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가는 길인데도 길눈이 어두워서 헤매고 헤맨 끝에 겨우겨우
굽이굽이 돌아드니 조그만 동네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1킬로미터쯤 가다보니
산 속 오두막집처럼 생긴 조그마한 교회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름하여 삼성정원교회...

예전에 첫 목회하던 수안보교회가 생각났습니다. 흙으로 지은 교회와 사택생각에
나도 모르게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몸서리가 쳐지는 이유는, 두렵게 시작한 목회자의
아내의 자리.. 그리고 이어지는 고통과 좌절의 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무서운 흙집(?).. 동화에 나오는 유령처럼 무섭고 징그러운
쥐새끼와 밤새도록 문지방에서 어린애울음소리를 냈던 도둑고양이생각에,
나도 모르게 그랬었나봅니다.

여하튼, 사모님이 나와서 반갑게 맞아주셨고, 이미 안에는 서울 사랑의교회
이미용봉사선교회에서 오신 권사님, 집사님들이 동네어르신의 헤어스타일을 완전히
책임지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장구를 아주 잘 치시는 어느 권사님이 동네 어르신들과
어우러져 찬양한마당을 펼쳤고, 이어서 예수를 전혀 모르는 어른들 앞에서 내가 만난
하나님을 간증하고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찬양을 드리니 주의집중도 안되고 인상을 찌푸리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하는 수없이 분위기를 만드는 의미에서 예전에 많이 불렀던 울산아가씨를 먼저 불렀습니다.
그랬더니 할아버님 한 분이 일어서서 춤을 추시는 것이었습니다.
어쩔까.. 죄송해서.. 그냥 반주도 없이 시선을 모으려고 잠시 1절만 불렀던 건데...
죄송스러웠지만 세상노래는 거기서 일단락 짓고 듣던 안 듣던 내 딴엔 꽤 신경을 쓰면서
재밌게, 그리고 성령님이 주시는 은혜대로 간증과 찬양을 엮어나갔습니다.

이윽고 차츰차츰 주위가 조용해지더니 나중엔 모두들 움직이지 않고 나의 말에
귀를 기울였으며 찬양 한 곡을 부르면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를 전했고 천국과 지옥을 말했습니다. 간단하고 명료했지만
주께서 주시는 확실한 언어로.. 또한 담대함으로..

왜 그렇게 신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때를 따라서 역사 하시는 주님이 처음엔 주눅이 들게 하시더니 나중엔 담대해지면서
다른 때보다 더 강하게 주 여호와 하나님을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초정노인병원에서 매주.. 무반응상태의 어르신들을 대하던 것이 훈련이 되었는지
그렇게 소란하고 듣기 싫어하는 듯한 그 엄청난 세력들(눈에 보이진 않지만..) 앞에서
결국 천군천사의 도움으로 사탄의 세력이 굴복되는 순간을 목격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또한 아름다운 사모님.. 지역선교에 불붙으신 목사님.
그리고 서울 사랑의교회 아름다운 선교사님들.. 그분들을 뵈니 내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내가 너무 편하진 않은가.. 하는 생각에 다시 한 번 허리끈을 졸라매야
할 것 같은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세계적인 찬양선교사가 되겠노라고 기도하면서도
때때로 조그만 어려움에 축 쳐져서 지내는 내 모습을 보게됩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내 주위에 많은 선교사들을 보게 하십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무릎꿇게 하신답니다.  

보라...... 그리고 느끼라....
그리고 즉시 시행하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오늘.. 세상사람이 보기엔, 그리고 대형교회에서 보기엔
너무나도 낮고 천한 곳이었지만 아름다운 선교사들이 섬기는 최고의 자리에
부족한 내가 다녀오게 됨을 무한히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오늘같이
아름답고 순수한 곳에서 유용하게 쓰임 받는 도구가 되게 해달라고
두 손 모아 기도해봅니다.

주님, 오늘 만난 사람들..... 축복해주세요.
그 멀리서 매달 선교사로 다가오는 사랑의교회 이미용 선교팀원들..
그리고 약한교회, 개척교회, 농촌교회에서 제대고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하면서도
천국에 소망을 품고 죽도록 충성하는 목사님들.. 그리고 성도님들..
모두모두 축복해주세요.

오늘밤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지만
내 마음에 반짝반짝 빛나는 무수한 별들이 쏟아지고 있답니다.

주여! 이것이 왠 은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