주장하는 미국을 우리 국민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강하게 설득해야만 할 때입니다.(2006. 6. 22.) 이광우 목사의 CBS '5분 메시지' : 매주 목요일 오후 1:55, FM 103.7Mhz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