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논둑 길을 걸어보았다.
   신고 있던 운동화에 흙이 조금씩 묻어나기 시작했지만
   개의치 않고 조심스럽게 한 발짝 한 발짝 내딛어보았다.
  
   아! 너무 좋다.
   신선한 아침 공기에
   지저귀는 새소리까지
   나의 오감을 자극한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보름인가보다.
   산아래 멋드러지게 걸쳐진 보름달은 아니지만
   들판 위에 홀로 남아
   자기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는
   달의 모습이,
   그 동안 무감각에 삭막함마저 더했던
   나를 꼼짝없이
   환희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어디선가~
   바이올린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지고이네르 바이젠...
  
   그 고요하고 짜릿한 선율...
   갑자기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보름달을 벗삼아
   논둑 길을 걸으며
   넓은 세상을 바라보니
   막혔던 숨통이 트여온다.
  
   새벽산책을 시작으로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내게 주어진 하루를 감사합니다.
   내게 또 하루를 허락하심을
   즐거운 일이든 혹 슬픈 일이든 감사드립니다.
   비록 이 하루가 나를 울린다해도
   원망의 맘 품지 않을
   이유는...???
  
   나의 주님이 모든 일을 주관하셔서 선을 이루심이라...