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아주 시골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눈만 뜨면 보이는 곳이 논이고 밭이고 산이랍니다.

새벽에 새벽기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어김없이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에 붉은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볼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기 전에 산책이라도 하러 나가게 되면
개구리들의 울음소리를 귀기울이지 않아도 들을수가 있답니다.
또한 가만히 앉아 하늘을 바라보면 까만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
그리고 시시때때로 변하는 달의 모습을 거의 날마다 또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 뿐 아니랍니다. 조금만 벗어나면 아름다운 저수지가 있고
조그마한 동산들이 군데군데 있으며 온갖 초록빛들로 이루어진 자연정원을
얼마든지 볼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운전하고 다니면서 나는 나도모르게
함성을 지를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옆에 누가 타기라도 한다면
그들은 하나같이 그런 말을 합니다.
"사모님은 도시에서만 사셔서 이런 거 보시면
그렇게 새삼스러워하고 감탄하고 그러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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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저는 태어나길 이곳 충청도 두메산골에서 태어났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기전에 잠시 서울로 상경했다가 초등학교 3학년때
충주라는 소도시로 이사와서 꽤 오랫동안 살았으며 지금은 만 10년째 이 곳
용몽리에 살고 있답니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감탄을 하고 항상 어머.. 어머! 하면서 함성을 지르는지
다들 궁금해합니다. 또는 이상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난..
절대 가식있는 감정표현은 안하는 편입니다.
그저 우러나오는대로 옆에 누가 있든말든 내 기분을 나타내다보면
그렇게 이따끔씩 주위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곤하는가봅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시골에서 살고 있고,또 한결같이 시골냄새를 맡고,
시골을 온 몸으로 느끼고 살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매일매일 감탄하고 감격해하고 있습니다.
오늘도..청주까지 가는 길에, 일부러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국도를 타고 가면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바라보았습니다.
눈부시도록 진한 초록빛.. 그리고 연두빛.. 절묘한 조화속에 빠져
주님과 대화하면서, 찬양하면서 지루하지 않은 짧은 여행을 했답니다.

세상속으로..
어쩌면 더럽혀지고 있고 이미 더러워진 세상... 그 속으로
점점 더 빠져들어가고 있다지만
그 속에서 느끼는 우주만물의 조화와 신비.. 그리고 아름다움을 생각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그런 위대한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분에게
나같은 못난 인간이 택함받았다는 사실에 또다시 가슴이 뭉클해진답니다.

오늘은..
왕복 1시간정도의 뒷길코스를 운전하면서
아름다운 세상속에 빠져 맘껏 달려봤습니다.

나는...
시골에 사는 것이 참 좋습니다.

지금도...
열어진 창문사이로 시골에서만 들을 수 있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갖가지 소리와..
개구리들의 요란한 울음소리가
정겹게 들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