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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구촌에 거의 유일한 ‘단일민족’입니다. ‘단일민족’이라는 말에 으레 뒤 따라 나오는 것이 바로 ‘백의민족’이라는 말입니다. 태양 빛을 상징하는 흰색은 늘 ‘청정’, ‘순결’의 상징으로 인식되었고, 이 ‘청정’, ‘순결’의 이미지는 차츰 ‘평화’의 상징으로 그 의미의 외연을 넓혀 왔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 사회에 많은 이들이 ‘백의민족’이라는 말을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말에는, 동북아시아에 있는 작은 반도국인 우리 민족이 숱하게 외세에 부대낀 역사의 어둠이 짙게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변 열강에게 끊임없이 시달린 고통스런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의 가슴에 자연스레 생긴 소망이 곧 ‘평화’였던 것입니다.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 속에서 세계화가 끊임없이 이루어져 가면서 참 안타깝게도 우리 농촌은 거의 몰락하게 되었고 마침내 농어촌 지역 총각들이 짝을 찾지 못해 동남아시아 몇몇 나라 처녀들과 국제결혼을 하는 흐름이 형성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단일민족’이라는 말을 쓰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백의민족’이라는 말도, 평화를 지키고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미국의 불의한 이라크 침공 전쟁을 거들며 이라크에 우리 국군을 파병하게 되면서 그 의미가 많이 퇴색하고 말았습니다. 차츰 심각해지는 학교 폭력, 자꾸만 폭력적인 흐름으로 변해 가는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더 이상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말을 함부로 할 수 없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엊그제,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서 발표한 2006년 전 세계 군사비지출액 통계자료에서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독일, 러시아,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인도에 이어 세계 11위를 기록했습니다. 2006년 한 해 동안, 무려 219억 달러 곧 우리 돈으로 약 21조 9천 억 원 정도의 엄청난 군사비를 지출한 것입니다. 이 돈이 군사비 외에 다른 영역에 쓰였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수준을 유지하며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지닐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얼마 전, 국제앰네스티 한국본부에서 발표한 통계자료에서도, 권총을 포함한 소형무기 수출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7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소형무기가 지금 한창 내전 중인 아프가니스탄 등지에 아주 많이 팔려나가고 있고, 파키스탄 같은 나라에서는 그들이 한 해에 사들이는 소형무기 가운데 대한민국에서 만들어 수출한 소형무기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능한 한 빨리 우리나라가 평화적이고 자주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어서 매년 엄청나게 쏟아 붓는 엄청난 군사비를 줄여서 온 백성과 나라가 좀더 안정되게 살 수 있는 틀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통일이 된 다음 7천만 우리 민족이 숱한 폭력과 전쟁으로 황폐화되어 가는 지구촌의 평화를 지키고 가꾸는 일에 더 많이 기여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것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치신 우리 선열들의 참된 소망이 아니겠습니까?(2007. 6. 14.)
이광우 목사의 CBS '5분 메시지' : 매주 목요일 오후 1:55, FM 103.7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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