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며칠전부터
우리 남편이 차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일을 저질렀네요.
바로 어제...

어제 아침에 인터넷을 뒤지다가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여보~ 이리 와 봐! 여기 당신이 탈만한 차 나왔다..."

깜짝 놀란 나는 무슨 차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갑자기 왠 뚱딴지 같이
차 타령인가 싶어 부리나케 달려갔더니만, 2년정도 된 산타모..
휘발유가 아닌 가스차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중고차를 구입해서 타고 다닌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이제 막 정이 들기 시작했는데...

하지만휘발유값도 비싼데다가 앰프니 스피커니, 키보드니.. 음반 등등..
모든 잡동사니들을 싣고 다니기는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뒷좌석엔 아무도 태울수 없었고 너무 짐이 많아
뒷거울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답니다.

그러잖아도 요즘에..
나 혼자는 모든 것이 무쟈게 버겁다는 생각에
쬐금씩 우울해지려는 순간이었는데 남편이 또 깜짝 쇼(?)를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대짜고짜 전화를 걸더니만 차에 대해 흥정을 하고는
저더러 학교마치고 방송 잘 마치고 돌아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돌아올때까지 차에 대한 작업을 마쳐 놓겠노라구...

물론 할부로 사는 것이었고 할부값 또한 내가 갚는 것이었지만
그렇게 허락해주고 작업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관심가지고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로와 기쁨이 되는지 모릅니다.

바로.. 어제 아침부터 시작한 그 작업이..
좀전에 완성되었답니다.

산타모...
2년이 된 차라지만 수리도 하고 세차도 해서 깨끗했고 광택마저...
우와! 그만 첫눈에 나는 나의 새차에 반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1년을 조금 넘게 타오면서 약 4만킬로정도 탔던,
정든 클릭은 보내야했습니다.
처음에 마티즈를 보낼때도 너무 서운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는데
오늘도 또 가슴이 아파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클릭을 가지러 온 사람이 왔는데도 나가 보지도 않고
클릭을 서운하게 떠나보냈답니다.


시운전할겸 산타모를 몰고 동네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가슴이 울렁거리고 기분이 상쾌해지는걸 보면 역시 나도 어쩔수 없이
조금 더 크고 편하고 좋은차를 원했나봅니다.
그게 아닌줄 알았는데...
남편이 한달에 25만원씩 용돈(?)을 대줬는데 그 용돈을 이제부턴
안주겠다며 그걸로 할부값을 내라고 하네요.
약간 치사하고 야박하고 야속한 남편...

그래도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먼저는 운전하게 하시고
비록 중고차지만 크고 멋진 차를 주신 하나님께..
그리고 늘 변함없이 노심초사하며 나를 위해 기도하고
협력하는 동역자 나의 남편...

베란다에 서서 마당을 바라 보았습니다.
클릭대신에...
나한테는 아직은 너무나 벅찰것 같은 산타모가
뚝하니 자리차지를 하고 서 있습니다.
아직은 낯설고 어설프지만 이내
정이 들겠죠..

어쨌든 나는 너무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내일 당장 시흥에 있는 양문교회로 산타모를 끌고 갈
생각을 하니 다소 흥분마저 됩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도 행복.....

하나..

멋지게 만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