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시어머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남편의 생일을 축하한다고...

우리 남편, 이제 40대 중반에 들어선 지 얼마 안 되는데....
벌써부터 생일보다는 생신이라는 말을 듣게 되고 때로는 나이가 더 많은
분들한테서 어리광을 받아주기도 한다.

찬양집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거실에 커다란 꽃바구니가 있고 선물도 있다.

우리 남편.. 겨우 25살의 나이에 단독목회를 시작했다.
군대에서 제대하자마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연약한 교회..
성도들의 수가 10명도 채 안 되는 교회에 홀홀 단신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그 이후로 숱한 눈물을 흘리며 보따리를 수도 없이 쌌건만..
그런 위기를 다 견디게 하시더니 11년째 되던 해에 이곳 덕산교회로 옮겨주시고
이곳에서도 벌써 만 9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20대.. 전도사시절에도 동네유지로서 어른으로서 이런 일 저런 일에 다
쫒아다니고 성도들의 궂을 일까지 다 도맡아 하게 하시고 모든 분들의
의지의 대상이 되게 하시더니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곳은 시골인데다 고령인구가 많아 우리교회도 70이 넘으신 분들이 아주
많으시다. 그런데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도 그렇지만 집사님들이건
권사님들이건 다 목사님 앞에서는 그저 철없는 어린아이 같다.
그래서 어떨땐 정말 귀엽기까지 하다니..
그러니 영적으로 볼때 어른인건 정말 틀림없나보다
집에서도 물론 우리 남편은 어른이다. 물론 나한테도..

그동안 어른 역할을 하느라 힘들었을 남편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그리고 어린 나이부터 지금까지 변함 없이 그 자리를 지키면서
어른 역할을 잘해주어 꿋꿋하게 서있는 남편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그 많은 칭얼거림과 어리광을 다 받아주고...
때로는 뛰어다니면서 다 해결해주기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너무 이른 나이에 부름 받아 멋지게 쓰임 받고 있는 남편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더 아름답고 멋지게 쓰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잘해야하는데,
너무 부족하기만 해서 조심스럽기도하고 내가 못 따라 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다.

주님! 지금까지 함께 해주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변함 없이 귀하게
쓰임 받도록 도와주세요..지금까지 자리를 잘 지키고 사명감당을 잘하게 도와주신
주님을 진심으로 의지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