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는 설레임 반, 기대 반으로 씨애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특별히 남편은 미국엔 처음으로 가는 것이었기에 더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씨애틀공항에 도착하자 정우영전도사님내외가 나와서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 곳에 가서 일주일을 묶을 예정이었으나 스케줄에 차질이 생겨서
3일을 더 있어야했습니다.
씨애틀에서 만난 정융교목사님, 한재신목사님, 소은일목사님, 구자경목사님, 박성신목사님..
그 분들에게서 많은 도전을 받고 은혜를 받았습니다.
모두다 한결같이 힘들게 목회를 하고 계셨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끝에 반은 성공한듯한
목회를 성실하게 하고 계셨습니다.

씨애틀 집회일정을 은혜스럽게 마치고 L.A로 향했습니다.
L.A에서의 첫 집회는 세 번째로 가게 된 소망교회에서 하게 되었는데 남편이 설교하고 나는
특별찬양을 불렀습니다. 소망교회에서의 젊으신 장로님들의 따스한 친절과 사랑이
많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삼일 후에 만났던 김아모스목사님과의 만남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국가를 위해 군복무하던 중에 무장공비의 총을 일곱발이나 맞고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만
하는 척수장애인이 되신 분이십니다. 거기서 좌절치 않고 그 불편한 몸으로 미국유학길에
올랐고 지금은 대학이나 목회자세미나 등에 강의를 하러 다니시고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목회사역을 열심히 감당하고 계신 자랑스런 한국인이십니다.
그 목사님의 인도로 남편과 나는 코뷔나에 가서 삼일을 묶으면서 바다구경도 하고
미국대학과 미국교회 등을 다녀왔습니다.
미국에 대해 많이 보고 많이 배우고 시야를 넓히라고 하시면서 부지런히 우리를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그 유명한 크리스탈 쳐치(수정교회)도 다녀왔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우리들의 행렬.. 정말 하루하루 힘들고 어려운 나들이었습니다.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마음에 섭섭함과 서운함..
답답함까지 몰려온 작은 아픔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개복교회로 인도하시어 대심방에까지 동참하게 하고 안기정목사님의 목회노하우를 배우게
하시기도 하셨고 한인교회의 장점과 어려움도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새소망교회, 실로암교회, 창대교회, 조은교회, 안디옥교회, 부모사랑선교회,
미주복음방송, 크리스찬헤럴드 등에서 찬양과 간증으로 사역을 하게 하셨습니다.

이번 집회 기간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남편을 2월 12일날 먼저 한국으로 떠나보내고
혼자서 머릿돌선교센터에서 보냈던 때였습니다. 항상 누군가 옆에 있었는데 막상 혼자가
되고 보니 마치 아프리카 오지에 혼자 남은 선교사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혼자 된날 밤..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울었습니다.
하나님.. 저.. 너무 두려워요. 밖에 나갈 수도 없고 아는 이도 없고 대화상대도 없고 전화도
마음대로 쓸 수 없고 컴퓨터도 못하고.. 도대체 이 긴 밤을 어떻게 보내나요?
기도하고 찬송을 불렀지만 공허함 속에서의 이상야릇한 기분이 계속 나를 억눌러왔습니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그런 번민과 투쟁의 날을 오래 허락지 않으시고 겨우 4일만
허락하셨습니다.  
내가 있는 곳을 수소문하느라 힘들었다는 장은석집사님(전에 한국에서 만났던)이
연락을 해온 것입니다.  유니스김박사라는 분이 있는데 자기 조카고 한번 초대하고
싶어한다고...
처음엔 부담스럽다고.. 조심스레 사양을 했습니다. 그냥 선교샌터에 있으면서 찬양집회할
때만 밖에 나가겠노라구..
그랬더니 당장 월요일 날 데리러 온다고 하셨습니다.

전화를 끊고 기다리는 동안 왜 그렇게 감사하고 마음이 편한지..
모르는 집에 간다는 것이 조금은 두려웠지만 이내 평안이 찾아오고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그분의 섭리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유니스김박사님은 미국대학의 교수이셨고 목사님이셨습니다
너무 멋진 여자다.. 라는 생각을 만나면서부터 갖게 되었고 우리는 그야말로 첫눈에 서로
마음이 통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하룻밤만 묶고 다시 원래의 숙소로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하나님께서는 혼자서 절대로 못 지내는 나를 아시고 그곳에 머물게 하셨습니다.
유니스목사님과 장은석집사님, 그리고 아모스목사님의 배려로 그곳에 일주일간 머물면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구경은 엄두조차 못 냈었는데 여기저기 구경도 하게 되었고 죄송스럽게도 식사대접도 많이
받았고 가는 교회마다 하나님의 은혜가 쏟아졌습니다.
주님이 주시는 놀라운 은총의 순간들이었습니다.

너무도 부족한 자가 도구로 쓰임 받고 있다는 감사한 마음에 가는 곳곳마다 뜨거운 눈물로
찬양을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역으로는 노숙자들을 상대로 한 스트릿쳐치에서의 예배였습니다.
거의 흑인들이 많았는데 매주일마다 그분들을 위한 집회를 열고 먹을 것을 제공하는
실로암교회의 아름다운 섬김과 나눔이 있는 은혜의 장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짧은 간증을 통역목사님의 도움으로 하게 되었고 키보드를 치면서 찬송가도
몇 곡 불렀는데 비록 떨리긴 했지만 가장 감동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하나님께서는 일본과 러시아, 중국 등지에 선교사역의 길도 열어주셨고
아모스목사님을 통하여 미국인교회에서, 백인교회, 흑인교회도 소개받는 영광을 안게
하셨으며 유니스킴목사님과 장은석집사님, 김익환목사님을 통하여 세계선교에 눈을 뜨게
하셨습니다.

참으로 할 일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왜 하나님은 나를 멀리 보내셨을까?
날짜까지 정확하게 계획해놓으시고 왜 보내셨을까?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하루하루.. 그 깨달음을 얻는 순간 나는 다시 한 번 주님의 섭리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고 나도 모르게 나의 두 손을 높이높이 들고야 말았습니다.
지금 나의 컴퓨터 앞에는 영어찬송가가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어로 번역이 될 복음성가를 찾고 있는 중이랍니다.

하나님은 마른막대기같은 나를 통해서도 이처럼 귀한 일을 계획하고 행하시는구나..
그런 생각에 시차적응대문에 몹시 피곤하고 힘이 든데도 불구하고 내 심령 깊은 곳에서는
알 수 없는 힘이 솟아납니다.
그리고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불길을 느낍니다.

내 사역에 있어서의 가장 귀한 동반자들이.. 곳곳에 있게 하시고
기도의 용사들을 붙여주신 그분의 놀라우신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이제 나는 내게 주어진 하루 하루를 더 사랑하면서
또 이웃을 사랑하면서
주께서 명하신 일은 반드시.. 멋지게 행하면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