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죽음 앞에 또 한 분을 내 놔야만 했습니다

어제 밤 11시에 중환자실에 있던 성도 한 분이 결국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엊그제 찾아뵈었을 때는 위험한 고비를 넘긴 듯 해서 안도감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며칠을
못 넘기고... 물론 돌아가신 분은 연세가 아주 많으신 분입니다.
그래도 너무너무 섭섭하고 서운하기만 합니다.

남편이 우리교회에 담임목사로 시무한지 만 8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돌아가신 분이 20여명이 넘고 도회지로 이사가신 분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약 50여명정도가 그렇게 해서 빠져나가게 된 셈입니다.
어떨 땐 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남편이 말합니다. 그렇지만 늘 빠져나가기만 하는
성도들과 함께 해야만 했던 관광지목회를, 총각전도사시절부터 해왔던 남편이기에 다행히
마음을 추스리고 또 다시 힘을 내는가봅니다.

또 한 분 김호준집사님도 지금 돌아가시려고 합니다.  연세가 82살이나 되신 분이지만
그래도 보내기가 싫어집니다. 어제는 의식조차 없는 김집사님의 손을 붙잡고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눈물을 삼켰습니다.
너무 선하기에 더더욱 가엾으신 분입니다..... 그리고 가끔씩 5일장 장에 나오시면 내가 뭐가
이쁜지 나를 붙들고 슈퍼로 들어가서 초코렛 등을 사주시던 인자하신 어르신이었습니다.

어제 돌아가신 박말순집사님은 명절 때마다 또는 어디를 여행하고 오실 때마다 꼭 우리
목사님의 선물을 사 가지고 오셔서 힘들게 우리 집으로까지 가지고 오셨던 남다르게 애정을
베푸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사자목사님을 지극 정성으로 섬기셨던 분이셨는데..


나이가 많든 적든, 가깝게 지내던 사이든 아니면 별로 가깝지 않았든지,
사람을 떠나 보내는건 정말 싫습니다. 그냥 너무 아픕니다.
때로는 가끔씩 주일날 낮에만 간신히 나오시던 분.. 아니면 한 달에 한번 정도만 나오시던
분이 이사를 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마음이 아프고 너무 섭섭해서 눈물이 나오는데
8년간 정들었던 어르신 성도님들이 하늘나라에 먼저 가신다고 하면 아직도 저희 부부는
그저 눈물부터 납니다.
그저, 그냥 그런거지 뭐.. 그렇게 쉽게 생각이 되질 않습니다.

하늘을 보니 오늘따라 아름답고 하늘색 빛깔이 유난히 곱기도 하고 군데군데 남아 있는
조각구름조차도 너무나도 멋지기만 합니다.
이 좋은 날.. 슬퍼해야만 하는 우리들의 가슴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내가 비록 목회자의 아픔과 고충을 가장 가까이서 함께 나누고 살고 있다지만...
어깨가 무겁기만 하고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만 하는 그 심정을 제가 과연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따라 남편이 안쓰러워집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들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시고 날마다 주님의 섭리 앞에 무릎꿇게
하시고 연약하고 나약한 인간임을 고백하며 주 앞에 더... 더...
아니, 한없이 엎드리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