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청 받은 교회에 갈 때에 일부러 집에서 밥을 먹고 갈 때가 많답니다.

집회할 교회에서 밥을 안 먹는 이유는...
첫째는 교회에 부담을 주기 싫어서 입니다.
둘째는 먼저 교회의 사정을 알게 되면 나도 모르게 인위적이게 될까봐.. 입니다
셋째는 목사님들이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갔었던 어느 교회에서 사역신청의뢰가 왔는데,
아주 작은 교회라고 하길래 작은 교회라면 재정적인 어려움도 많겠구나..
하는 마음에서 식사를 집에서 하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가서 열심히 집회인도를 했는데, 끝나고 사모님이 그러시더라구요.
미리 와서 식사를 해야 교회사정도 알고 교제도 하는데
교제도 없이 집회인도를 하고는 또 바로 가신다고 하니 섭섭하다라고...

순간, 아차!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내 짧은 생각 때문에 혹시 그분들이 소외당하는 기분이 들었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찜찜했답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일찍 오셔서 식사를 하자고 하면 얼른 네..
라고 대답을 하곤 하지만 아직도 약한 교회라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왜냐면 남편의 첫 목회지가 너무 어려운 교회였고
그 곳에서의 물질적인 어려움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기억하고 있기에..
그리고 지금도 또한 눈물 흘리며 씨를 뿌리고 있는 중이기에..


하지만 찬양집회는 어떻게 보면 교회의 축제분위기니까 함께 어울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식사를 함께 하지 않고 다녀온 교회는
목사님, 사모님 얼굴도 오래되면 또렷하게 생각나지 않고 가물가물하게 된답니다.
그러나 식사라도 함께 했던 목사님과 교회는 더더욱 기억에 남게 되고
기억나면 서로 기도도 하게 되고...

이런 모든 의미에서라도
앞으로 밥은 먹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