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날, 시댁에 갔습니다.
어버이날이 토요일이라 가기가 힘들것 같아서 미리 갔던 것입니다.
가자마자 부모님을 모시고 바다횟집으로 갔습니다.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숭어회를 사드리고 용돈을 드리고...
다시 부모님을 모셔다 드리고는 뒷밭과 앞밭을 돌아다니면서
시금치를 뜯고(캐고??) 마늘쫑을 뽑고....
또 놔둬야 별 필요 없다는 숫놈 양파도 뽑았습니다.

어찌나 재밌던지 농사짓는 사람의 풍성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조금은 알것 같았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어린이날.. 아이들과 함께 호박훈제오리를 먹으로 갔습니다.
꽤 비싼편에 속하는 오리고기를 먹은후 아이들의 옷과 신발을 사 주러 다녔습니다.
좋아라.. 하는 아이들을 보니 더 많이 못사주는 것이 마음에 많이 걸렸지만
그래도 절약해야 하는지라 골랐던 옷을 다시 빼 놓고.. 요리조리 재다가 우선
필요한 옷만 간신히 사 가지고 나왔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운동회날이었습니다.
학교강의까지 빠져가면서 꼭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아이가 기죽을까봐.. 그리고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이, 이번엔 부모님과 함께
하는 종목이 거의다라고 하시면서 꼭 오라고 자모회때 신신당부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아닌 이유가 있다면,
아직까지 학교자모회나 연구수업.. 학교에서 하는 행사에 빠진적이 없는 열성엄마..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아침부터 서둘러 아이들을 먹여서 먼저 보내고는
부랴부랴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김밥이야.. 우리 교인들이 많으니까 함께
먹으면 되는 것이고..그런 생각에 나는 맨 밥에 몇 가지 반찬을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과일도 깍아서 한 접시 만들고 얼음물과 음료수도 준비했습니다.
학교에 도착하니 이미 우리교회 집사님, 권사님들이 한팀을 이루어
최고로 좋은 자리같은 중심자리를 맡아놓고 계셨습니다.
그곳에 자리를 하고 아이들과 한바탕... 신나게 게임하고 먹고 놀아주었습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이따금씩 눈물이 나왔습니다.
멀리서 아들을 바라보니 가슴이 자꾸만 뭉클거리고 작은 아픔이 밀려왔습니다.
또 다시 이어지는 못된 습관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느라 요즘에 나도 모르게
아니 마치 어떨땐 작정한 듯이 일부러..
엄하게 대하고 관대하지 못했던 것이 생각났고 그저.. 가엾은 생각만 드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우리 아들을 이토록 방황하는 병이 들게 한걸까!!!
우리 아들은 지금 최고로 고치기 힘든 방황병을 앓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래도 옆에 계신 집사님들과 하하호호 웃으면서 지내다보니 어느새 내 마음은
하늘위에 떠있는 구름처럼 둥둥~~ 커다란 우주를 날아다니는 듯했습니다.
비가온후에 개인 따스한 봄날씨....
청명한 가을하늘에는 비길수야 없겠지만, 파릇파릇 새롭게 돋아난 새순과
어우러진 봄하늘이 나풀거리며 내 가슴에 사뿐사뿐 내려 앉았답니다.

내일은 또 친정부모님을 챙겨 드려야 하고
서울에서 오시는 손님접대를  해야하는 날입니다.
우리집 비상금이 거의 바닥나게 되었지만 그래도 감사..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이렇게 웃을 수 있고 이렇게 느낄 수 있으니 감사..
계속해서 베풀고 나눠주고 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주시니 감사..
부족하면 어떤 손길을 통해서라도 채워 주시니 감사..
피곤하고 나약한 가운데에서도 하루하루 일어나 걷게 하시고 뛰게 하시니 감사..

그러고보니 요즘은 쓰는 재미로 사는것 같습니다.
그러니 거덜이 날수밖에..
그래도 감사하니, 어쩌면 좋아요.

나는 주 앞에서 바보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